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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설→재검토설 묻자···김진표 "답을 안 하는게 좋겠다"

중앙일보 2019.12.06 12:13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와 김진표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와 김진표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총리로 굳어진 듯했던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부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까.
이낙연 국무총리 후임으로 사실상 발표만 남겨뒀다가 친여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 여론 속에 재검토설까지 나온 김 의원이 6일 언론 앞에 섰다.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회의장에서다. 김 의원은 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김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총리 지명설이 있었다가 잠잠해졌다”는 취재진 물음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2개(처리)가 가시화됐을 때 총리 바꾸는 문제를 실질화할 수 있으니 그때까지 복수의 후보를 놓고 검토와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선거법 개정안 협상은 시간이 필요하고 아직 공식적 협상이 진행조차 안 되는 상황에서 또 (총리 임명으로) 새로운 불확실성을 만들 수 없다”면서다.
 
일각에서 반개혁적이라는 비판에 있는데.

제 총리설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그런 대상의 한 사람으로 저의 신상과 관련된 발언은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발표가 된 게 아니니까.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취해왔던 우리 경제의 여러 개혁 조치들의 중심에 항상 있었다.(※그러면서 금융실명제에 실무자로 참여하고 1997년 금융위기 후 김대중 정부의 수습 과정에서 재벌 개혁에 참여한 이력 등을 꼽았다)

차기 총리에게 필요한 능력이나 자질은 어떤 건가.

이제부터는 제가 총리와 관련한 질문은 답을 안 하는 게 예의인 것 같다.  

청와대에서 총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받은 것은 있나.

인터뷰 당하는 사람에게 구체적으로 인정되는 답변 거절 기준이 세 가지 있다. 첫째는 ‘I am not in the position’ 내가 답할 자리 있지 않다는 것. 두 번째는 잘 모른다, 영어로 ‘I have nothing to say’. 마지막이 노코멘트(No comment)다. 이 세 가지 피해갈 길을 만들어주고 어느 나라 언론이나 이해해주는데 그 세 개 다 생각해봐도 답을 안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종합해보면 ▶총리 내정 통보 등에 대해 지금 답을 내놓을 수 없고 ▶총리 임명은 패스트트랙 정국의 불확실성이 걷힌 뒤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성장포럼 '이제는 드론시대: 신성장동력으로서 진단과 대안'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성장포럼 '이제는 드론시대: 신성장동력으로서 진단과 대안'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총리 유력 보도가 나온 뒤 참여연대(“혁신·공정과 거리가 멀고 소득주도성장과는 대척점에 있는 인사”), 민주노총(“종교인 과세 유예와 세무조사 금지를 주장해 정치와 종교를 혼동”) 등 여권의 핵심 지지층인 진보 개혁 진영에서 날 선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청와대에서도 김진표 총리 임명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대세가 바뀌긴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과 함께 김 의원이 여전히 총리 후보 최우선 순위란 얘기도 적잖이 들린다. 민주당 한 친문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김 의원이 반개혁적이라는 비판은 좀 지나친 측면이 있고 오히려 문재인 정부 출범 초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지낸 만큼 임기 중후반 총리가 되면 개혁 과제를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괜찮은 카드 아닌가. 어쨌든 지금은 ‘경제 총리’ 콘셉트가 필요한 시점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패스트트랙 법안 등 여야의 벼랑 끝 대치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이낙연 총리 체제가 내년 총선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후임 총리 후보가 마땅치 않고 정국이 여의치 않게 돌아갈 경우 국정 안정을 기하는 차원에서 이 총리에 당분간 유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차원에서다. 이 총리 본인은 당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자칫 이 총리가 박근혜 정부 때 세월호 사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했다가 안대희·문창극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로 일정 기간 계속 유임했던 정홍원 전 총리 사례와 비슷해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다만 여권에선 이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는 분위기다. 이 총리와 가까운 한 여권 인사는 “이 총리는 당에 복귀하는 쪽으로 청와대와 얘기가 됐고 돌아갈 채비도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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