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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한일 협력 넓히면 5G,자율차 글로벌 플랫폼 구축"

중앙일보 2019.12.06 19:48
 양국 재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정치적 갈등속의 한·일 경제 협력 방안'을 놓고 맞토론을 벌였다. 
 

양국 재계 '제1회 도쿄포럼'에서 머리 맞대
일본측 "경제인들도 정치에 할 말은 하자"
손정의 마윈 특별대담에 1000명 객석 만원
이홍구 이사장 "제국주의 향수 빠지면 안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일 도쿄대 혼고캠퍼스에서 '미래를 만들어나가자(Shaping the Future)'는 주제로 SK그룹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가 공동 개최한 국제학술대회 '제1회 도쿄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일 도쿄대 혼고캠퍼스에서 '미래를 만들어나가자(Shaping the Future)'는 주제로 SK그룹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가 공동 개최한 국제학술대회 '제1회 도쿄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도쿄대 혼고(本鄕)캠퍼스내 야스다(安田)강당에서 열린 ‘도쿄포럼 2019’에서다.
 
이 포럼은 SK가 설립한 학술진흥재단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가 공동 주최한 국제 심포지엄으로, 올해가 첫번째였다. 
 
"첨단기술이 무기화되고,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 현실에서,복잡한 초국가적 이슈 해결을 위해 아시아가 리더십을 발휘하자”(최태원 SK그룹회장)는 취지로 마련됐다. 
 

양국 재계 인사들이 직접 머리를 맞댄 것은 이날 오후 진행된 ‘재계 리더들의 토론’세션에서였다.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은 "경제인들에겐 일관성과 투명성,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지만,한·일간엔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경쟁하면서도 공존공영의 길을 걸었던 양국의 경제 협력이 제 길을 찾도록 양국 정부의 노력을 바란다"고 했다.  
 
최태원 회장은 "양국의 협력관계를 넓히면 단순히 '우리끼리 돈 벌자'는 차원을 넘어서는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며 5G(5세대 이동통신)와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에서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은 "열린 플랫폼을 통한 젊은층의 문화 교류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일본측에선 "경제인들도 정치에 대해 할 말은 해야 한다"(미무라 아키오 일본 상공회의소 회장,전 신일본제철 회장)는 주장이 나왔다. 
 
미무라 회장은 “경제인들이 ‘정치는 정치, 경제는 경제’라며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무시하고 꿈만 얘기하면 현실적인 대화가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재계는 그동안 1965년 청구권 협정의 존재때문에 안심하고 한국과 협력했지만, 기본 구조가 삐걱대며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사토 야스히로(佐藤康博)미즈호파이낸셜그룹회장은 “양국 관계를 1대1 관계로만 보지 말고, 미·중의 헤게모니 쟁탈 등 큰 전환의 틀에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6일 도쿄대에서 열린 제1회 도쿄 포럼에서 양국의 재계 인사들이 토론하고 있다. 서승욱 특파원

6일 도쿄대에서 열린 제1회 도쿄 포럼에서 양국의 재계 인사들이 토론하고 있다. 서승욱 특파원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게이단렌 회장은 “오늘과 같은 교류를 출발점으로 정치를 움직여 나가자”고 했다.  
 
최태원 회장은 ‘한·일 경제협력을 심화시키기 위한 미래 파운데이션’의 설립을 제안했다.  "새로운 협력 가능성들을 실제 액션으로 옮기기 위해,'미래를 위한 재단'을 공동으로 세우자"는 것이었다.  
 
◇손정의 "돈을 좇으면 돈은 도망간다"=야스다 강당의 수용 인원 1000명을 가득 채울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프로그램은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소프트뱅크 회장과 마윈(馬雲)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전 회장)의 특별대담이었다.  
 
지난 2000년 투자처를 찾아 중국을 방문했던 손 회장은 불과 10분간의 면담에서 당시 신생 벤처기업이던 알리바바의 장래성을 알아보고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 돈은 지금 수 천배로 불어났다. 
 
두 사람은 "우리는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친구다. 손 회장에겐 미래를 믿는 정신,비전,배짱이 있다."(마윈) ,"다른 벤처들은 모두 나에게 '돈을 달라'며 사업계획을 말했는데, 마윈은 꿈과 철학을 말했다. 세계를 변혁시킬 줄 알았다"(손정의)며 치켜세웠다.  
 
‘이상적인 경영자 상’과 관련해, 마 전 회장은 "적절한 사람을 뽑아 훈련시키고, 그에게 힘을 주고, 일이 되는 재료를 줘야 한다"며 "사람이 없으면 미래가 열리지 않는다"고 했다.
 
손 회장은 "돈을 좇으면 돈은 도망간다. 꿈을 좇으면 돈이 나를 따라온다”고 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6일 일본 도쿄대에서 한일 지식인과 기업인, 시민, 대학생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한 '도쿄 포럼 2019'에서 '미래 세상의 비전과 기업의 역할' 등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6일 일본 도쿄대에서 한일 지식인과 기업인, 시민, 대학생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한 '도쿄 포럼 2019'에서 '미래 세상의 비전과 기업의 역할' 등을 주제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젊은 기업가들에게 두 사람은 "자기의 꿈에 대해 큰 신념과 정열을 가져라.정열이 클 수록 더 성취할 수 있다”(손정의),"불평하지 말고 낙관적이어야 한다"(마윈)고 조언했다.  
 
‘성공과 성취의 비결, 계기’를 묻는 질문에 두 사람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손 회장은 “나는 아무것도 달성하지 않았고,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직 도전자이며 내 정열과 꿈은 지금의 나보다 100배쯤 크다”고 했다. 
 
마 전 회장도 “나도 뭔가 달성했다는 느낌은 없고, 아직 무엇인가를 정복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수백 년 넘게 지속되는 학교와 교회의 특징은 훌륭한 리더, 사람(구성원),그리고 책(문화)”이라며 “리더와 사람, 기업문화가 있으면 기업도 오래 갈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이홍구 “세계 지도자들,제국주의 향수에 빠져”=앞서 개막식에서 이홍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전 총리)은 “세계 몇몇 주요 국가의 정치지도자들은 과거 제국주의, '위대한 날'들에 대한 강한 향수에 빠진 듯 하다”며 “그 시대로 회귀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희망과 상상력을 총동원해 새로운 세계 이웃을 만들기 위해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탈 세계화 시대에 주요 국가들의 세계관과 실제 정책, 행동이 민족주의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기이한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면서다. 
 
이 이사장은 “도쿄대에서 한국어로 연설하는 것이 의미가 크다”면서 일부러 영어가 아닌 한국어 연설을 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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