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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선거개입 논란 중심된 '울산 공공병원'은 어떤 곳

중앙일보 2019.12.06 13:51
 
지난4월 8일 울산시청에서 송병기 경제부시장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에 선정된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사업 부지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4월 8일 울산시청에서 송병기 경제부시장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에 선정된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사업 부지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6ㆍ13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논란의 중심이 된 ‘울산 공공병원’ 프로젝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산시와 의료계에 따르면 울산시 울주군 굴화 공공주택지구에 2024년 300병상 규모의 산업재해 전문 공공병원이 들어선다. 2025년 개원 예정이다. 울산의 공공병원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때부터 추진돼왔지만 2차례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낙방했다. 그러다 지난 1월 예타 면제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건립이 확정됐다. 울산 공공병원은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는 공공의료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이 사업 주체로 산재기금 2333억원을 들여 짓는다. 땅값만 지자체가 부담한다. ‘울산의료원’이 아닌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인 셈이다.  
 
울산에는 현재 공공병원이 한 곳도 없다. 150병상의 울산시립노인요양병원이 있지만 그나마도 민간에 위탁 운영 중이다. 인근 창원시의 경우 광역시가 아닌데도 마산의료원과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이 있다. 이때문에 울산시민ㆍ시민단체들은 20여년 전부터 “국립ㆍ시립 병원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해왔다.          
 
울산 의료계는 “공공병원 설립은 울산시민의 20년된 숙원”이라고 말하면서도 “지금 건립 추진 중인 공공병원은 시민들이 바란 공공병원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평가한다.  
 
조용선 울산 우정병원 원장은 “울산시에 필요한 공공병원은 저소득층, 이주노동자 등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 안전망으로 기능하고, 대량 재난이나 감염병 발생 시 주도적 역할을 하고 국가ㆍ지방자치단체의 공공의료 시책을 수행하며 장애인진료, 호스피스 진료 등 반드시 필요하지만 민간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필수 의료를 공급하고 모든 시민에게 양질의 적정진료를 하는, 그런 병원이다. 시민들은 그런 병원을 염원했다”라고 지적했다. 울산국립병원설립 추진위원회는 지난 1월 산재병원이 확정되자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우리는 300병상 산재모병원이 아니라 500병상 공공종합병원을 원한다’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은 울산시민들에게 최소 500병상 규모의 혁신형 공공병원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년이 다 되도록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가 울산시민의 뜻에 반하는 산재모병원을 짓겠다고 한다”라며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였던 산재모병원 설립 안이 줄곧 비판받았고, 문재인 정부에서 2018년 5월에 산재모병원 설립 안을 폐기한다고 발표해놓고서 다시 산재모병원 기능을 갖춘 병원을 짓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지난9월 23일 울산시의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추진 중인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 예정 부지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왼쪽 네 번째)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세 번째)을 만나 병원 위치와 부지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9월 23일 울산시의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추진 중인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 예정 부지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왼쪽 네 번째)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세 번째)을 만나 병원 위치와 부지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원회는 울산시민의 건강상태와 보건의료현실에 맞는 공공병원은 산재모병원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구 10만 명 당 응급의료전문의 수, 중환자실 병상 수, 격리병상 수가 광역시 꼴찌이고 사스나 메르스 같은 심각한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에 적자를 감수하면서 앞장서서 치료할 전담 병원이 없다는 것이다.  
 
울산에선 공공병원 설립이 ‘울산시에 대한 선물’이라고 여긴다고 한다. 변태섭 울산시의사회장은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 유일하게 공공병원이 없는 곳이 울산이다. 그래서 지역에선 오래 바라왔다. 갑자기 되긴 했다. 그전에는 예타에서 계속 탈락했다. 울산엔 (민간) 종합병원, 대학병원이 있으니 굳이 공공병원까진 안들어서도 된다는 이유였던 것 같다. 그렇게 예타에서 계속 안돼서 안되느니 했는데 송 시장님이 되시면서 갑자기 됐다. 울산으로 봐서 좋은 일이니까 어쨌든 환영하고 선물이라 생각했다. 문 대통령이 각 시도마다 (예타 면제)해줄 때 울산은 공공병원과 고속도로를 해준걸로 아는데, 일종의 송시장에 대한, 울산에 대한 선물이라 생각했다. 시에서 쭉 노력해온 것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큰 선물을 하나 받았다 생각한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스더ㆍ황수연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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