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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이스 “모리뉴는 흥민 스타일 좋아해”

중앙일보 2019.12.04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프로축구 전북의 K리그 1 우승을 이끈 모라이스 감독에게서 인터뷰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김상선 기자

프로축구 전북의 K리그 1 우승을 이끈 모라이스 감독에게서 인터뷰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김상선 기자

“모리뉴가 K리그 우승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모리뉴는 골이 들어가거나 기분 좋을 때 포르투갈 욕설을 섞어 소리치며 어퍼컷 동작을 하는데, 내 애칭(제카)을 부르며 똑같이 행동해줬다.”
 

프로축구 K리그1 우승 전북 사령탑
포르투갈 출신 ‘모리뉴 오른팔’
2010년 인터 밀란 우승보다 극적
모리뉴도 영상 메시지로 축하인사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K리그1 우승을 이끌며 감독상을 수상한 조세 모라이스(54·포르투갈) 전북 감독이 전한 모리뉴 소식이다. 시상식 다음날인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만난 그는 “모리뉴가 칭찬해주니, 칭찬인지 놀린 건지 모르겠다”면서도 좋아했다.
모리뉴 토트넘 감독이 모라이스에게 보내온 우승 축하 영상 메시지.

모리뉴 토트넘 감독이 모라이스에게 보내온 우승 축하 영상 메시지.

모라이스는 조세 모리뉴(56·포르투갈)와 2000년 벤피카(포르투갈)에서 감독과 코치로 처음 만났다. 모리뉴를 보좌해 인터 밀란(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첼시(잉글랜드)에서 우승을 합작했다.
 
모라이스가 감독으로 우승한 건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 수퍼컵(알샤밥)뿐이었다. 그런 그가 올 시즌 전북을 맡아 K리그1 우승을 이끌었다. 전북은 울산 현대와 승점이 같지만(79점) 다득점(전북 72골, 울산 71골)에서 앞서 우승했다. 
잉글랜드 첼시에서 코치와 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모라이스(왼쪽)와 모리뉴. [AFP=연합뉴스]

잉글랜드 첼시에서 코치와 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모라이스(왼쪽)와 모리뉴. [AFP=연합뉴스]

모라이스는 “인터 밀란에 있던 2009~10시즌에 2위 AS로마에 승점 2점 앞선 채 최종전에 돌입했다. 원정에서 시에나를 1-0으로 꺾고 우승했다. 그때는 자력으로 우승이 가능했지만, 이번은 더 극적이었다. 운이 아니라 기적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전에서) 포항이 울산에 2-1로 앞서자, 전북 홈 관중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때 전북 선수들 눈빛에서 살기를 느꼈다”며 “포항은 프로 정신을 보여줬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인의 그런 문화를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 트로피를 만지는 모라이스. 모라이스는 닥공축구를 계승해 전북의 리그 3연패를 이끌었다. [뉴스1]

우승 트로피를 만지는 모라이스. 모라이스는 닥공축구를 계승해 전북의 리그 3연패를 이끌었다. [뉴스1]

전북은 올 시즌 3관왕이 목표였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16강, FA(축구협회)컵은 32강에서 탈락했다. 시즌이 한창이던 7월에 김신욱이 중국(상하이)으로 떠났다. 그 공백은 주장 이동국(9골)이 메꿨다. 올해 계약이 끝나는 이동국은 41세인 내년에도 현역으로 뛸 가능성이 크다. 모라이스는 “이동국은 경험뿐 아니라 영리해서 유럽 무대에 내놔도 손색없다. K리그 맏형으로 많은 선수의 본보기”라며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한 계속 했으면 좋겠고, 능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화제를 토트넘의 사제지간인 모리뉴와 손흥민(27) 쪽으로 돌렸다. ‘모리뉴 오른팔’인 그보다 모리뉴를 잘 아는 이도 없다. 모라이스는 “모리뉴라면 손흥민에게 미팅을 신청해서 서로 개인적인 얘기를 나눴을 거다. 내가 아는 모리뉴라면 선수 마음부터 샀을 거고, 분명히 특별한 관계가 됐을 것”이라며 “모리뉴는 적극적이며 90분 내내 수비 가담도 열심히 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모리뉴도 나도 손흥민 같은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본머스와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을 안아주는 모리뉴 토트넘 감독. [AFP=연합뉴스]

본머스와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을 안아주는 모리뉴 토트넘 감독. [AFP=연합뉴스]

 
모리뉴가 지난달 20일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손흥민은 3경기에서 1골·4도움으로 3연승에 앞장섰다. “모리뉴 앞에서 해선 안되는 행동은 뭔지” 묻자 모라이스는 크게 웃은 뒤 “손흥민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귀띔해주겠다”며 “손흥민이 해선 안되는 행동이란 내가 해서도 안되는 행동이다. 지금 공개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비밀리에 얘기해주겠다”고 말했다.  
발롱도르를 수상한 메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메시보다 호날두에게 좀 더 점수를 줬다. 그러면서도 모라이스는 메시가 볼을 치고 들어갈 때 예측불허라며 수비할 때 2명이 커버링해야지 일대일로는 안된다며 메시 실력도 인정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발롱도르를 수상한 메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메시보다 호날두에게 좀 더 점수를 줬다. 그러면서도 모라이스는 메시가 볼을 치고 들어갈 때 예측불허라며 수비할 때 2명이 커버링해야지 일대일로는 안된다며 메시 실력도 인정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인터뷰 직전 리오넬 메시(32·바르셀로나)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를 제치고 발롱도르를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모라이스는 2010년부터 4년간 레알 마드리드 코치로 호날두와 함께 했다. 모라이스는 사견임을 전제로 “메시는 (2004년부터) 한 팀에서 계속 뛴다. 반면 호날두는 이탈리아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대표팀에서 활약한 것, 팬에 대한 영향을 종합하면 개인적으로 (호날두에게) 좀 더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호날두의 시상식 불참에 대해선 “호날두는 남이 충분히 받을 만한 상황라면 인정하고 축하할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더 나았다고 생각하면 소신껏 행동한다. 아마 자존심 싸움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메시가 발롱도르를 받는날 호날두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시상식에서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자 모드리치는 소셜미디어에 축구에서는 동료와 라이벌에 대한 존중도 중요하다는 글을 남겼다. 발롱도르 후보 판데이크는 호날두가 경쟁자였냐고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 [AP=연합뉴스]

메시가 발롱도르를 받는날 호날두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시상식에서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자 모드리치는 소셜미디어에 축구에서는 동료와 라이벌에 대한 존중도 중요하다는 글을 남겼다. 발롱도르 후보 판데이크는 호날두가 경쟁자였냐고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 [AP=연합뉴스]

 
호날두는 7월 유벤투스 방한경기 때 최소 45분을 출전키로 해놓고 결장했다. 뿔난 한국 팬은 그를 ‘날강두’로 불렀다. 모라이스는 “당시 경기 후 호날두를 만났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했다. 호날두에게 ‘6만 관중이 너를 보려고 비싼 입장권을 샀다’고 전했다”며 “호날두가 ‘그런 줄 정말 몰랐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무조건 출전하겠다’고 했다. 상황이 정확히 전달됐다면 호날두가 5분이든 10분이든 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아쉬워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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