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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극단선택 줄여온 덴마크..“24시간 응답하는 자살예방 핫라인 효과 컸다”

중앙일보 2019.12.04 20:38
“정신질환은 반드시 치료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극단선택을 예방하는 캠페인에 꼭 필요하다.”
덴마크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 극복을 위한 ‘원 오브어스(ONE OF US)’ 캠페인을 주도하는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인 안야 카레 베델스비는 4일 이렇게 강조했다. 이날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회 국회자살예방포럼 국제세미나’에서다. 이날 세미나는 선진국의 자살 예방 사례를 우리나라 정책에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국회자살예방포럼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 주최로 열렸다. 지난해 일본과 덴마크가, 올해 미국과 덴마크가 참여했다. 

4일 국회자살예방포럼 국제세미나 열려
“정신질환 반드시 치료 가능 메시지 전파 중요”

 
4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국회자살예방포럼 제2회 국제세미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4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국회자살예방포럼 제2회 국제세미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이날 발표자로 나선 안야 카레 베델스비는 “언론에 나타난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이고 선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정신질환은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반드시 치료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게 꼭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같은 캠페인의 마리아 아델 본드 매니저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극단 선택을 예방하기 위해 “사회의 일원이 되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다. 
 
아네테 에를랑센 덴마크 자살예방연구소 부소장은 ‘덴마크 자살 – 전세의 변화’란 주제발표에서 덴마크가 자살예방 핫라인을 운영하면서 자살률을 크게 낮췄다고 소개했다. 그는 “100명 중 9명이 극단선택을 생각하고 3명이 행위를 계획하며, 2명이 시도하고 1명이 생명을 잃는다”며 “수단에 대한 접근 제한과 함께 언어치료, 시도자에 대한 심리적 치료, 자살예방 핫라인의 운영 등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핫라인이 “모든 전화는 반드시 응답하고,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는 목표로 운영된다”며 “극단선택을 감소시키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덴마크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은 2015년 기준 9.4명으로 한국(2018년 26.6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날 미국 측 연사로 참석한 제이 캐러더스 뉴욕주 정신보건국 자살예방사무소장은 “미국은 2003년 이후 사망 원인인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고,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뉴욕주는 1950만명의 주민을 위해 연간 30억 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공중정신 건강 시스템의 개발, 연구 및 임상 표준, 서비스 운영 등 자살예방 활동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자살예방포럼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히 등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전국 지자체 자살 예방 현황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29개 전체 지방자치단체의 자살예방 예산은 200억원에 불과하다. 
 
미국 측 또 다른 연사인 브루스 샤바즈 미국자살예방재단(AFSP) 공공정책위원회 위원은 “미국은 2025년까지 연간 자살률을 20% 감축하기 위한 ‘프로젝트 2025’를 추진하고 있다”며 “2025년까지 총기 등 화기소유자에 예방교육을 실시해 9500명을, 보건의료체계의 효율화를 통해 9200명을, 응급의료 시스템의 적극 개입을 통해 1100명을, 교정당국 역할 강화를 통해 1100명을 각각 살리는 등 2025년까지 2만명 넘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원혜영 국회자살예방포럼 공동대표는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구호’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보완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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