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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하명 의혹 키맨의 죽음, 그리고 그가 남긴 자필 메모 9장

중앙일보 2019.12.02 13:51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출신 검찰 수사관 사망   [연합뉴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출신 검찰 수사관 사망 [연합뉴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별동대'로 지목됐던 A수사관이 숨지면서 수사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사건의 내용을 가장 잘 아는 핵심 인물로 꼽혀왔다. 검찰은 해당 수사관에 대한 조사를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연결 고리로 봤다고 한다.   
 

檢, 이른바 ‘특수관계팀’부터 소환할까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산하 별도 특별감찰반(민정 특감반) 소속 직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을 검토 중이다. 특히 숨진 A수사관과 함께 이른바 ‘백원우 별동대’에서 근무했던 경찰 소속 B총경 등을 필두로 한 특감반원들의 줄소환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백 전 비서관도 검찰의 고강도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중앙포토]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중앙포토]

檢 수사 향방, 민정 특감반 어디까지 개입했나

 
검찰의 수사포인트 중 하나는 첩보 문건의 출처다. A수사관이 '키맨'으로 떠오른 이유도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발한 '청와대발 범죄 첩보 문건' 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서다. 청와대 민정 특감반이 첩보를 만들었다면 야당 정치인인 김 전 시장에 대한 불법 민간인 사찰을 통한 선거개입이라는 혐의를 물을 수 있다. 애초 첩보 생산에 관여한 게 없다는 청와대의 그동안 해명과도 전면 배치된다. 공직선거법 위반은 물론 직권남용에 해당할 소지도 크다. 
 
첩보가 이첩된 이후 백 전 비서관이 민정 특감반을 통해 김 전 시장 수사 상황을 보고받았는지 여부도 검찰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최근 전직 특감반과 울산지방경찰청 관계자 등으로부터 “당시 청와대 직원이 김 전 시장 관련 수사 진척 상황을 챙겼다. 2명 중 1명은 특히 백 전 비서관이 내린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전 시장은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이자 국회의원 출신의 정치인으로 대통령의 임명 여부나 대통령과의 관계 등에서 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김기현 전 울산광역시장(왼쪽)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6월 실시된 울산광역시장 선거에 대해 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전 울산광역시장(왼쪽)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6월 실시된 울산광역시장 선거에 대해 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검찰은 A수사관이 숨진 지난 1일 오후 6시 그를 불러 첩보를 직접 만들었는지에 대해 물어볼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A수사관이 이날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과거 진술을 번복·해명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을거란 분석도 나온다. 그는 올초 "김 전 시장 관련 수사와 관련해 울산에 내려간 적이 없다"는 취지로 울산지검에 진술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29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민정비서관실 소속 감찰반원이 지방선거 직전 울산에 내려간 사실' 자체는 시인한 바 있다.

 
한편 수사 당국은 직권남용 사법처리 대상이 아닌 A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일 "고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문도 없도록 밝히는 한편, 이와 관련한 의혹 전반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수사관이 숨진채 발견된 지인의 사무실에서는 ‘(윤석열) 총장님께 죄송하다’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 등이 담긴 A4 9장 분량의 자필 메모가 발견됐다.
 

‘백원우 별동대’ 는 

 
A수사관은 경찰대 출신 B총경과 함께 백 전 비서관 아래에서 ‘별동대’로 활동했다. 이들은 민정비서관실 소속 감찰반원 6명 가운데 친‧인척관리팀과는 별도로 자신들만의 사무실을 두고 다양한 인사를 접촉하면서 백 비서관의 각종 지시 사항을 이행했다고 알려졌다. 이른바 ‘특수관계팀’이라고도 불렸다. ‘버닝썬 경찰총장’으로 알려진 윤모 총경(당시 행정관) 역시 당시 민정비서관실에 근무하며 별도의 특감반 업무에 관여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날 "민정비서관실 업무와 관련된 과도한 오해와 억측이 고인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게 아닌지 숙고하고 있다"며 "당시 특수관계인 담당을 했던 두 분은 대통령 비서실 직제령 등 법과 원칙 따라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김수민‧정진호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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