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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LCD 드디어 가격하락 멈췄다…내년에도 썩 좋아지긴 어려워

중앙일보 2019.12.04 14:31
공급과잉으로 계속 떨어지던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드디어 멈췄다. 내년 초엔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가격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이 뒤섞여 LCD 산업 회복과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LCD 가격 하락세, 지난달에 멈춰 

55인치 LCD TV용 패널 가격 추이.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55인치 LCD TV용 패널 가격 추이.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계 IHS마킷에 따르면 LCD 패널의 11월 가격은 32인치부터 65인치까지 모두 전월과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특히 그동안 하락폭이 가장 컸던 55인치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55인치 패널 가격은 지난해 11월 151달러에서 지난 10월 98달러로 35%나 급락했지만 지난달엔 더 떨어지지 않고 98달러를 지켰다. IHS마킷은 55인치 패널의 경우 내년 2월부터 가격이 올라 9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65인치 패널은 내년 4월 반등해 9월까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LG·삼성, LCD 구조조정 효과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사진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사진 LG디스플레이]

LCD 패널 가격 하락에 제동이 걸린 건 디스플레이 업계가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사업 구조를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연말까지 경기 파주 공장의 일부 LCD 생산라인을 감산·폐쇄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2025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QD(퀀텀닷) 디스플레이를 개발·양산한다. 이미 LCD 라인 일부를 QD 디스플레이 생산으로 돌리겠다고 밝혔다.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패널 업체의 내년 LCD 출하량이 올해와 비교할 때 48~50인치는 61%, 55인치는 45%, 60~65인치는 38%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업계 “LCD 대신 OLED에 투자하겠다”

LCD 가격 하락의 주범인 중국 업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10.5세대 이상 대형 LCD 공장을 가동하면서 생산량을 늘려왔지만, TV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물량 공세에 따른 부메랑을 맞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세계 LCD 패널 출하량의 25%를 차지한 중국 BOE는 지난 3분기 영업적자 5억9000만 위안(약 970억원)을 기록했다. BOE의 적자는 13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에 천옌순 BOE 회장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행사에서 “앞으로 LCD 분야의 투자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스마트폰용 OLED 패널 투자를 늘리겠다”고 했다.  
 

여전히 중국 증설량이 국내 감축량보다 많아 

국내외 주요 패널 업체들이 LCD에서 OLED 등으로 사업의 축을 옮기고 있지만 즉각적인 공급과잉 해소와 LCD 업황 회복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BOE등 중국 업체들만 해도 “앞으로 투자를 늘리지 않을”뿐 여전히 내년 생산량은 늘릴 계획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국 업체들의 LCD 설비 증설 규모가 월 기준으로 56만5000장으로 국내 업체들의 공급 축소 규모(31만3000장)보다 훨씬 크다”며 “내년에도 LCD 공급 과잉 상태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호재·악재 뒤섞여 내년 낙관은 ‘글쎄’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도 “일단 LCD 공급과잉이 더 심해지지 않을 거라는 점, 내년은 2020년 도쿄 올림픽 등 큰 스포츠 이벤트가 있어 LCD TV의 수요가 늘어나는 점은 기대할 만하지만 TV 제조사들이 수요를 대비해 패널을 미리 살지, 중국발 (LCD패널) 추가 가격 하락 요인이 있어서 제조사들도 이를 예상해 나중에 살지에 따라 실적 자체는 달라질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결국 BOE, 중국차이나스타(CSOT), CEC-PANDA 등 중국 업체들이 쌓여있는 LCD 재고와 생산량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실제 주식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 주가는 LCD 가격 하락이 멈췄음에도 1만4000원대에서 쉽게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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