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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친하고 금세 토라지고…콜라텍에서 친구란 뭘까

중앙일보 2019.12.03 12:00

[더,오래]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44) 

 
콜라텍에 오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알고 지낸 사람들은 거의 없다.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취미생활을 같이하자고 의기투합해 오는 경우도 어쩌다 있지만 거의 춤추다 만나서 사귄 사람들이다. 콜라텍에서 실버들의 친구 사귀는 모습을 보면서 초등학생과 흡사한 점에 피식 웃는다. 나이 들면 어린이가 된다고 하더니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콜라텍에서 친구 사귀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고 여러 유형이 있음을 알게 된다. 금세 친하고 금세 토라지고 서로 말하지 않고 지내다 어느 날 화해를 하였는지 다시 만나는 모습이 마치 초등학생보다 더 아이스럽다. 아이들도 둘이 친구 할 적에는 삐지지 않는데 셋이 만나면 꼭 한 팀은 소외되어 삐지게 된다. 이 말은 짝이 맞아야 친구 관계가 오래가게 된다는 의미다.
 
서로 친하게 지내려면 같이 얼마나 음식을 많이 먹는 시간을 가졌냐에 달렸다. 비즈니스도 음식을 같이 해야 성취도가 높다. [사진 pixabay]

서로 친하게 지내려면 같이 얼마나 음식을 많이 먹는 시간을 가졌냐에 달렸다. 비즈니스도 음식을 같이 해야 성취도가 높다. [사진 pixabay]

 
콜라텍에서 친구 사귈 때는 그 사람에 대해 정보가 전무한 상태에서 출발하기에 혹시 상대에 대한 정보가 있다 해도 상대가 하는 말을 듣고 알게 되는 경우이다 보니 그 정보의 정확도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소위 콜라텍에서 들리는 말은 다 믿지 말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그 사람 과거에 어떤 일을 했다더라, 돈이 많다더라, 소위 ∼했다더라가 많은 데 콜라텍에서는 이런 말에 현혹되지 말라는 의미다.
 
콜라텍에서는 술 친구하기 위해 사귀는 일이 가장 많다. 그만큼 술의 역할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친하게 지내려면 같이 얼마나 음식을 많이 먹는 시간을 가졌냐에 달렸다. 비즈니스도 음식을 같이 해야 성취도가 높다.
 
콜라텍에서 친구 사귀는 유형을 보면 첫째, 술을 마시는 친구가 많을수록 좋다는 문어형이다. 이 유형은 술을 같이 마시는 데 공감하면 금세 팀을 형성한다. 성별, 나이, 수준 상관없이 술을 좋아한다는 조건 하나로 금세 친하게 지내고 형님, 언니 하면서 쉽게 닳아 오른다. 쉽게 만난 만큼 쉽게 헤어지는 걸 보게 된다. 만난 기간과 이별의 속도는 비례한다고 한다.
 
 여성의 경우는 여럿이 어울리기보다 자신의 파트너와 단둘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오붓하게 즐기기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사진 pixabay]

여성의 경우는 여럿이 어울리기보다 자신의 파트너와 단둘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오붓하게 즐기기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사진 pixabay]

 
이 팀은 모래알 같은 응집력이기에 결속력이 낮은 편이다. 팀이 많다 보니 동요가 쉽게 일어난다. 팀원들이 나눈 대화가 보장돼야 하는 데, 밖으로 대화 내용이 새 나가다 보니 관계가 흔들리게 된다. 이 팀의 음식 계산은 총무가 있어서 더치페이로 한다. 그리고 문어발 사귀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술은 여럿이 마셔야 술맛이 나는 거라며 술맛은 사람 수로 비례한다고 주장한다. 여럿이 먹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주변은 항상 시끌벅적하다. 술자리가 길어져서 콜라텍에서 1차를 하고 밖에 나가서 2차, 3차를 한다.
겉으로 보면 아주 친하게 재미있게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언가 마음이 맞지 않으면 그 팀에서 빠져서 따로 술을 마시는 게 목격된다. 
 
둘째, 나는 오로지 하나면 만족한다는 단짝형이다. 즉, 한 팀하고만 친하게 지낸다. 이 경우는 상대를 많이 파악하고 있고 상대와 자신이 수준이 맞고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툼이 없고 이해가 바탕이 되었기에 친형제처럼 사이좋게 지낸다. 매일 만나도 무슨 이야기가 많은지 매일 만나 술 마시고 친하게 지낸다. 이 팀은 서로 돌아가면서 계산한다.
 
단짝형은 상대를 많이 파악하고 있고 상대와 자신이 수준이 맞고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툼이 없고 이해가 바탕이 되었기에 친형제처럼 사이좋게 지낸다. [사진 pixabay]

단짝형은 상대를 많이 파악하고 있고 상대와 자신이 수준이 맞고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툼이 없고 이해가 바탕이 되었기에 친형제처럼 사이좋게 지낸다. [사진 pixabay]

 
셋째는 오로지 나의 파트너하고만 어울린다는 일편단심형이다. 이 팀은 오로지 자신의 파트너와만 마시는 사람들이다. 주로 보안을 철저히 하기 위해 파트너하고만 마시거나, 둘 사이에 다른 사람을 끼워 넣기가 싫고 둘이 오붓하게 오순도순 마시는 걸 좋아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를 여성들이 가장 선호한다. 여성의 경우는 여럿이 어울리기보다 자신의 파트너와 단둘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오붓하게 즐기기를 선호한다. 이 타입에서는 남성이 주로 비용을 계산하지만, 요즘은 성(性)과는 상관없이 경제력이 좋은 사람이 많이 내는 편이다. 여성이 직접 내는 경우도 있지만, 남성의 자존심을 세워 주기 위해 남성에게 여성카드를 주거나 현금을 주어 남성이 계산하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콜라텍에서는 굳이 급하게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하지 않는 게 좋다. 이곳에서 친구 관계는 모래알 같은 응집력이기에 대부분 철새처럼 옮겨 간다. 이해관계에 얽힌 것이기에 술이나 사 주고 베풀어야 좋다고 하지 그렇지 않으면 금세 등 돌리기 일쑤다. 굳이 친구를 사귀어 친하게 지내려 노력하지 말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인사 정도 나누고 지내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콜라텍 코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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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임 정하임 콜라텍 코치 필진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 초등학교 교감으로 은퇴한 자칭 콜라텍 관련 최고 전문가다. 은퇴 이후엔 콜라텍과 관련해 조언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 '콜라텍 코치'라는 직업도 새로 만들었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 삼아 춤을 추러 갔다가 콜라텍에 푹 빠졌다. 노년기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이 춤이라고 생각한다. 콜라텍에서 일어나는 사랑, 이별 등 에피소드는 물론 누군가 콜라텍을 운영한다고 한다면 사업 팁까지 제공해줄 수 있다. 걱정근심이 사라지는 콜라텍의 매력에 다 함께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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