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복지부 “성남 피해 아동 마음 헤아리지 못한 박장관 발언 죄송”

중앙일보 2019.12.02 19:28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중원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의혹과 관련,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이 입길에 오르자 복지부가 사과하고 나섰다.
 
앞서 박 장관은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남 사건과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이들의 성은 보는 시각에 따라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성남 중원구가 지역구인 신상진(자유한국당) 의원이 사건 관련 복지부 대응 상황을 묻자 “사실을 좀 더 확인해야 된다”면서도 “어른들이 보는 관점에서의 ‘성폭행’으로 보면 안 된다.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는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는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실 확인 이후에 전문가 의견을 좀 더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가해자를 두둔하는 것이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또래 아이를 기르는 부모들의 분노가 컸다. 6세 딸을 둔 주부 강모(32ㆍ경기 안양시)씨는 “어떻게 이런 사건을 두고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로운 모습’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건지 화가 난다. 복지부 장관이 왜 가해자를 감싸는 듯 말을 하는건가. 피해를 당한 아이 생각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맘스홀릭 베이비 등 육아 커뮤니티에도 화난 부모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논란이 이어지자 복지부는 이날 오후 7시 부처 차원에서 보도설명자료를 냈다. 복지부는 “성남시 소재 어린이집 재원 아동 성 관련 사건과 관련하여 12월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의 복지부장관 발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장관의 견해가 아닌, 아동의 발달에 대한 전문가의 일반적인 의견을 인용한 것이며, 사실관계 확인 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피해 아동과 부모, 그리고 사건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국민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발언으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복지부는 빠르게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성남시와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 아동 관련 교수 등으로 구성된 전문기관 협의체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피해 아동의 보호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더불어 추후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관련 부처와 적극 협조하겠다”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성남시 어린이집 성폭력 의혹은 피해를 당한 여자 어린이(5) 부모가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피해 어린이 부모가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피해 어린이 부모는 “딸아이가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같은 반 또래 아동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지만 만 5세에게는 아무런 법이 적용되지 않아 부모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매일 지옥 속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진행한 자체 조사에 따르면 문제가 된 어린이집에는 위법 사항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어린이집 CCTV를 부모 입회하에 3차례 봤고,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서도 현장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어린이집 내 아동에게 해야 하는 8시간 성폭력 예방 교육도 지킨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의 관리 소홀에 대해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CCTV 분석 결과 교사가 가해 사실을 보고도 방임한 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가해 아동은 사건 확인 이틀 뒤인 지난달 6일 이미 퇴소했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