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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프리즘] 험난한 지방분권의 길

중앙일보 2019.12.06 00:19 종합 33면 지면보기
황선윤 부산총국장

황선윤 부산총국장

최근 부산시의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41명)·자유한국당(5명) 등 여·야 부산시 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지방자치법 조속 개정 촉구 결의 대회가 열렸다. 시의원들은 분권형 개헌과 강력한 지방분권이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됐지만, 그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며 개별 법안의 제·개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시의원들이 제·개정을 촉구한 대표 법안이 2019년 3월 정부가 발의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다. 주민참여제 강화, 국가·지방간 사무 배분, 의회 사무직원의 인사권 독립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미흡하긴 하지만 진일보한 법안이라며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와 시도의회 의장협의회, 시민단체 등이 환영하고 수용한 법안이다. 하지만 발의 8개월이 지나도록 국회 행안위에 계류 중인 채 어떠한 논의 없이 방치되고 있다.
 
상임위 등의 심의가 끝난 중앙정부 사무의 지방 이양을 규정한 지방 이양 일괄법과 자치경찰제 도입법안 등 나머지 지방자치 관련 6개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들 법안은 임기가 내년 5월까지인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폐기된다.
 
국내 지방자치는 1공화국부터 시작돼 1961년 5·16 쿠데타로 중단됐다가 95년 단체장·의원 선거가 동시 실시되면서 전면 부활했다. 하지만 그동안 지역 특성에 맞는 자율적인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입법권과 조직구성권 등은 주어지지 않았다. 자주 재원비율도 20%로 낮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가 연방제에 준하는 분권을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지방에선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다양한 자치·분권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폐기위기에 놓이면서 지방에선 중앙 정치권과 정부 무관심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 시간은 있다. 내년 4월 총선으로 촉박할 수 있지만 예년 사례로 볼 때 한 달가량 열릴 예정인 내년 2월의 임시회 등이 남아 있지 않나. 그때까지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같은 급한 법안부터 처리해보는 게 어떨까. 20대 국회가 자치·분권을 강력히 바라는 지방의 바람을 무시해서야 되겠는가.
 
황선윤 부산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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