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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인사이드] 바다 건너 세계로 뻗어가는 중국군 능력 얼마나 커지나

중앙일보 2019.11.30 11:00

Focus 인사이드

 
지난달 2일 중국 창건 70주 열병식에서 행진하는 중국군 [사진=Xinhua/Liu Dawei=연합뉴스]

지난달 2일 중국 창건 70주 열병식에서 행진하는 중국군 [사진=Xinhua/Liu Dawei=연합뉴스]

 

'대만의 중국군 연례회의' 중계 ①
'중국몽'에 중국군 능력 확대 필요
해외 중국인 보호 등 다양한 임무
상륙전·등 장거리 작전 능력 확대

중국군이 최근 들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지역군벌 위주에 부패하고 무거운 군대에서 싸울 수 있는 합동군으로 개혁한 데 이어 전투기능을 현대화하고 있다. 중국군은 2050년엔 미군을 능가하는 초일류 군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가장 관심이 많은 나라는 대만과 미국이다. 중국군의 확장과 현대화는 앞으로 한국에도 큰 위협이다.
 
필자는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대만의 중화민국고등정책연구협회(CAPS)가 주관하는 중국군 연례회의를 다녀왔다.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열린 이 회의에는 중국 군사 전문가들이 다수 참석하기 때문에 중국 군사 연구의 최신 동향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매년 연례적으로 열리는 이 회의는 올해로 30번째다. 항공료를 포함, 회의에 쓰이는 예산이 엄청나다. 그만큼 대만의 입장에서는 중국군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군 침입에 대비한 대만군 특수부대의 훈련 모습. [AP=연합뉴스]

중국군 침입에 대비한 대만군 특수부대의 훈련 모습. [AP=연합뉴스]

 

회의 주제는 중국군의 해외 작전능력이었다. 독트린(작전술)ㆍ군수지원ㆍ군사훈련과 같은 기본 역량뿐 아니라 사이버 위협ㆍ해군과 공군의 ISR(정보ㆍ 감시ㆍ정찰) 능력ㆍ군수기술 발전ㆍ합동정보작전(지휘ㆍ통제) 등과 같은 구체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과거에도 유사한 주제를 다룬 적이 있었는데, 중국군의 투사(해외로 군사력을 보내는 것) 및 지속 능력과 같은 하드웨어, 그리고 원거리 훈련과 주변국과의 연합훈련 등이었다. 이번 회의에선 이러한 중국군의 능력을 총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지난달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천안문 광장에 도열한 중국군을 사열하고 있다. [사진=Xinhua/Li Tao=연합뉴스]

지난달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천안문 광장에 도열한 중국군을 사열하고 있다. [사진=Xinhua/Li Tao=연합뉴스]

 
중국은 국익이 대외적으로 확대되면서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보호할 이유가 생겼다. 이에 따라 중국군의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시진핑이 주장한 ‘중국몽’ 혹은 ‘일대일로’ 구상이다. 이를 위해선 원거리 작전능력의 확대가 필요하다.  
 
둘째, 중국의 국제적 역할과 활동 증가를 뒷받침할 군사력이 요구되고 있다. 여기엔 유엔 평화유지군(PKO)뿐 아니라 아덴만에서의 대해적작전, 리비아(2011년) 그리고 예멘(2015년)에서의 비전투원 후송작전(NEO) 등 종류가 다양하다.  
 
셋째, 중국의 국제적 역할 증대와 함께 미국과 같은 인도적 지원과 구난(HA/DR)을 확대해야 한다는 국내외적 요구가 있다.  
 
넷째, 외국에 체류하는 중국 국민의 보호다. 2015년 말리와 2018년 우간다에서 중국인과 그들의 투자 재산에 대한 공격이 있었다. 그때 시진핑 주석은 관영 언론을 통해 외국에서의 테러리즘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공언했다.
 
2017년 중국 인민해방군 동해함대 소속 지난함·빈저우함·닝보함 편대가 동중국해 해역에서 가상의 적 함대를 상대로 공군 조기경보기 및 전투기 등과 함께 실전적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제공=중국해군망]

2017년 중국 인민해방군 동해함대 소속 지난함·빈저우함·닝보함 편대가 동중국해 해역에서 가상의 적 함대를 상대로 공군 조기경보기 및 전투기 등과 함께 실전적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제공=중국해군망]

 
해외 작전능력 측면에서 현재 중국군은 해군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 해군이 운영 중인 뤼양 Ⅲ급(052D형) 구축함 9척, 장카이 Ⅱ급(054A형) 호위함 및 작년에 취역한 런하이급(055형) 순양함 등 27척이 핵심이다.  
 
‘해군 육전대’(해병대)는 2020년까지 약 7개 여단에 3만 명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지부티(Djibouti)에 해병대가 파견돼 있다.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에 약 1만 명의 해병대 병력이 중국 윈난성과 산둥반도에서 장거리 기동훈련을 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중국의 항공모함과 상륙함(LPD)이 장거리 작전에 투입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월 산둥성 칭다오 해군기지에서 열린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0주년 국제 관함식(해상 열병식)에서 구축함 시닝(西寧)함 승선에 앞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월 산둥성 칭다오 해군기지에서 열린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0주년 국제 관함식(해상 열병식)에서 구축함 시닝(西寧)함 승선에 앞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공군은 ‘전략 공군’을 표방하고 있으나 아직은 원거리 작전능력에 제한적이다. 원거리 수송 및 전략공수 능력의 주축은 제13 수송사단의 39연대인데 비행거리가 5000km인 노후한 Il-76 수송기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Y-20 대형 수송기나 AG-600 수상(水上) 수송기의 개발은 이런 능력을 보완하려는 노력 가운데 하나다.  
 
지상군은 대규모로 원거리 작전에 투입된 적이 없다. 그 이유는 지상군을 원거리 파병하려면 군수지원, 지휘·통제, 그리고 해당국이나 다국적군과의 협조 등 해ㆍ공군보다 훨씬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특수부대(SOF)의 경우 규모는 작아서 아덴만에서의 대해적작전ㆍ유엔 평화유지군ㆍ국경감시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군의 원거리 작전능력은 제한적이나마 분명히 개선되고 있다. 동시에 앞으로도 상당히 많은 도전과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첫째, 인원과 훈련의 문제다. 중국군이 다양하고 복잡한 해외 혹은 먼 바다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많지 않다. 그래서 중국의 관영언론이 선전ㆍ홍보하는 내용은 실제 현실보다 과장돼 있다.
 
2016년 7월 중국 쓰촨성 청두 인민해방군 공군 항공병 부대에 인도되는 윈(運)-20 곤붕(鯤鵬) 중국 전략수송기. 윈-20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에서 중국의 위기 대응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신화망]

2016년 7월 중국 쓰촨성 청두 인민해방군 공군 항공병 부대에 인도되는 윈(運)-20 곤붕(鯤鵬) 중국 전략수송기. 윈-20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에서 중국의 위기 대응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신화망]

 
둘째, 지휘·통제 및 협조 문제도 있다. 원거리 파견 부대에 대한 통신과 정책 결정은 어느 군이나 겪는 문제다. 그런데 중국군은 지상(예: 아프간 국경)과 해상(남중국해)에 이르는 국경부터 베이징에서 먼 지역에 있어 통제가 어렵다. 이런 문제로 중국은 2016년 중앙군사위원회 예하의 연합참모부(한국의 합동참모본부와 유사)가 ‘해외작전처’와 연근(聯合後勤)보장부대(군단급 지원부대)를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셋째, 군수지원과 기지문제다. 해 ㆍ공군력을 해외로 파견할 때엔 해외의 지원 시설이나 기지가 필수다. 중국이 파키스탄 ㆍ스리랑카 ㆍ캄보디아 항구 이용에 관심을 갖고 접촉하는 배경이다.
 
중국군이 원거리 작전능력을 키우면 우리 안보에도 반드시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중국군의 동향을 지속해서 추적하고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를 담당하는 북부전구(베이징 북쪽 지역과 산둥반도에 배치된 부대)의 주요 무기체계 배치 현황, 칭다오(靑島)에서 보하이(渤海)에 이르는 해역에서의 합동훈련 그리고 북부전구 부대의 원거리 작전 파견 등에 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중국군의 작전능력은 전략지원부대(SSF), 사이버 공격, 해·공군의 정보·감시·정찰(ISR)의 확대로 전투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중국이 스리랑카에 공여한 함정이 스리랑카 콜롬보 항구에 도착했다. [사진=Xinhua=연합뉴스]

지난 7월 중국이 스리랑카에 공여한 함정이 스리랑카 콜롬보 항구에 도착했다. [사진=Xinhua=연합뉴스]

  

이와 함께 이번에 중국군 분석을 주관한 중화민국고등정책연구협회의 '중국군 연례회의'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

 
회의 구성부터 특이하다. 패널 구성은 미국인 20명 ㆍ대만인 8명 ㆍ스웨덴인 1명 ㆍ일본인 1명 그리고 한국인 1명 등으로 이루어졌다. 이처럼 미국 연구자가 많으면 논의 내용뿐 아니라 회의 운영도 미국이 압도하게 된다. 중국 군사 연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고, 내용상 워싱턴에서 하는 회의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미국인 중국 군사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우리는 어떤가. 상당수의 국제회의에는 미ㆍ일ㆍ중ㆍ러 학자들이 각각 1명씩 초청한다. 그러니 해당국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가 없다. 연구자 한 사람이 그 나라의 주요 의견을 모두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회의 포맷도 특이하다. 필자는 토론을 맡았는데 하나의 발표문에 대한 토론이 아니라 세션 전체 3∼4편을 한꺼번에 토론하는 형식이다. 토론해야 할 발표문을 합치면 100쪽이 넘는다. 토론은 2명이 하는데, 내용이 많으니 속사포처럼 쏴댄다.  
 
발표와 토론은 짧고, 청중에 배분된 시간이 무려 한 시간이다. 그래도 발언하겠다고 줄을 서 있다.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다. 필자는 1992년부터 회의에 참석했는데, 회의 운영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이 글은 채텀하우스 룰(회의 내용은 소개할 수 있으나 발언자는 밝히지 않는 원칙)에 따라 회의 내용만 언급했다. 회의 내용은 총 3회, 앞으로 두 번 더 연재할 예정이다.
 
김태호 한림대학교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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