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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실은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와 함께 훈련”

중앙일보 2019.12.05 00:03 종합 18면 지면보기
“미국 네이비실(미 해군 특수부대)에는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등이 부대원으로 소속돼 같이 훈련을 받습니다. 같이 사격연습을 하러 가고 낙하훈련을 할 때 비행기에서 같이 뛰어내립니다.”
 

생명 그 소중함을 위하여 (33)
국회자살예방포럼 온 미국 전문가
“정신질환 고위험 군인 조기에 찾아”
“뉴욕 극단선택 예방 예산 연 3조”

브루스 샤바즈

브루스 샤바즈

4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브루스 샤바즈(56·사진) 미국자살예방재단(AFSP) 공공정책위원회 위원은 군대 내 극단선택 문제와 관련해 미국 최고의 엘리트 해군집단 사례를 소개했다. 평소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는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이들이 언제라도 손을 내밀 수 있도록 정신건강 관련 전문가가 동고동락한다는 것이다.
 
제이 캐러더스

제이 캐러더스

AFSP는 1987년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인 민간 자살예방센터다. 1984년 육군에 입대한 샤바즈 위원은 은퇴 전까지 20년간 의료 지원 장교로 복무한 군 자살 전문가다. 국회자살예방포럼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4일 주최한 ‘제2회 국회자살예방포럼 국제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같은 목적으로 방한한 제이 캐러더스(49·사진) 뉴욕주 정신보건국 자살예방사무소장은 미국에서 극단선택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이 81조원에 달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뉴욕주는 연간 30억 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극단선택 예방 활동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미국의 극단선택 문제는 심각한가.
캐러더스=“지난 20년간 자살률이 30% 늘었다. 젊은층 자살이 특히 심각하다. 지난 10년간 10~24세 극단선택 비율이 55% 증가했다. 뉴욕주는 정신건강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 한다. 학교 내 정신건강 클리닉을 더 많이 배치하려는 것이 그중 하나다. 교원들에게 길게는 몇 달에 걸쳐 교육한다. 주 정부는 자살자와 자살 시도자 상당수가 극단선택 직전 병원에 한 번은 방문한다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위험군을 파악하는 데 힘을 쏟는다.”
 
정신질환 낙인 때문에 치료를 꺼린다.
샤바즈=“그래서 교육과 옹호 활동이 중요하다. 군에 있을 때 한 병장이 부대원을 모아놓고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다면서 치료를 이렇게 받았다고 터놓고 얘기한 적이 있다. ‘내가 존경하는 병장이 그런 치료를 받았고, 그런데도 승진을 했구나’를 사병들이 알게 되면서 개방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겼다. 민간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명인이 나와서 공공연하게 얘기해주는 활동이 중요하다.”
 
군대 내 극단선택 사고 끊이지 않는다.
샤바즈=“과거 연구에 따르면 군인들이 극단선택 직전 의사를 찾아가 이유는 모르지만 몸이 안 좋다고 불편을 호소하더라. 무언가 잘못된 걸 아는데 정신건강에 위험이 오고 있다는 시그널(신호)은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군인도 정신과 치료를 받겠다고 도움을 요청하는 게 아무렇지 않도록 문화를 바꿔야 한다. 네이비실엔 정신건강 관련 전문가가 특별한 사람이 아닌 부대원으로 속해 있다. 외부에서 누군가 들어와 도움을 준다고 하면 반발심이 커진다. 도움을 줄 사람이 항상 내 눈에 보여야 하고 믿을 수 있어야 하며, 언제든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중앙일보·안실련·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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