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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66% 감소한 현대제철, 명예퇴직 받는다

중앙일보 2019.12.02 15:17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연합뉴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연합뉴스]

현대제철이 만 53세 이상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다. 신청자에게는 3년 치 월급을 주기로 하면서 '금융권급'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금융권처럼' 3년치 월급 제공...인건비 절감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은 사무직원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명목이다. 이들의 연봉이 1억원이 넘는다는 점에서 '인건비 절감'이라는 이유도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말까지 만 53세 이상(1966년 이전 출생자)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신청받는다. 심사를 통과한 신청자에 대해서는 3년 치 기본급과 기본급의 250%에 달하는 성과급, 일시 위로금 250만원이 지급된다. 자녀 1인당 1000만원의 교육비도 지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 3공장. [연합뉴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 3공장. [연합뉴스]

법정퇴직금 외에 기본급의 3년 치(36개월)를 별도로 주는 것에 대해서 업계에선 금융권의 명예 퇴직금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대상자는 노동조합원이 아닌 '화이트칼라'다. 
 
이들은 만 58세가 되면 임금피크제를 3년 간 선택할 수 있다. 임피에 들어 가기 전, 좀 더 이른 나이에 명예퇴직을 선택하도록 회사가 유도하는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명예퇴직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시행하는 것"이라며 "'전직지원프로그램'으로 재활을 돕도록 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이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업황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6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4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6% 줄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3분기 일시적인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하다가 올 3분기 들어 실적이 나빠졌다.
 
자동차용으로 쓰이는 열연 강판. [사진 현대제철]

자동차용으로 쓰이는 열연 강판. [사진 현대제철]

현대제철의 실적악화는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 자동차 강판 가격 인상을 놓고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자동차와 협상하고 있지만, 현재 답보상태다. 현대·기아차는 가격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강판 가격을 t당 3만원 이상 올려야 3분기 원가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협상 상대가 현대·기아차인 만큼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기 어렵다.
 
현대·기아차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점도 작용했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국내 신용평가 3사(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는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내렸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연합뉴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연합뉴스]

현대·기아차의 악화한 수익성을 현대제철이 떠안는 구조다. 인건비를 명예퇴직을 통해 단기간 재무제표에 반영해 장기적으로는 이를 절감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포스코는 국내 한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일부 자동차 강판 가격을 t당 2만~3만 원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조선용 후판과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올리지 못해 이 요인으로 3분기에만 1389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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