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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美 상당한 증액 요구, 인도·태평양 전략 의미 함축"

중앙일보 2019.12.06 08:12
정은보 방위비 분담(SMA) 협상 대사가 5일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미국의 상당한 증액 요구에는 다양한 의미가 함축돼 있다"고 말했다.[중앙일보]

정은보 방위비 분담(SMA) 협상 대사가 5일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미국의 상당한 증액 요구에는 다양한 의미가 함축돼 있다"고 말했다.[중앙일보]

한·미가 4차 워싱턴에서 방위비 분담(SMA) 협상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정은보 SMA 협상 대사는 "미국의 상당한 증액 요구에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른 의미도 함축돼 있다"고 했다. 한반도 역외 활동 비용의 분담도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 국무부는 하지만 지난달 3차 협상 때와 달리 "공정하고 공평한,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향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반도 역내뿐 아니라 역외 작전·훈련 비용 요구
샤프 "미군 한국 파견 전 미국 본토 훈련도 포함,
인건비까지 요구하는 것은 분담 취지에 어긋나"
국무부 대변인 "수용 가능한 합의위해 계속 노력"

5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오른 정은보 SMA 협상 대사는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조금 더 이견을 좁혀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결과에 아직 도달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입장은 기존 SMA 틀 안에서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에 전혀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여전히 SMA 틀을 벗어난 요구를 하느냐에는 "아직 구체적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까지는 미국도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이라고 했다. 
 
기존 SMA에 명시돼 있는 한국인 용역비·군사건설비 및 군수지원비 3개 항목 외에 주한미군의 한반도 역내·외 작전훈련 비용이 포함된 대비태세(readiness) 유지비의 추가 부담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 대사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라 분담금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느냐는 질문엔 "미국 측에서 상당폭의 증액을 희망하고 있다는 내용과 관련해선 다양한 의미들이 함축돼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정은보 방위비 분담(SMA) 협상 대사 등 한국 협상단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협상 대사를 포함한 미국 측과 4차 SMA 협상을 벌였다.[외교부]

정은보 방위비 분담(SMA) 협상 대사 등 한국 협상단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협상 대사를 포함한 미국 측과 4차 SMA 협상을 벌였다.[외교부]

미국의 수십억 달러 대폭 증액 요구에선 주한미군 한국 방어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패권을 견제하는 활동에도 한국이 기여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최근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들이 공·사석에서 "부유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들이 남중국해 해상 무역로를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항해 자유 작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 대사는 분담 금액에 입장 차이가 크다고 확인한 뒤 연내 타결 가능성에 대해선 "열심히 노력하겠다.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한 타결이 함께 진행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만 했다.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협상대표.[뉴시스]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협상대표.[뉴시스]

모건 오르태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한·미 대표단이 3~4일 워싱턴에서 SMA 협상을 위해 만났다"며 "우리는 공정하고 공평한, 서로 수용 가능한 합의를 향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달 하순 다음 차순 협상을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드하트 미 협상대사가 지난달 19일 80분 만에 협상장을 떠난 뒤 "한국이 동맹 정신으로 새로운 제안을 내놓길 희망한다"며 "한국 측이 상호 신뢰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협력할 준비가 될 때 협상을 재개하기를 기대한다"고 최후 통첩성 성명을 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샤프 전 사령관 "몇 달러에 동맹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워싱턴 한·미 경제연구소(KEI) 주최 방위비 분담금 행사에 참석해 "몇 달러를 위해 동맹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 주한미군전우회(KDVA) 회장인 샤프 전 사령관은 "동맹이 가장 중요한 것이 돼야 한다. 동맹의 가치가 전체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며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가 전해 듣기로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분담금 항목표와 분담 공식을 확대하기를 원한다"며 "여기에는 주한미군 병력이 한국이든, 한국으로 갈 준비를 하기 위해 미국에서 하는 훨씬 많은 훈련을 포함해 역외 비용을 지불하게 하겠다는 의도"고 말했다. "여기에 인건비까지 전체 비용을 포함한 게 47억 달러 또는 50억 달러인데 나는 방위비 분담의 원래 의도는 인건비를 제외한 주둔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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