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화장품 ‘제조 표기 의무’ 없앤다..세계 최초 맞춤형 화장품제 시행

중앙일보 2019.12.05 18:40
앞으로 화장품 포장지에서 제조사 표기가 사라질 전망이다. 고객의 피부 상태나 선호도에 따른 하나뿐인 화장품이 나온다.  
 

“中 등서 복제품 만드는 사례↑”..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 발표
“100대 화장품 기업 4곳서 7곳으로..신규 일자리 7만개 창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미래 화장품 산업 육성방안을 5일 발표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부]

우선 규제 혁신 차원에서 그간 논란이었던 제조원 표기 의무를 없애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선 화장품 포장지에 제조사를 일련번호로 표기하거나 제조국가로 표기하고 있다. 한국만 제조원 비밀을 노출하다 보니 중국 등에서 판매업자(화장품 브랜드)를 건너뛰고 직접 제조사와 계약해 복제품을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단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제조자 표기 의무로 해외기업에 제조자 정보가 공개돼 유사제품이 증가하고 중소 브랜드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하며 수출이 감소하는 문제점이 지속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조자 표기 의무는 삭제하되 자율적으로 추가 표기는 가능토록 화장품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부]

제조업체 표기를 없애면 소비자 알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디에서 만들었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화장품에 표기된 제조원 정보 삭제 요청을 막아주십시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앞으로 제조원이 표시되지 않은 화장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떨칠 수 없다”며 “제조원과 성분 확인은 소비자들의 습관”이라고 썼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런 우려에 대해 이날 브리핑에서 “소비자의 불안은 크지 않을 것이다. 화장품 판매에 따르는 여러 가지 부작용에 대한 책임은 제조자에게 있지 않고 현재도 판매회사에 있다. 판매자를 명확히 표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부]

강석연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현재 화장품의 표시사항에는 안전성 관련 정보는 모두 다 들어있다. 강제로 (제조업체를) 못 쓰게 하는 건 아니다”라며 “책임 판매업자만 쓰고 싶으면 쓰고, 제조업자까지 쓸 것이라고 하면 쓸 수 있다. 소비자는 선택할 수 있다”며 “안전성 정보는 여전히 제공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정보에 대한 차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해외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맞춤형 화장품 제도를 내년 3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개인의 피부 상태나 선호도 등을 반영한 화장품이 나오는 것이다. 판매장에서 유분이나 탄력, 모공 등 고객의 피부상태를 측정해 데이터를 분석한 뒤 피부 테스트를 거쳐 맞춤형 화장품을 만든다. 2016년부터 52개 업체가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에 따라 조제관리사가 새로 생겨 신규 일자리 5000개가 창출될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화장품 기초소재 및 신기술 연구개발을 확대하기로 했다. 세계 수준 대비 86.8%에 불과한 국내 기술 수준을 2030년까지 95%로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일본 의존도도 확 낮춘다. 현재 23.5%인 일본 원료수입 비중을 2022년까지 18%로 떨어뜨린다. 
 
중국의 짝퉁 화장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우리나라 화장품의 모방 판매로 인한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응하여 특허청, 외교부 등 관련 부처와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정부는 이런 내용의 육성방안을 통해 국내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을 현재 4개에서 7개로 늘리고 7만3000개가량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화장품 산업은 개발·생산·유통·판촉 관련 인력 수요가 높은 고용창출 효과 큰 산업이다. 수출이 연평균 34.9% 증가해왔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4대 수출국이다. 그러나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 미국, 프랑스 등의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이 심해지고 중국 현지 기업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신규시장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