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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회장 후보 5명 압축…금감원은 “법적 리스크” 전달

중앙일보 2019.12.05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조용병

조용병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가 조용병 현 회장을 포함한 5명으로 압축됐다.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되자 금융당국은 조 회장 연임 가능성을 두고 법적 리스크가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금감원, 회추위 일부 사외이사 만나
“채용비리 재판이 경영에 영향 우려”

회추위, 면담 전후 회장 후보 논의
조용병·위성호 등 숏리스트 확정

신한 “당국과 갈등 비칠까 명단 공개”
금감원도 관치 논란 피하려 말아껴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4일 차기 회장 후보 면접대상자로 5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숏리스트엔 조용병 현 회장과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 임영진 현 신한카드 사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포함됐다. 회추위는 이달 13일 5명 후보에 대한 면접을 거쳐 최종 회장 후보를 추천키로 했다. 지난달 26일 첫 회의를 연 지 17일 만에 회장 후보 선정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숏리스트 발표는 금융감독원이 4일 오후 신한지주 사외이사를 면담해 조용병 회장 연임 시 법적 리스크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뒤 이뤄졌다. 하지만 금감원의 우려 입장 표명은 신한금융그룹의 숏리스트 확정 소식을 하루 전 전해 듣고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신한지주 지배구조와 관련한 법적 리스크가 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이러한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해 사외이사로서의 책무를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면담은 금감원 측 요청에 의해 성사됐다. 금감원에선 최성일 부원장보(전략감독 담당)와 이영로 금융그룹감독실장 등 3명이 면담에 임했다. 신한지주 회추위에서는 서너 명의 사외이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는 총 7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회추위원장),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김화남 일본 김해상사 대표, 히라카와 유키 프리메르코리아 대표, 필립 에이브릴 일본 BNP파리바증권 대표가 멤버다.
 
금감원이 지적한 법적 리스크란 조 회장의 채용비리 관련 1심 재판 결과를 뜻한다. 이 재판은 18일 예정된 변론종결(결심)일에 검찰 구형이 이뤄지고 내년 1월 중순쯤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조 회장의 연임이 이달 13일 결정된 뒤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신한지주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커진다는 우려를 금감원이 전한 것이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회사 최고경영자의 업무수행 능력·도덕성 등은 경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배구조 측면에서 금융당국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해외에서도 경영진을 선출할 때 지배구조 리스크가 있는지 당국이 점검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현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신한지주 내부 규정에 따르면 임기 만료일 두 달 전(내년 1월 24일)까지 후임자를 정하면 된다. 하지만 회추위는 일정을 한 달 이상 앞당겨 이달 13일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 회장의 1심 선고 결과가 회장 후보 결정에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조용병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조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KB금융그룹에게 뺏겼던 ‘리딩 뱅크’ 자리를 되찾았고, 오렌지라이프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신한지주 이사회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금고 이상 실형을 받고 그 집행이 끝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경영진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는 확정판결 기준이라는 것이 신한지주 측 주장이다. 설사 1심에서 조 회장이 실형을 받더라도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연임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신한지주 회추위가 숏리스트를 확정하고 금감원이 이에 대해 우려를 전달하면서 일견 양측이 충돌하는 듯한 양상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관치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을 의식해 입장표명을 최대한 절제했다. 회장 후보 선출은 어디까지나 이사회의 책임과 권한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재차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법적 리스크 우려를 전달하고 제반여건을 잘 감안해서 이사회가 판단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회추위 일정에 대해서는 면담에서도 언급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이사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신한지주 역시 금융당국과 맞서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부담스럽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금감원이 사외이사 면담에서 우려를 표함에 따라 회추위가 비공개 방침을 바꿔서 이날 숏리스트와 추후 일정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독립성을 이유로 일체 일정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던 회추위가 금융당국의 의견을 어느 정도 수용해서 내용을 공개키로 방향전환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KEB하나은행장 인선 절차가 진행되던 때에도 금감원은 사외이사들을 면담해 함영주 당시 KEB하나은행장(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대한 법적 리스크 우려를 전달했다. 함영주 부회장 역시 당시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던 상황이었다. 당초엔 함 부회장의 행장 3연임이 유력했지만, 이후 같은 달 KEB하나은행 임추위는 지성규 하나은행장(당시 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
 
한애란·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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