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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만에 입연 송병기 1분30초 입장발표 "비리 다 알던 얘기"

중앙일보 2019.12.05 16:13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된 비위 첩보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최초로 제보한 인물로 알려진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최초 제보자라는 언론 보도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된 비위 첩보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최초로 제보한 인물로 알려진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최초 제보자라는 언론 보도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중심에 선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자신에게 의혹이 제기된 지 나흘 만에 입을 열었다. “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사건을 제보했다는 일부 주장은 제 양심을 걸고 단연코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통해서다.

5일 시청서 1분 30초 분량 입장문 읽어내리고
질문 안 받고 기자들 따돌린 채 시청 빠져나가
쌓인 의혹 해소키엔 무리…취재진 연락도 차단
송철호 울산시장도 “부시장 제보, 전혀 몰랐다”

 
송 부시장은 5일 오후 3시 울산시 남구 울산시청 브리핑센터에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에게 김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관련 제보를 한 것에 대해 “울산시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김 전 시장 측근 비리가 시중에 떠돈다는 일반화된 형식으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송 부시장은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사건은 이미 2016년부터 건설업자 김모씨가 (울산시) 북구 한 아파트 시행과 관련해 수차례 울산시청과 울산경찰청에 고발한 사건이었고 수사 상황이 언론을 통해 시민 대부분에 알려진 상태였다. 제가 이야기한 내용 또한 일반화된 내용 그 이상 이하도 아님을 밝힌다”고 했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과의 친분에 대해선 “2014년 하반기 서울 친구를 통해 알게 됐고 당시 그는 국무총리실 행정관으로 일하고 있었으며 가끔 친구들하고 함께 만난 적이 있었고 통화도 간헐적으로 한두 번 하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최초 제보자라는 언론 보도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최초 제보자라는 언론 보도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그러면서 “저는 저의 이번 행위에 대해 추호의 후회나 거리낌이 없으며 어떤 악의적인 여론 왜곡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다만 왜곡되는 여론 때문에 불안해하시는 공무원 가족들과 시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1분 30초가량의 입장문 발표가 끝난 직후 송 부시장은 빠른 걸음으로 브리핑센터를 떠났다. “질문을 받으라”고 외치는 기자들의 요구를 뒤로하고 송 부시장이 엘리베이터로 향하자 일부 기자들이 송 부시장을 쫓아갔다. 하지만 시청 청원경찰 5~6명이 기자들을 밀쳐내 소동이 벌어졌다. 송 부시장은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를 타고 시청을 빠져나갔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의 청와대 첩보 제공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한 후 취재진을 피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의 청와대 첩보 제공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한 후 취재진을 피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나흘 만에 송 부시장이 자신의 입장을 밝혔지만, 짧은 시간의 발표로는 그간 누적된 의혹이 대부분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4일 오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에서 여러 가지 동향들을 요구했기 때문에 그 동향을 파악해서 알려줬을 뿐”이라고 한 것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
 
앞서 송 부시장은 최초로 자신의 의혹이 제기된 지난 2일부터 5일 오후 입장문 발표 직전까지 계속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며 아무 해명도 내놓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켰다. 취재진의 전화 연락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집무실의 문을 걸어 잠그거나 집무실 앞을 청경들이 지키게 하고, 자택을 찾아온 기자들을 경찰에 신고하는 등 연락 자체를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송 부시장과 관련한 의혹은 김 전 시장의 측근인 박기성 전 비서실장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제보를 했다는 의혹, 송철호 현 울산시장이 당선되기 전부터 청와대 관계자와 수차례 접촉을 한 의혹, 김 전 시장 가족을 고소·고발한 지역 건설업자 김모씨를 송 시장에게 소개해줬다는 의혹 등이다. 모두 송 부시장이 송 시장 캠프에 있던 시기에 불거졌다.
 
이와관련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2017년 9월과 10월에 송병기 부시장이 주선해 건설업자 김모씨와 송철호 시장이 2회 걸쳐 만난 사실 있었다는 제보 있다”고 주장했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최초 제보자라는 언론 보도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으며 지하 주차장에서 승용차를 타고 황급히 시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최초 제보자라는 언론 보도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으며 지하 주차장에서 승용차를 타고 황급히 시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이런 가운데 송철호 울산시장은 송 부시장이 청와대에 김 전 시장 측근 비리를 제보한 당사자였던 걸 “전혀 몰랐다”고 했다. 송 시장은 이날 시청 출근길에서 “최초 제보자가 송 부시장인 것을 알았느냐”는 일부 언론의 질문에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그러면서 “나중에 정리해서 이야기하겠다”며 집무실로 향했다.
 
울산=김정석·이은지 기자, 김준영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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