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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노인 일자리, 10만개 더 늘린다

중앙일보 2019.12.02 00:05 종합 1면 지면보기
한 노인이 노인일자리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 노인이 노인일자리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중앙포토]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올해 64만 개에서 내년에 74만 개로 16% 늘어난다. 그동안 노인 일자리 사업은 일자리 ‘통계 착시’를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청년 일자리는 정체 상태인데, 정부가 예산을 활용한 일자리 늘리기에만 골몰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1조 투입 64만→74만개 추진
정부 “노인 빈곤·우울증 완화 대책”

보건복지부는 2~13일 내년도 노인 일자리, 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1일 밝혔다. 60세 또는 65세 이상이 신청할 수 있다. 예산(국비 기준)이 올해 9228억원(추가경정예산 포함)에서 1조1991억원으로 30% 늘어난다. 보육시설 돌봄 지원 등의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월 평균 65만원)에 기초연금 수령자만 참여할 수 있으나 내년에는 이런 제한이 없어져 참여 신청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추경을 편성할 가능성이 크다. 이상희 복지부 노인지원과장은 “높은 노인 빈곤율과 급속한 고령화를 감안해 노인 일자리를 늘렸다”고 말했다.
 
내년 노인 일자리의 77.4%인 57만3000개가 쓰레기 줍기, 학교 급식 지원 등의 공공형 ‘허드레 일자리’다. 월 10~30시간 참여하고 10만~27만원을 받는다. 1인당 최대 참여기간을 연 9개월에서 12개월로 늘려 내년 1월부터 바로 참여할 수 있다. 생계난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한겨울에 길거리로 나설 수도 있다.
 
“세금으로 노인 일자리 늘리는 건 한계”
노인 일자리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49만6000개에서 3년 만에 74만 개로 49% 급증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면서 주요 정책의 하나가 됐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60세 이상 일자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만8000개 늘었다. 전체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반면에 20~34세 청년 취업자는 지난해 말 619만여 명에서 올 10월 630만여 명으로 다소 느는 데 그쳤다. 일부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 지원 사업인 청년내일채움공제 같은 정부 예산 투자의 효과다. 시장에서 청년 일자리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지난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간담회에 참여한 청년들이 “질 좋은 (청년) 일자리는 줄고 노인 단기 일자리만 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빈곤율 완화, 우울증 경감에 일부 효과가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정적 면을 걱정한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생산성이 떨어지고 단기 위주인 노인 일자리를 세금으로 계속 늘려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민간 부문 고용 규제를 풀어 노인 일자리가 자연스레 늘도록 유도하고, 예산을 40대 이하로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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