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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쿠션 명승부' 조재호, "결론적으로 졌다. 극복해야"

중앙일보 2019.11.30 07:47
덴마크에서 열린 세계 3쿠션선수권대회 32강에서 비록 졌지만 명승부를 펼친 조재호(오른쪽).[사진 대한당구연맹]

덴마크에서 열린 세계 3쿠션선수권대회 32강에서 비록 졌지만 명승부를 펼친 조재호(오른쪽).[사진 대한당구연맹]

 
조재호(39·서울시청)는 지난 29일(한국시간) 덴마크 라네르스에서 열린 세계캐롬연맹(UMB) 3쿠션 선수권 대회 32강전에서 디온 넬린(덴마크)과 명승부를 펼쳤다. 넬린이 6이닝에 16점을 몰아치자, 조재호도 7이닝에 14점으로 응수해 25-25를 만들었다. 35-40으로 뒤진 11이닝 후구에서 조재호가 5득점하며 승부치기까지 끌고갔지만 아쉽게 패했다.

세계 3쿠션선수권 32강서 승부치기 패
닥공 화끈한 경기, 인정하고 반성

 
다음날 라네르스에서 만난 조재호는 “주위에서 11이닝 만에 40점을 내는 명승부를 펼쳤다고 위로해주셨지만 결론적으로 졌다. 내가 만들지 않아도 될 상황을 만들었고 3가지가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먼저 내가 빈쿠션 치기를 놓치는 바람에 6이닝에 대량실점했다. 내가 7이닝에서 15번째 득점기회를 놓쳤다. 막판에는 수비가 아닌 공격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했다.
 
앞서 조재호는 지난 9월 LG U+컵 4강전에서도 세미 세이기너(터키)와 명승부를 펼치고도 패했다. 조재호는 “당시 대회 우승상금이 8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제게는 상금보다는, 팬들에게 당구가 이렇게 재미있다는걸 보여드리는게 더 중요했다. 3쿠션 대회가 계속 유치되고 후원사가 생기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조재호는 “팬분들 중 90%는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지만, 10%는 ‘조재호는 기대감만 살짝 주고 끝난다’고 하신다”며 “사실이니 안고 가야 한다. 언젠가 극복하고 싶다”고 했다.   
덴마크에서 열린 세계 3쿠션선수권대회 32강에서 비록 졌지만 명승부를 펼친 조재호.[사진 대한당구연맹]

덴마크에서 열린 세계 3쿠션선수권대회 32강에서 비록 졌지만 명승부를 펼친 조재호.[사진 대한당구연맹]

조재호는 지난 9월 서울 서바이벌 3쿠션 마스터스에서 하이런 26점을 기록했다. ‘닥공(닥치고 공격)’만 한다는 지적도 받는다. 조재호는 “어떤분들은 시원시원하게 공격잘한다고 해주신다. 난 수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메이저리그 투수가 잘 던지다가 실투 하나에 패전투수가 되는 것처럼 내가 수비를 잘하더라도 상대가 잘치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또 조재호는 국내대회에서만 강하다는 편견도 있다. 하지만 조재호는 2014년 터키 이스탄불 세계 3쿠션 월드컵에서 우승을 거뒀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적이 많다.   
 
조재호는 “우리나라는 국제대회에서 준우승하면 위로해주고, 3위면 괜찮냐고 물어보는 분위기”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이스탄불 월드컵에서 우승할 때 한국 팬이 수고했다는 의미로 등을 쓰다듬어줬는데, 그 때는 정말 감정이 북받쳐 펑펑 울었다”고 했다.  
  
이번대회에서 한국선수 6명 모두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조재호는 “핑계 같지만 대회 스케줄이 몰려있어 선수들이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기탈락했지만 조재호는 관중석에서 세계 각국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조재호는 “요즘 월드컵에서 조기 탈락하면 일찍 귀국하는 선수들이 있다. 해외에서 세계 톱랭커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후배들에게 ‘관광하러 왔니?’라고 넌지시 말해준다.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에서다”고 했다. 
 
라네르스(덴마크)=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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