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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구속시킨 ‘경찰 저승사자’ 황운하 수사팀 합류했다

중앙일보 2019.12.02 05:00 종합 5면 지면보기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

 
검찰이 황운하 대정지방경찰청장(전 울산지방경찰청장) 관련 수사에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구속했던 울산지검 공공수사부 부장검사 등을 투입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 ‘경찰 잡는 저승사자’가 황운하 수사팀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향후 검찰은 황 청장이 청와대의 하명을 받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낙선을 위해 먼지털기식 수사를 벌였는지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파헤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상현 울산지검 부장검사 서울행
황운하 “검찰 수사로 명퇴 좌절돼”

 

檢 ‘황운하’ 수사에 ‘경찰 저승사자’ 투입  

 

검찰 등에 따르면 이상현(45‧사법연수원33기) 울산지검 공공수사부장검사를 포함한 소속 검사 3명이 최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합류했다. 청와대가 선거개입을 위해 수사기관을 이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기문란에 해당할 정도로 사안의 폭발력이 큰 만큼 사건을 직접 수사하던 이들이 인수인계를 해주는 게 맞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서울로 올라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에서 재배당된 황 청장 사건의 자료 검토 등을 돕고 있다고 한다. 앞서 김 전 시장측은 경찰이 수사를 통해 선거에 개입했다며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선거개입) 혐의 등으로 황 청장을 고발했다.
 
강신명(왼쪽)·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나오고 있다. 최정동 기자

강신명(왼쪽)·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나오고 있다. 최정동 기자

 

이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에서 부부장검사로 근무하던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경찰 총수인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구속한 바 있다. 이 부장검사는 이후 부부장검사에서 울산지검 공공수사부장검사로 승진 이동했다. 이 부장검사는 울산지방경찰청으로부터 첩보 원본 등의 핵심 자료를 인계받는데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울산시장 압수수색 직전, 靑에 사전보고…위법일까

 

이런 가운데 검찰은 경찰이 김 전 시장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을 청와대에 사전보고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자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검찰은 경찰이 청와대에 보고한 ‘압수수색 예정 보고’ 관련 자료를 확보해 위법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고 한다. 검찰이 확보한 자료에는 압수수색 당일 경찰이 청와대에 '오늘 오후 압수수색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보고한 내용도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 29일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압수수색 20분 전에 보고받았다”고 사전에 보고받은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29일 국회에서 열렸다. 노영민 비서실장이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29일 국회에서 열렸다. 노영민 비서실장이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그러나 검찰은 '오늘 오후'라는 문구가 적시된 만큼 20분보다 이전에 보고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있다. 경찰이 청와대에 수사의 ‘밀행성(수사 대상이 수사 사실을 몰라야 한다는 원칙)'이 요구되는 사항까지 일일이 보고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압수수색 계획을 사전에 알려주는 것은 공무상비밀누설에 해당하는 불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에 보고를 요구하는 등 수사에 관여했다면 해당 청와대 관계자들은 직권남용이 적용될 가능성도 크다. 검찰은 이런 정황으로 미뤄 사실상 청와대가 수사에 개입한 것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고 한다.  
 

검찰 수사 쟁점은 ➀ 누가 ➁ 어떻게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연합뉴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연합뉴스]

 
앞으로 검찰 수사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김 전 시장과 관련된 첩보를 제공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히는지에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당 등의 요청을 받고 첩보를 접수해 경찰에 넘겼다면 선거개입 목적의 '청부수사'에 해당할 수 있고 정보기관의 보고를 받았거나 청와대 직원이 첩보를 직접 생산한 경우라면 야당 정치인인 김 전 시장에 대한 불법 민간인 사찰을 통한 선거개입이라는 혐의를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첩보 이첩 과정이 통상 경우에 비춰 ‘정상적’이었는지를 따지는 것도 수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지방선거를 전후한 시기에 선출직과 관련한 비리 첩보가 이런 경로로 전달된 것은 김 전 시장밖에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을 토대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사실상 야당 광역단체장 후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유도하는 ‘하명 수사’를 지시했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수민‧김기정·정진호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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