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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K뷰티 브랜드의 공통점은? "H&B에서 뜬 제품"

중앙일보 2019.12.03 05:00
지난달 29~30일 열린 2019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에서 관람객이 중소 뷰티 브랜드 닥터자르트 부스에 앉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CJ올리브영]

지난달 29~30일 열린 2019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에서 관람객이 중소 뷰티 브랜드 닥터자르트 부스에 앉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CJ올리브영]

잘나가는 K뷰티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스타 ‘약국 화장품’ K뷰티 인기 견인
H&B 화장품의 80% 중소·중견 기업
화장품 유통 플랫폼-스타 상품으로 상생

 
지난달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 등을 보유한 해브앤비가 에스티 로더에 11억 달러(약 1조3000억원)에 매각되는 ‘대박’을 터뜨리며 화제를 모았다. 에스티 로더가 아시아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해 포트폴리오에 추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창업해 약국 화장품으로 유명해진 이 회사의 기업 가치는 17억 달러(약 1조9000억원)로 평가됐다. 그만큼 한국산 화장품, 한국식 화장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얘기다. 에스티 로더는 자사의 기초 스킨케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4월엔 한국의 패션 및 메이크업회사인 난다(브랜드 스타일난다)를 로레알그룹이 인수했다. 로레알은 난다의 지분 100%를 약 600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류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엔 이 회사의 쓰리컨셉아이즈(3CE) 브랜드의 중국 성적이 좋아 화장품 중심 사업을 전개해왔다. 브랜드 AHC를 운영하는 카버코리아는 2017년 글로벌 화장품 기업 유니레버(도브, 바셀린 등을 보유)에 3조5000억원에 인수되기도 했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모두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H&B가 신규 화장품 브랜드 소개 플랫폼으로 기능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경쟁력도 올라갔다. 대기업의 메가 브랜드보다 유통망이 약했던 중소브랜드도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한국 화장품 소매 시장은 5조60000 억원에 달하고(2018년 기준) 이 중 2조 4000억원이 H&B 스토어에서 팔린다.  
한국 화장품 판매점 시장 규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국 화장품 판매점 시장 규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톡톡 튀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활약으로 글로벌 뷰티 업계에서 K뷰티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이다. 한국산 화장품, 관리법인 K뷰티는 일반 뷰티 트렌드와 구분되는 고유한 트렌드로 인정받는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지난달 발표한 ‘2019 뷰티 서베이’에 따르면 세계 화장품 소비자의 26.8%(중복응답 가능)는 K뷰티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J뷰티(일본 화장품ㆍ21.9%), C뷰티(중국화장품ㆍ11.6%) 인지도를 앞지른 것이다. 
올리브영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주요 브랜드와 인기 상품을 모아 둔 '2019 올리브영 어워즈 수상 상품 존. [사진 CJ올리브영}

올리브영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주요 브랜드와 인기 상품을 모아 둔 '2019 올리브영 어워즈 수상 상품 존. [사진 CJ올리브영}

홍희정 유로모니터 코리아 뷰티 앤드 패션 부문 수석 연구원은 “순위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소비자가 K뷰티의 어떤 특성에 반응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K뷰티의 주요 특성으로 떠오르는 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3.4%가 ‘(한국만의) 특징적인 뷰티 문화나 뷰티 습관’이라고 답했다. 이어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는 뷰티 제품ㆍ콘셉트’가 36.0%, ‘혁신적인 제품 형태ㆍ콘셉트’가 35.3%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한국 화장품 등 뷰티 관련 제품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인식이 글로벌 화장품 기업이 한국 중소 브랜드를 거액에 모셔가는 주된 이유다. 
2019 유로모니터 뷰티 서베이 결과.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2019 유로모니터 뷰티 서베이 결과.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H&B 시장에서 점유율 75%를 차지하는 올리브영(점포 수 1233개)의 경우 취급 브랜드 중에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화장품 브랜드가 80%를 차지한다. 올리브영은 ‘레스 머니 모어 뷰티(Less money, More beauty)’라는 가성비 가치를 강조하면서 신생 브랜드 키우기에 노력해왔다. 이들이 H&B 매출을 견인하는 대표 상품으로 등극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윈-윈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2019년 상반기 H&B 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2019년 상반기 H&B 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실제로 지난 상반기 H&B 3사의 매출 1~10위 판매 제품은 중소 브랜드 화장품으로 채워졌다. 올리브영의 경우 7개, 랄라블라(점포 수 150개)는 9개, 롭스(점포 수 150개)는 5개가 중소 화장품사 브랜드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지금의 K뷰티 열풍을 주도하는 닥터자르트, 메디힐, 투쿨포스쿨 등과 같은 중소 브랜드의 비약적 성장의 배경에는 H&B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소 뷰티 브랜드가 중요해지면서 H&B는 협력사 모시기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CJ올리브영은 11월 29~30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S-Factory) D동에서 이들 브랜드의 무대인 뷰티 컨벤션 행사 ‘2019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를 개최했다. 2014년부터 ‘올리브영 어워즈’를 해왔지만, 올해는 20주년 기념행사와 맞물려 축제 형태로 진행했다. 소비자도 참가하는 행사지만, 주인공은 지난해 올리브영에서 잘 팔린 중소 K 뷰티 브랜드 제품이다.  
 
‘더 저니 투 리얼 뷰티(THE JOURNEY TO REAL BEAUTY)’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의 핵심 이벤트는 구매 데이터 1억 건을 분석해 엄선한 23개 부문의 92개 히트상품을 공개와 시상식이었다. 92개 히트 상품 중 절반 이상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신진 브랜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뷰티 시장의 모습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롭스도 지난달 15일 올 한 해를 빛낸 브랜드를 선정해 시상하고, 파트너사와의 동반 성장을 약속하는 ‘2019 롭스 LOVE H&B AWARDS’를 개최했다. 2019년을 함께 한 브랜드 중 우수 협력사를 선정해 시상하고, 협력사와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행사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9개 부문, 총 23개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랄라블라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브랜드의 육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월 헬스&뷰티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 발굴 및 양성을 목적으로 ‘같이! 같이!’ 프로그램을 출범하고, 유망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매년 10개 이상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한다는 목표로, 제품의 생산, 유통, 자금운용과 지원, 경영 컨설팅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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