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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주, 지폐주 됐던 2012년···우리들병원측 수백억 시세차익

중앙일보 2019.12.05 05:00
서울 강남구 청담동 우리들병원. [중앙포토]

서울 강남구 청담동 우리들병원. [중앙포토]

“‘동전주’가 ‘지폐주’가 됐다.” 
18대 대선이 예정됐던 2012년 초 당시 우리들병원 그룹의 우리들제약(주)·우리들생명과학(주) 주가가 큰 폭으로 뛴 것을 놓고 주식시장 안팎에서는 이런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국내증시에 따르면 우리들제약의 경우 한 주당 400원대던 주가는 한때 3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우리들생명과학 주가 역시 널 뛰었다.

  

盧 인연 우리들그룹 '주가 급등' 

그룹의 모함 격인 우리들병원을 이끌던 이상호(69) 원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둘의 인연에 당선자 시절 자신의 허리 수술을 맡길 정도였다. 참여정부 때 우리들병원은 승승장구했다. 2004년부터 공격적인 기업인수로 16곳의 계열사를 거느렸다. 척추전문병원도 5곳에 달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았고, 공교롭게도 이후 그룹은 경영난을 겪었다.
 
와중에 2012년 초부터 우리들병원 그룹의 일부 계열사 주가가 ‘문재인 테마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지낸 문재인 대통령이 그해 말 치러지는 대권의 유력한 주자로 급부상할 때다. 문 대통령은 친노무현계 핵심이다. 이 원장의 전 부인인 김수경(70) 회장이 문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적극 지지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주식시장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주식시장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헐값 보유 주식 막대한 시세차익

김 회장이 최대 주주인 우리들제약 주가는 그해 1월 2일까지만 해도 한주당 497원(당일 증권시장 마지막 거래 기준)이었다. 낮았던 주가는 한 달 만에 1100원대로 오르더니 급기야 2월 20일에는 3065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5월 초 1900원대로 떨어진 뒤 1000~2000원대 사이를 오르내렸다. 문 대통령이 낙선했던 18대 대선 직전 다시 주가가 1000원 밑으로 떨어져 ‘동전주’가 됐다. 
 
이 원장 장남이 대표이사인 우리들생명과학도 한 주당 가격이 1000원도 되지 않았다 테마주로 주목받은 뒤 한때 4005원(2월 20일)까지 치솟았다. 역시 대선 직전 935원으로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들 기업의 주식을 다량 보유한 이 원장, 김 회장이 막대한 차익을 챙겼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기업 공시서류만 분석해도 수백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원장, 500만주 처분 150억 얻어 

우선 이 원장은 우리들생명과학 주가가 급등한 그해 2~3월 사이 6차례에 걸쳐 본인 소유주식 500만주를 처분했다. 주당 적게는 2574원에서 많게는 3631원에 팔아 151억9279만원을 얻었다. 우리들생명과학의 당기순이익이 1년 전 같은 시기에 비해 ‘-371%’로 분석할 정도로 경영위기 상황에서다. 
 

김 회장, 300억 이상 주식 팔아치워

김 회장도 같은 해 4월 우리들생명과학 주식 500만주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200만주를 추가로 매도했다. 판매가격은 155억1880만원에 이른다. 그는 또 2012년 하반기 본인 소유의 우리들제약 주식 638만여주를 팔아 180억여원을 손에 쥐었다. 이 원장이나 김 회장 모두 사실상 헐값에 취득한 주가의 상승으로 결과적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게 됐다. 이 원장·강 회장은 합의이혼했다.
우리들병원 대출 사건 흐름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우리들병원 대출 사건 흐름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주식 판 이 원장, 대선 앞두고 거액대출 

이후 이 원장은 2012년 말 기존 은행 빚을 갚기 위해 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원을 새로 대출받는데 이른다. 현재 논란 일고 있는 대출 건이다. 자유한국당 측은 이 원장의 개인회생 신청경력을 등을 문제 삼으며 특혜의혹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대선을 5일 앞두고 누군가의 입김에 의한 대출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당 측이 문제 제기한 여신심사상 개인회생 경력 조회는 개인 대출에 한해 적용된다는 게 산은 입장이다. 앞서 산은은 건전성 측면에서 법인의 대표격인 이 회장의 신용도를 조회할 당시 개인회생 관련 기록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이 한달 안에 신청을 철회해 결정이 나지 않았거나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정치쟁점 안타까워...대출 정상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특혜 대출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회장은 4일 산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들병원 대출이 정치 쟁점화하는 게 안타깝다”며 “해당 대출은 정상적인 것이다. 절차적으로나 대출 기준에서 하등 문제 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주식매도 후 대출 경위에 대한 질문에 아직 답변하지 않고 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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