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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1 대 17 일뻔한 민주당 특위의 무리한 간담회 무산?

중앙일보 2019.12.05 20:01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에서 설훈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에서 설훈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방 후 집권당에서 ‘검찰 공정수사촉구 위원회’를 만든 건 처음일 거다.”

"대검 차장 경찰청 차장 부르겠다"며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등도 불러
대검차장을 17명이 비난 모양새되자
검ㆍ경 "참석 적절치 않아" 불참 통보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5일 ‘검찰 공정수사촉구 특별위원회(특위)’ 위원장으로 첫 회의를 시작하며 한 말이다. 그러면서 다음날(6일) 강남일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임호선 경찰청 차장을 불러 간담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설 최고위원은 “연락하면 시간 사정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사안이 사안인 만큼 꼭 참석하길 당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초 특위’의 최초 구상은 그러나 바로 엉클어졌다. 9시간만에 대검이 “불참”을 통보하면서다. 참석 여부를 고민하던 경찰도 그로부터 2시간 뒤 불참키로 결정했다. 수사개입 우려 때문이다. 
 
자초지종은 이랬다. 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쯤 기자들에게 “울산 사건(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에 대한 (검·경의) 견해가 왜 이렇게 차이 나는지 사실을 파악하는 기회를 갖겠다”고 간담회 소집 이유를 설명했다. “울산 사건만이 아니라 패스트트랙 수사 문제, 어제(4일) 청와대 압수수색 문제 등에 대해 함께 논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오후 3시 민주당은 간담회 일정을 문자로 공식 확정하며 둘(강남일·임호선)의 참석을 적시했다. 그 아래엔 검찰이 ‘피의자’로 지목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그리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사건의 고발자인 건설업자 김모씨 이름도 있었다. 특위 위원이 14명인 점을 고려하면 강남일 차장에게 17명이 비난을 쏟아낼 수 있었다. 설 의원 말대로 1945년 해방 이후 이런 역할을 공개적으로 하는 집권당 조직은 없었다. 열 명 남짓한 여당 의원들이 하루 전에 모여 국가 양대 사정기관 2인자를 “내일 불러모으자”고 결정·통보하는 방식 자체도 외압일 수 있었다.
 
결국 오후 6시 대검이 “사건관계자들까지 참석하는 간담회에 수사관계자가 참석하는 것은 수사의 중립성, 공정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고 불참 결정을 발표했다. 곧이어 경찰청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설훈 의원은 “두 사람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우리들끼리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설훈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위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이상민 의원, 설훈 위원장, 이종걸 , 송영길 의원, 김필성, 권병진, 이로문 위원, 백혜련, 홍영표, 박범계, 김종민 의원. [뉴스1]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설훈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위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 이상민 의원, 설훈 위원장, 이종걸 , 송영길 의원, 김필성, 권병진, 이로문 위원, 백혜련, 홍영표, 박범계, 김종민 의원. [뉴스1]

 
민주당은 “너무나 뜻밖이고 너무나 이례적인, 그래서 매우 비상식적인 일들이 검찰 행태에서 벌어지고 있다”(이상민 의원)고 주장한다. 이 의원은 오전 회의에서 “검찰이 기습작전, 군사작전을 하듯이 마치 큰 조직폭력배 범죄집단을 습격해 일망타진하듯이 세상을 시끄럽게 하면서 청와대를 압수수색한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은 이례적이지도 비상식적이지도 않다. 4일 진행된 역대 6번째 청와대 압수수색은 이전과 같이 자료를 임의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당 대표였던 2017년 2월 최순실 특검팀 청와대 압수수색 때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현 한국당 대표)에게 “청와대 압수수색을 못하게 하면 대통령 후보조차 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입장이 바뀌니 이런 ‘전례’를 잊었다.
 
당·청이 검찰과 공개 대립한 지 넉 달째다. 지난 8월 27일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첫 압수수색을 개시하면서 시작된 싸움이다. 앞서 조국 사태 한복판에서 민주당은 이미 당내에 ‘검찰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를 만들었다. 공보준칙 등 시행령·훈령 개정을 통한 ‘법 없는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조직이다.
 
“과잉수사”, “정치 개입”, “여론몰이”, “한국당 뒷거래”…. 5일 공정수사촉구 특위 의원들이 성토한 문제점들은 그간 검찰개혁특위에서 수없이 반복 지적한 것들이었다. 민주당 내 반(反) 검찰 특위가 그저 하나 더 생긴 꼴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이중 특위’ 지적을 듣고는 “검찰이 싸움을 걸어오는 게 뻔히 보이는데, 그럼 그냥 맞고만 있냐”고 했다. 설 의원은 특위 활동 시한에 대해 “대충 1년간으로 돼 있는데 검찰이 공정수사를 한다고 하면 언제든 해산할 수 있다”고 했다. ‘공정수사’라 했지만 사실상 수사를 제대로 하지 말라는 의미로 들린다.
 
검찰 개혁은 시대적 과제이지만, ‘법 없는 제도개선’을 넘어서 ‘근거 없는 압력행사’까지 공공연히 하겠다는 여당을 국민은 원하지 않는다. 정작 지난해 11월 여야 합의체로 구성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는 검·경 수사권조정과 공수처 논의를 10개월 동안 마치지 못하고 활동을 종료했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 특위 ‘17대 1 간담회’ 관련 반론보도〉
본 신문은 지난 12월 5일부터 6일까지 더불어민주당 검찰공정수사촉구 특별위원회가 간담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대검찰청 차장을 불러 17대 1로 비판하려 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더불어민주당측은 “해당 간담회에 정계와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고, 행사의 언론노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17대 1로 검찰 관계자를 비판한다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추측일 뿐이며 간담회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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