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사태 뒤 수입량 50% 회복

중앙일보 2019.12.03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서울 한 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코너. [연합뉴스]

서울 한 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코너. [연합뉴스]

올해 들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2008년 ‘광우병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전체 쇠고기 수입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우려가 사그라든 데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가격도 싸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미 FTA로 값 싸지고 판촉 강화
호주·뉴질랜드산 밀어내고 1위

2일 한국무역협회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0만903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만3685t)보다 7.9% 늘었다. 1∼10월 기준으로 따지면 연간 수입량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던 2003년(20만8636t)보다도 더 많다.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16년 만에 신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광우병 사태’가 한창이던 2008년(3만2446t)과 비교하면 올해는 수입량이 7배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금액 기준으로도 미국산은 10월 말까지 15억4242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억9684만 달러)보다 10.4%나 늘었다. 연간 수입액은 2016년 이후 4년 연속 최고치 달성이 확실시된다.
 
특히 10월 말까지 한국의 전체 쇠고기 수입량(41만5112t)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50.4%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이 확인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되기 직전인 2003년(68.3%) 이후 처음 50%를 넘어선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미국산 쇠고기 수입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반면 광우병 사태로 반사이익을 누렸던 호주산과 뉴질랜드산은 올해 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10월 말까지 호주산 수입량은 17만582t으로, 1년 전(17만7100t)보다 1.1% 줄었고, 뉴질랜드산은 1만8371t으로 13.5% 감소했다. 호주산 쇠고기는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산을 제치고 13년간 수입량 1위를 차지했으나 이후 미국산 쇠고기에 자리를 내줬다.
 
이는 미국산이 한·미 FTA에 따라 가격이 낮아진 데다, 미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지면서 대형 마트를 중심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미 FTA가 한·호주 FTA보다 몇 년 앞서 발효되면서 관세율 인하의 시차가 가격 격차로 나타난 게 영향을 미쳤다”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우려도 적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94년 이후 수입물량 1위 자리를 지키던 미국산 쇠고기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2003년 이후 수입이 금지됐다. 2008년 다시 수입이 이뤄졌으나, 당시 대규모 반대 촛불시위가 열리는 등 한동안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손해용·박수련 기자 sohn.yo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