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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사옵션 내려놓은 적 없다”…북·미 계속 커지는 말폭탄

중앙일보 2019.12.06 00:04 종합 10면 지면보기
클링크

클링크

하이노 클링크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4일(현지시간)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군사적 선택권을 한 번도 내려놓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클링크는 “군은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 존재하는데, 억지에 실패할 경우는 적과 싸우는 게 임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동맹재단과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회의’에서 중앙일보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다음 날 나온 답변이기도 하다.
 

북한 “상응대응”…2017년 데자뷔
클링크 “한·미훈련 취소 아닌 연기
국무부가 이끄는 상황 달라질 수도”

“대북 협상에서 군사 선택권은 항상 테이블에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뒤 미 정부 입장이 바뀌었나”라는 질문에 클링크는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다”며 “당신이 말했듯 군사 선택권은 언제나 테이블 위에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외교는 우리가 선호하는 행동 방침이며, 외교관을 지원하고 그들이 반드시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국방부 입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미국을 향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미국이 대응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클링크는 “미사일 시험이든 과장된 화법의 담화이든, 북한 도발 하나하나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잘못 알려진 사실관계를 바로잡겠다”면서 “한·미 연합훈련은 취소된 것이 아니라 연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링크는 “우리 대응이 달라지는 시점이 올 수 있다”며 “국무부가 이끄는 현 상황이 다른 것으로 전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외교에 기회를 주지만, 때가 되면 주도권이 군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북한이 박정천 총참모장 담화(4일)로 “미국이 무력사용한다면 우리도 상응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맞받으며 북·미 간의 ‘말 폭탄’은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됐던 2017년 하반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주 들어 북한 외무성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을 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하면 무력 사용’을 거론하며 수위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2017년엔 한국이 중재자로 나서면서 완충 역할을 했는데 이번엔 북한이 한국의 중재를 거부하며 미국과 직거래 담판을 고수하고 있는 점도 우려의 대목이다. 올해 하반기 들어선 스웨덴이 새로운 중재자로 나섰지만, 북한은 스웨덴도 거부하고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서울=오원석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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