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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넷플릭스 추천항목을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명작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런 추천작들은 기존에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 분석해서 제안되는 것인데 저에겐 보통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호러가 뜨는 편입니다. 오늘 소개할 <오버 더 가든 월 : 숨겨진 숲의 비밀>은 오랜기간 추천항목에 있었지만 전혀 눈여겨 보지 않다가 지인분의 강력 추천으로 보기 시작한 작품입니다

<숨겨진 숲의 비밀>의 한 장면  [사진 IMDb]

<숨겨진 숲의 비밀>의 한 장면 [사진 IMDb]

미국 카툰 네트워크에서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인 이 작품은 <이상한 바다의 플랩잭>과 <어드벤처 타임 제작>에 참여했던 패트릭 맥헤일이 총제작을 맡았고,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인 일라이저 우드가  주인공 워트의  목소리를 맡았으며 백 투 더 퓨쳐의 박사인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나무꾼 목소리를 맡은 생각외의 대작입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 역을 맡았던 일라이저 우드 [사진 IMDb]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 역을 맡았던 일라이저 우드 [사진 IMDb]

정말 신기하게도 이런 초호화 애니메이션이 키즈 콘텐츠 항목에 몰래 숨어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작품은 아동용 작품이 아닙니다. 넷플릭스에서도 특별한 홍보가 없었기에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만든 사람과  성우진만 보고 보기 시작했다가 정말 어머어마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작품입니다.

“불쌍한 것, 길을 잃었구나.”
이 애니메이션은 미지의 숲(Unknown)에서 길을 잃는 그렉(동생)과 워트(형)가 잡은 개구리의 이름에 대해서 난데없는 대화를 하며 시작합니다.  둘은 얼마후 수상한 나무꾼과 만나서 처음으로 숲을 지배하는 비스트에 대해서 듣게 되고 이 미지의 숲을 어서 벗어나야한다고 경고를 듣게 됩니다. 이후 워트와 그렉은 말하는 파랑새 비아트리스를 만나게 되고 비아트리스는 목초지에 사는 애들레이드라면 집으로 가는 길을 알 것이라면서 그들을 안내해줍니다.

<숨겨진 숲의 비밀>의 한 장면  [사진 IMDb]

<숨겨진 숲의 비밀>의 한 장면 [사진 IMDb]

그후 주인공인 워트와 그렉 형재는 각 화마다 숲을 지나 이상한 마을을 하나씩 거치게 되는데 거기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누가 보아도 평범하지 않습니다. 동물들은 사람처럼 말하고 기괴한 괴물들은 노래를 부릅니다. 언뜻보면 귀엽지만 다른면으론 기괴한 캐릭터들이 속속 등장해 밝은 상황에서도 전혀 밝지 않은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총 10화중 4화까지 보고 이 애니메이션의 장르가 뭔지 다시 찾아보니. ‘다크 판타지’라고 적혀있더군요.

<숨겨진 숲의 비밀>의 한 장면  [사진 IMDb]

<숨겨진 숲의 비밀>의 한 장면 [사진 IMDb]

우선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절대 아동용 콘텐츠가 아닙니다. 아마 아이들에게 보여줬다간 어두운 밤 악몽을 꿀지도 모르는 작품입니다. 분명 귀여운 캐릭터들과 흥겨운 노래가 어우러진 뮤지컬식 구성이지만 초반 1화부터 철저하게 음침하며 공포스럽고 기괴하고 무서운 작화가 같이 등장하며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는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한 화가 끝날 때쯤에나 이 애니메이션의 전체적인 실마리를 하나씩 던져줍니다. 말그대로 이 작품을 보는 관객은 주인공인 워트와 그렉 형제처럼 미로같은 숲을 지나며 밑도 끝도 없는 혼란을 경험하게 됩니다.

“진짜 어둠이 뭔지 알기는 하는가?!”
아마 이 애니메이션은 마지막까지 보는 분이 적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저도 그랬지만 4화까지 버티기 힘들고 6화쯤이 넘어가야 그제서 이 애니메이션에에 숨겨진 놀라운 이야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8화를 넘기며 앞서의 궁금증을 풀어줄 반전이 등장하기 때문에 취향이 맞지 않는 분들에겐 어쩌면 이 과정이 고문같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숨겨진 숲의 비밀>의 한 장면  [사진 IMDb]

<숨겨진 숲의 비밀>의 한 장면 [사진 IMDb]

특히 7화쯤 등장하는 마녀 휘스퍼에게 잡힌 로나의 에피소드는 기괴함을 끝을 보여줍니다. 기괴한 외모에 거대한 체구를 가진 노파인 휘스퍼는 거북이를 산채로 먹어치우거나 그동안 잡아먹은 사람들의 뼈를 분류해 놓으라고 합니다. 후반부쯤 이 둘의 정체를 알고나면 멘탈을 바로 잡기 힘들정도로 무섭습니다.

8화에 등장하는 반전은 눈치가 빠른분이라면 앞서 꽁꽁 숨겨진 단서를 찾으며 어느정도 예상이 가능하지만 사실 이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반전보다는 그 독특한 분위기에 있습니다. 또한 애니메이션의 스토리텔링에 있어 이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특히나 다크 판타지물 중에 말이죠. 일본애니메이션이나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지배력이 강한 한국에서 이런 작품을 볼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축복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서 나와라, 얘들아! 너흴 잡아 먹을게야!
이 놀라운 애니메이션은 <오즈의 마법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사실 단테의 <신곡> 그중 지옥편이 많이 연상됩니다. 작중 숲길의 안내자 역할인 비아트리스는 신곡의 베아트리체와 같은 스펠링을 씁니다.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 역시 숲을 가장한 지옥에 가깝습니다. 특히 워트와 그렉 형제가 현실세계에서 지나쳤던 공동묘지의 비석에는 비스트가 사는 숲 마을의 이상한 주민들과 같은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아마도 마지막 반전을 보시면 알겠지만 워트와 그렉형제가 왜 이 이상하고 기괴한 숲에 당도했는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실 것이라 봅니다.

<숨겨진 숲의 비밀>의 한 장면  [사진 IMDb]

<숨겨진 숲의 비밀>의 한 장면 [사진 IMDb]

어쩌면 이 애니메이션은 중세시대 동화나 전례동화와 많이 닮아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동화는 아름답고 환상적이지만 실제 과거의 동화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백설공주는 실존인물이었던 오스트리아 왕족의 아동학대와 노동착취를 미화한 작품이며 신데렐라는 이마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결말에 가면 무참히 발을 자르는 장면도 등장하지요. 헨델과 그레텔, 푸른수염은 어떤가요? 여기엔 무시무시한 살해와 유괴, 감금이 등장합니다.

원래 동화의 목적은 아이들에게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줌과 동시에 무시무시한 미지의 공포를 알려주는 것에 목적을 두었었습니다. 세상이 그만큼 각박하고 무서웠기 때문이겠죠. 아이들에게 불러주는 동요로 유명한 마더구스(전래동요) 'Naughty Baby'란 노래만 하더라도 알려진 버전과 달리 흑사병이 만연한 중세시대에 무서운 이야기로 된 것이 있는데 이 노래는 흑사병으로 또는 굷주림으로 사망한 아이들을 화장하며 부른 노래라고 합니다.

Baby, baby, naughty baby(아가, 아가, 못된 아가)
Hush, you squalling thing, I say(조용히 해, 요 시끄러운 것아)
Peace this moment, peace, or maybe(지금 좀 조용히 해. 아님,)
Bonaparte will pass this way.(보나파르트가 이 길로 지나갈 거야.)

Baby, baby, he‘s a giant,(아가, 아가, 그는 거인이야.)
Tall and black as Rouen steeple,(루앙의 철탑처럼 거대하고 시커멓지.)
And he breakfasts, dines, rely on’t,(그는 그 철탑에 기대서 아침도 먹고, 저녁도 먹지.)
Every day on naughty people.(못된 사람들을 매일 잡아먹지.)

Baby, baby, if he hears you(아가, 아가, 네 소리를 들으면)
As he gallops past the house,(그가 집으로 뛰어와서)
Limb from limb at once he‘ll tear you,(단번에 사지를 찢어 널 죽일 거야.)
Just as pussy tears a mouse.(고양이가 쥐를 찢어 죽이듯이.)

And he’ll beat you, beat you, beat you,(그리고 널 마구 때리고 또 때릴 거야.)
And he‘ll beat you into pap,(곤죽이 될 때까지 때릴 거야.)
And he’ll eat you, eat you, eat you,(그리곤 널 계속 먹어 치울거야.)
Every morsel snap, snap, snap.(한 조각씩 물어 뜯어서.)

Ring around the rosy,(장미빛으로 물든,)
A pocket full of posies,(약초 가득한 주머니)
Ashes! ashes!(엣취, 엣취!)
We all fall down!(모두 죽고 말았네.)

취향이 맞는다면 걸작, 아니라면 졸작
아마도 이 작품을 만든 작가와 기획자, 감독들은 그런 의미에서 현대적인 재해석이 담긴 마더구스(잔혹동화)를 보여주고 싶었던게 아닌가 합니다.

<숨겨진 숲의 비밀>의 한 장면  [사진 IMDb]

<숨겨진 숲의 비밀>의 한 장면 [사진 IMDb]

이 애니메이션은 앞서의 여러 설명을 접어 놓고라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거기에 있습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지옥도가 어떤 모습인지 엿볼 수 있고 우리가 잊고 지냈던 형제(자매)간의 우애란 어떤 것인지 되돌아 보게 만듭니다. 특히나 저같이 나이차가 크지 않은 남동생을 두었던 사람으로써는 워트와 그렉이 느끼는 설익은 감정이 어렸을 때 미숙했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많이 공감됐습니다.

취향을 크게 탈 작품이라 쉽게 추천드리지 못하겠지만 취향에 맞는 분이라면 아마도 인생작을 만나게 되실 겁니다. 넷플릭스에서 독특한 작품을 찾는 분이라면 이 작품은 절대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목    숨겨진 숲의 비밀(Over The Garden Wall)
제작    패트릭 맥헤일 
출연    일라이저 우드, 콜린 딘 외
등급    12세 관람가
평점    IMDb 8.8 에디터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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