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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골이 바꾼 운명, 전북 현대 K리그 우승

중앙일보 2019.12.02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전북 현대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현대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성의 기적’.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올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연출했다.

최종전서 전북 1-0 승 울산 1-4 패
승점 79점 같지만 다득점서 1점 차
2017~19년 3연속 우승, 통산 7번째
울산 2013년 이어 또 ‘포항의 저주’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8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손준호(27)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강원 FC에 1-0으로 이겼다. 이 한 골에 올 시즌 내내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인 전북과 울산 현대의 운명이 바뀌었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시즌 승점을 79점으로 끌어올렸다. 
 
같은 시각, 울산은 포항 스틸러스에 1-4로 대패했다.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서 승점 79점에 발이 묶였다. 전북과 동률. 승점이 같을 경우 다득점으로 순위를 따진다. 전북 72골, 울산 71골. 다득점에서 1골 차로 전북이 역전 우승했다. K리그 3연속 우승이자 통산 7번째 우승이다.
 
전북의 기적을 이끈 이날 경기의 유일한 골은 전반 39분 터졌다. 전북은 강원 위험지역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이승기(31)가 공을 띄웠고, 정면에 있던 손준호가 공의 방향만 살짝 바꾸는 감각적인 헤딩슛으로 강원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먼저 경기를 마친 뒤 초조한 표정으로 울산-포항전 결과를 기다리던 전북 선수단은 우승 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서로 얼싸안고 환호했다. 관중석을 녹색 물결로 메운 전북 홈 관중의 함성이 더해지며 그라운드 안팎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1-0 승리의 결승골을 넣고 기뻐하는 전북 손준호(가운데). [연합뉴스]

1-0 승리의 결승골을 넣고 기뻐하는 전북 손준호(가운데). [연합뉴스]

 
조세 모라이스(54·포르투갈) 전북 감독은 “한국에 건너온 이후 제일 기쁜 날”이라며 “우리의 몫만 잘 해내면 무조건 기적이 일어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경기장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목표로 정한 ‘트레블(정규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3관왕)’에서 조금씩 멀어져 갈 때마다 힘들었지만, K리그 3연패라는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겨 기쁘다. 내년에는 나 자신도 전북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2005년 이후 1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 울산은 ‘포항의 저주’를 극복하지 못했다. 0-0이던 전반 27분에는 수비수 윤영선(31)이, 포항에 1-2로 끌려가던 후반 43분에는 골키퍼 김승규(29)의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울산 쪽 위험지역 근처에서 실수로 상대에게 공을 뺏겼고, 실수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포항에 1-4로 져 우승이 좌절되자 주저앉은 울산 선수. [연합뉴스]

포항에 1-4로 져 우승이 좌절되자 주저앉은 울산 선수. [연합뉴스]

 
울산은 2013년에도 리그 최종전에서 포항에 덜미를 잡혀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6년 만에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포항과 맞붙었지만, 악몽은 재현됐다. 경기 날짜(12월1일)도, 장소(울산 홈)도, 조건(무승부 이상이면 우승)도 6년 전과 같았다.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출전권이 걸린 3위 싸움에서는 FC서울이 웃었다. 1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서울은 대구 FC와 0-0으로 비겼다. 승점 56점의 서울은 55점의 대구를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3위에 올랐고,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서울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건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파이널B(7~12위) K리그1 생존 경쟁에선 ‘잔류왕’ 인천 유나이티드가 웃었다. 인천은 지난달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기에서 경남 FC와 0-0으로 비겼다. 승점 34점의 인천은 33점의 경남을 따돌리고 10위를 차지, 강등권(11, 12위)을 벗어났다.
 
프로축구 K리그1 그룹A 최종 순위

프로축구 K리그1 그룹A 최종 순위

 
인천 서포터스는 경기 후 “어려운 싸움에서 승리한 유상철(48) 인천 감독이 더 큰 싸움에서도 이기길 기원한다”며 “남은 약속 하나도 꼭 지켜달라”고 외쳤다. 유 감독은 지난달 19일 췌장암 4기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경기 후 헹가래를 받은 유 감독은 “어떤 기적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팬들과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K리그1에 승격한 경남은 올해 11위에 그쳐 강등 위기에 몰렸다.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건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K리그2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부산 아이파크와 5, 8일 K리그1의 남은 한 자리를 놓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맞붙는다.
 
울산=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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