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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불명’ 석가여래행적송 소장자 나왔다…직지심체요절 기록 깰까

중앙일보 2019.12.06 15:52
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임홍순 전 한국고서연구회 회장(오른쪽)이 '석가여래행적송' 추정 고문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소장자인 장윤석씨. [연합뉴스]

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임홍순 전 한국고서연구회 회장(오른쪽)이 '석가여래행적송' 추정 고문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소장자인 장윤석씨. [연합뉴스]

 사학계에서 소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고려시대 ‘석가여래행적송’(釋迦如來行蹟頌)을 보관하고 있다는 소장자가 나왔다. 금속활자 인쇄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1377)보다 40여년 앞선 것이다.
 
장윤석(51·제주시)씨는 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석가여래행적송’(釋迦如來行蹟頌) 상(上)권을 소장하고 있다면서 진품 여부와 발행 연도 등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연구해 문화재로 등록해달라고 요구했다.
 
석가여래행적송은 고려 후기 승려 운묵이 석가모니의 생애와 불교의 전래과정 등을 해석해 1328년(충숙왕 15년)에 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가모니의 생애와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파된 내역 등이 담겼다.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는 책은 공식적으로 원판을 고쳐 조선 시대 다시 발간한 개판본(목판본) 뿐이다.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 개판본과 다른 별도의 석가여래행적송 하(下)권이 보관됐다. 그러나 규장각은 발간사항에 대해 미상, 발행 연도를 조선 시대로 보고 있다.
 
장씨가 소장한 고문서를 판정한 임홍순(67) 서경대 명예교수는 이날 장씨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와 “장씨 소장본이 진본이고 규장각 하권과 한 질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 명예교수는 “규장각이 보관한 하권의 말미에 ‘천력삼년무진’(天歷三年武辰·서기 1328년)이란 내용이 장씨가 보관하고 있는 상권의 서문에도 동일하게 나와 있다”며 “그러면 규장각이 현재 추정하고 있는 하권의 발행 연도가 조선 시대를 더 앞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활자 인쇄 모양 일부가 비뚤어진 점을 언급하면서 “장씨 소장본인 석가여래행적송이 금속활자로 인쇄했는지 등도 조사 연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직지심체요절보다 40년 앞선 활자로 확인될 경우 파장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씨는 “조부가 고문서를 모아왔고 최근 집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 책을 발견하게 됐다”며 “문화재청에 신청해도 (문화재 등록까지) 5년씩 걸려 언론에 먼저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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