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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센' 추미애에 복잡한 檢···"인사교체 폭풍" vs "쉽지 않다"

중앙일보 2019.12.09 11:17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더 센'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해 검찰 내부에선 상반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추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감찰권과 인사권을 활용해 검찰 조직의 대변혁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판사 출신인 추 후보자가 원리원칙에 따른 인사권 집행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법무-검찰 관계를 새롭게 재정비할 것이란 기대감 섞인 시각도 있다.
 

"인사권 행사" vs "쉽지 않을 것"…상반된 검찰 반응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준법지원센터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장진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준법지원센터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장진영 기자

추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검찰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시선은 새해로 향하고 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정기인사 때문이다. 추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부임이 유력하다. 2월로 예정된 정기인사에서 인사권을 대폭 행사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법조계에선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등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만큼 추 후보자가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 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장관의 대표적 권한인 감찰권과 인사권 행사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인사권을 통해 청와대를 향한 수사팀에 대한 인사 조치를 단행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법무부가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명분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추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검찰 직제 개편을 통해 인사권 행사 명분을 찾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 41곳을 축소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법무부는 "정해진 것은 없다"며 한 발 뺀 모양새지만, 검찰에선 어떤 방식으로든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방안으로 보고 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수부(현 반부패수사부)와 공공수사부 등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 축소 또는 폐지로 검찰 직제가 개편되면 이를 명분으로 연쇄적인 검찰 인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추 후보자는 9일 출근길에서 인사권 행사 가능성에 대해 "현재 청문회 준비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청문회) 단계 이후 적절한 시기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바라보는 검찰의 기대감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준법지원센터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 남성(오른쪽)이 추 후보자를 향해 항의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준법지원센터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 남성(오른쪽)이 추 후보자를 향해 항의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하지만 추 후보자의 대폭적인 인사권 단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법무부는 예측 가능한 인사를 시행하겠다며 검사인사규정을 제정해 검사의 필수 근무 기간을 정한 바 있다. 당시 법무부는 입법예고를 통해 "검사 인사에 대한 명문규정 부재로 인사원칙, 기준 및 절차규정 마련이 필요" "검사 인사의 주요 사항과 관련한 근거를 마련하여 검사 인사의 기회 균등성 및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고 인사원칙 및 기준의 규범력을 제고하고자 한다"는 등의 개정 이유를 밝혔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검찰 중간 간부에 해당하는 고검검사급 검사의 필수보직 기간은 1년이다. 고검검사급 검사엔 일선청의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대검찰청의 기획관·정책관·담당관·대변인·과장 등이 포함된다. 평검사의 경우 필수보직 기간은 2년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필수보직 기간과 관계없이 검사를 다른 직위로 전보할 수 있는 경우는 ▶검찰 기구 개편이나 직제 및 정원의 변경이 있는 경우 ▶검사의 승진 ▶검사가 징계처분을 받거나 수사기관 조사를 받는 경우 ▶외부 파견 또는 공모직위에 임용되는 경우 등 7가지 경우로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선 판사 출신인 추 후보자가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만큼 인사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할 것이란 기대감 섞인 반응도 나온다. 서울지역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조 전 장관 수사로 인해 법무부와 검찰이 전례 없는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며 "무게감 있는 장관 후보자의 지명으로 법무-검찰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 무엇보다 절실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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