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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시설 철거 안하면 폭파? 北 "모종의 조치" 최후 통첩

중앙일보 2019.12.02 11:59
금강산 지역의 남측 시설물을 철거하라는 요구에 나선 북한이 시설물 철수에 남측이 호응하지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철거 또는 폭파를 암시하는 최후 통첩을 보낸 것으로 2일 파악됐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달 1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단호한 조치’를 언급했다”며 “이어 최근 통지문을 통해 일정 시한까지 철거를 요구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 모종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귀띔했다.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이 통보한 시한이나, ‘조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달 15일 조선중앙통신에 “(남측이)국가적인 관광지구 개발계획 추진에 장애를 조성한다면 부득불 단호한 조치가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남측에) 통고했다”고 밝힌 적이 있어, 북한이 일부 시설에 대한 폭파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월 23일 보도했다. [사진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월 23일 보도했다. [사진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최근 대남 통지문 통해 최후 통첩
"국가계획 완수 위해 '단호한 조치'"
'제재로 남북협력 사업 폭파' 염두?

북한은 지난 10월 23일 김정일 국무원장이 “남측 시설물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한 직후 “남측과 합의를 통해 철거”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남측이 실무회담 등 관광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거나 공동점검단을 운영하자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북한은 얼굴을 볼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실무회담을 거절한 채 ‘무조건 철거’를 고수하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현재 남북간의 입장차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최근 통지문을 보낸 건 시설물 폭파 카드를 통해 남측이 스스로 철거하라는 식으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남측이 호응하지 않을 경우 실제 폭파에 나설 경우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유지했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상징이 폭발했다는 식의 시위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정부는 폭파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일부 철수를 검토중이라고 한다. 김 장관은 이날 “북한은 일관되게 (시설물을)철거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금강산 관광이 11년동안 중단돼 (시설물 노후화가 심각하기에) 정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우리도 공감을 하는데 까지 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강산 관광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숙소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컨테이너를 임시 숙소로 사용한 적이 있다. 금강산 지역에 340개 정도 있다”며 “그 동안에 중단되고 나서 관리가 되지 못하다 보니 여러가지 차원에서 방치돼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컨테이너 숙소를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중임을 시사한 것이다. 다른 당국자는 “금강산 지역에 온정각이나 온천장, 교예극장 등 다양한 시설들이 있지만 철거해 오더라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우선 컨테이너 등을 철거하며 북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간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북측의 철거 요구가 워낙 강한 상황에서 폭발을 막고, 마지막 순간까지 북한과 금강산 관광 재개 방안을 협의하는 시도를 해보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정부가 창의적 해법을 마련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미국을 설득하고는 있지만 대북제재를 전면적으로 해제하라는 북한의 입장과 차이를 보이는 데다, 북한이 이미 중국이나 러시아 등을 상대로 자체적으로 관광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나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에서 헌법보다 우선하는 김 위원장이 직접 현장에서 지시를 내린 이상 김 위원장 스스로 거둬들이지 않는다면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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