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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터널증후군은 키보드병? 블루칼라가 화이트칼라 1.8배

중앙일보 2019.12.02 05:00
키보드를 오래 치는 등 손목을 반복된 자세로 활용하면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중앙포토]

키보드를 오래 치는 등 손목을 반복된 자세로 활용하면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중앙포토]

키보드를 오랫동안 두드리는 사람들은 손가락이 저릿해지거나 손목이 뻐근해질 때가 종종 있다. 손목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함에 따라 손가락 등에 통증이 생기는 병을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현대인의 질병으로 불리는 손목터널증후군은 '화이트칼라'(사무 근로자)보다 '블루칼라'(육체 근로자)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마트폰·컴퓨터 사용보다 반복적인 육체노동이 손목 건강을 해치기 쉽다는 의미다. 김영기 양산부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은 2008~2015년 건강보험공단ㆍ고용보험공단 통계를 바탕으로 남녀 근로자 27만8624명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김영기 교수팀, 남녀 근로자 27만여명 분석
증후군 환자 비율, 여성이 남성의 두 배 이상

블루칼라 근로자 발병률, 화이트칼라 1.8배
식품 가공업 종사자 '5명 중 1명' 환자 분류

연구팀은 손목터널증후군 발병률을 성별과 직업군 별로 살펴봤다. 그 결과 인구 10만명당 증후군 환자 비율은 여성이 4572명으로 남성(1798명)의 두 배 이상이었다. 일반적으로 이 병이 남성보다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들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직업군 별로는 블루칼라 근로자 10만명당 환자 3247명이 나오면서 화이트칼라(1824명)의 1.8배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블루칼라 근로자가 힘을 필요로 하거나 손을 반복적으로 쓰는 등 손목에 더 큰 부담이 가는 업무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근하는 직장인의 행렬. 화이트칼라보다 블루칼라에서 상대적으로 손목터널증후군 위험이 컸다. [중앙포토]

출근하는 직장인의 행렬. 화이트칼라보다 블루칼라에서 상대적으로 손목터널증후군 위험이 컸다. [중앙포토]

블루칼라ㆍ화이트칼라 내에서도 종사하는 업종에 따라 발병률이 크게 갈렸다. 연구팀은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국고용직업분류'에 따라 근로자 업종을 240개로 나눴다. 블루칼라 중에선 식품 가공업 종사자 5명 중 1명꼴(10만명당 1만9984명)로 손목터널증후군이 발병했다. 정육원이나 김치 제조 종사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숙박ㆍ여행ㆍ오락ㆍ스포츠 분야 관리자(호텔 직원, 놀이기구 진행요원 등)와 환경ㆍ청소ㆍ경비 관련 단순 종사자가 뒤를 이었다. 다만 여성은 농업ㆍ임업ㆍ어업 단순 종사자에서 10만명당 3만3118명으로 발병률이 가장 높았다.
 
화이트칼라 중에선 사회복지ㆍ상담 전문가 계통의 발병률이 10만명당 7444명으로 가장 높았다. 사회복지사와 상담심리사 등이 손목터널증후군에 많이 노출돼있다는 의미다. 그 뒤엔 제조업체 사무원(5764명), 사서(5130명) 순이었다. 다만 남성은 금융ㆍ보험업 사무원이 최다 발병률(5088명)을 기록해 여성과 차이를 보였다. 
 
김 교수팀 연구는 국내 거의 모든 업종의 손목터널증후군 위험도 차이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다만 더 들어가서 세부 직업별로 증후군 위험을 살펴보는 건 앞으로의 과제로 남았다. 이번 논문은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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