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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권양숙'에 속은 윤장현, 항소심도 유죄…"공천대가 인정"

중앙일보 2019.12.03 16:28

“공천 바라고 4억5000만원 건넸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가짜 권양숙’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윤장현(70) 전 광주광역시장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1·2심 재판부는 윤 전 시장이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기범에게 거액의 돈을 건넨 것은 공천을 받기 위한 행위로 판단했다.
 

광주고법, 징역 1년에 집유 2년 선고
윤 전 시장, ‘선거법 위반’ 항소 기각
‘권 여사’ 사칭 사기범도 5년6월 선고

광주고법 형사2부(재판장 김무신)는 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시장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김모(49·여)씨 자녀 2명의 채용을 청탁한 혐의(업무방해)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윤 전 시장은 6·13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권 여사를 사칭한 김씨에게 4차례에 걸쳐 총 4억5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혼외자’라는 김씨의 말에 속아 김씨 아들에 대한 취업을 광주시 산하기관에 부탁한 혐의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윤 전 시장이 김씨에게 건넨 돈이 선의로 빌려준 것이 아니라 공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기대하고 제공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장현(70) 전 광주시장이 지난 5월 10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광주지법을 빠져나오고 있다. [뉴시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장현(70) 전 광주시장이 지난 5월 10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광주지법을 빠져나오고 있다. [뉴시스]

 

넘어야 할 큰 산, '광주형 일자리' 아닌 '당내 경선'

재판부는 “피고인(윤 전 시장)이 사기범과 주고받은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내용을 살펴본 결과 권양숙 여사에 대한 연민의 정 때문이 아닌, 영향력 행사를 기대하고 금품을 건넨 것으로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윤 전 시장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광주에 여러 명이 나와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여사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야 한다는 메시지에서 ‘큰 산’을 피고인은 ‘광주형 일자리’라고 주장하나 김씨는 ‘당내 경선’으로 받아들였고, 다른 메시지들을 볼 때도 당내 경선에 도움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2심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한 핵심 증거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사기범에게 시장선거 출마를 알리고 도움을 수차례 요청한 문자메시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 사이에 (공천) 논의가 없었다면 전 영부인이라 여긴 김씨에게 노골적으로 도움을 청할 수는 없어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이 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시장, '연민의 정' 혐의 부인

재판 과정에서 윤 전 시장은 김씨 자녀들의 채용을 부탁한 혐의(업무방해)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공천 등 정치적 도움을 바라고 돈을 건넨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해왔다.
 
한편 사기범 김씨는 이날 공직선거법과 사기 등 혐의로 1심과 같은 형량인 총 5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2017년 12월 자신을 권 여사라고 속여 윤 전 시장에게 공천에 도움을 줄 것처럼 속여 4억5000만원을 받고, 자녀들의 채용을 청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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