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9억 넘는 고가주택, 내년부터 양도세 폭탄 터진다는데…

중앙일보 2019.11.30 07: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51)

최근 지인으로부터 올해 안에 반드시 집을 팔아야 양도세 폭탄을 피할 수 있다고 들은 김씨. 그의 주택은 시가 9억원이 넘는 이른바 고가주택이다. 다주택자도 아닌 1주택자인 김씨가 왜 올해 안에 집을 팔아야 양도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인지 그리고 만일 올해 안에 팔지 못한다면 내년부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1세대가 1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하다가 양도하면 양도세는 비과세 된다. 그러나 양도가액이 9억원을 넘는 고가주택은 내년부터 ‘2년 거주’여부에 따라 양도세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최근에 주택을 구입한 경우 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보유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을 양도하면서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고 싶다면 2년 거주 요건 여부를 반드시 따져 보아야 한다.
 
고가 1주택자로 지금까지 2년 이상 거주하지 않았다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만일 조만간 양도할 계획이라면 가급적 올해 안에 양도해야 세부담을 줄일 수 있다. [사진 pxhere]

고가 1주택자로 지금까지 2년 이상 거주하지 않았다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만일 조만간 양도할 계획이라면 가급적 올해 안에 양도해야 세부담을 줄일 수 있다. [사진 pxhere]

 
본래 1세대 1주택자가 주택을 양도할 때 양도가액이 9억원을 넘지 않으면 양도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양도가액이 9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이라면 그 양도차익 중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내야 한다.
 
김씨가 10년 전 5억원에 취득한 집을 15억원에 양도할 경우 양도차익 10억원 중 6억원에 대해서는 비과세되고, 4억원에 대해서만 양도세가 과세된다. 그리고 과세대상 양도차익 4억원에 대해서도 연간 8%씩 장기보유특별공제로 3억 2000만원(80%)이 공제되므로 결국 양도세로 1470만원(지방소득세 포함)만 내면 된다. 양도가액(15억원) 대비 약 1% 정도의 세부담이므로 비교적 가벼운 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1주택자이더라도 고가주택이라면 양도세 부담이 커진다는 건 무슨 말일까? 내년부터는 고가주택에 2년 이상 거주하지 않았다면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크게 줄어든다. 지금과 같이 연간 8%가 아니라 연간 2%로 줄어들게 되고 더구나 지금처럼 10년 이상 보유하면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었지만 내년에는 15년을 보유해야 30%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만일 김씨가 내년에 양도한다면 과세대상 양도차익 4억원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로 8000만원(20%)만 공제되므로 나머지 3억 2000만원에 대해 약 1억 1180만원(지방소득세 포함)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올해 양도한다면 1470만원만 내면 되는 양도세가 내년에 양도하면 지금보다 약 9700만원 정도 부담이 더 커지는 셈이다.
 
따라서 고가 1주택자로 지금까지 2년 이상 거주하지 않았다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만일 조만간 양도할 계획이라면 가급적 올해 안에 양도해야 세부담을 줄일 수 있다. 만일 올해 양도하지 못한다면 내년부터는 세부담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올해 여러 가지 상황으로 양도하지 못하더라도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하나씩 실천하면 된다. 우선 가장 좋은 방법은 양도하기 전에 세입자를 내 보낸 후 직접 2년 이상 거주하다가 그 후에 양도하는 방법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최대 30%에서 80%로 늘어나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절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세입자에게 내줘야 할 보증금 마련이 쉽지 않을 수 있겠지만 세금 차이를 감안하면 무리를 해서라도 거주 요건을 채우는 것이 좋다.
 
거주기간 2년 계산은 주민등록표등본 상의 전입일부터 전출일까지의 기간으로 한다. 만일 사실과 달리 전입신고가 늦어졌다거나 기타 사유로 주민등록 상 거주기간이 모자라면 실제로 2년 이상 거주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입주자 관리대장, 관리비 내역, 전화 또는 인터넷 가입증명 등 실제로 2년 이상 거주한 사실을 입증할 만한 서류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양도하기 전에 세입자를 내보낸 후 직접 2년 이상 거주하다가 양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최대 30%에서 80%로 늘어나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절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양도하기 전에 세입자를 내보낸 후 직접 2년 이상 거주하다가 양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최대 30%에서 80%로 늘어나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절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만일 거주요건을 채우기 위해 임대중인 집에 본인 주소를 옮겨 놓아도 괜찮은걸까? 집주인과 세입자가 다른 공간에서 각자 생활할 수 있는 다가구주택이라면 집주인이 실제로 주소를 옮겨 거주할 경우 당연히 거주기간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세대분리형이 아닌 아파트에서 면적이나 거주인의 수 등을 감안할 때 다른 두 세대가 함께 거주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집주인의 거주사실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억지로 거주요건을 채우기 위해 세입자는 주소를 두지 못하게 하고 집주인의 주소만 옮겨 놓는 꼼수를 막기 위해 향후 국세청은 거주 사실 여부를 꼼꼼히 점검할 예정이다. 가령 입주자 관리대장이나 관리비 납부내역, 수도·전기·도시가스 요금 납부 내역, 우편물 수령지, 자녀의 취학 상황, 직장의 출퇴근 가능 거리 및 출퇴근 관련 교통비 증빙 등을 확인해 실제 거주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실제 거주하지 않더라도 주소만 옮겨 놓으면 될거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만일 거주요건을 갖추기 어렵다면 향후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우자 증여를 고려해야 한다. 김씨의 아파트 지분 중 40%를 배우자에게 증여할 경우 약 6억원이 증여된다. 배우자증여공제 6억원이 공제되니 증여세 부담은 없다. 그 후 5년이 지나서 만일 15억원에 그대로 양도할 경우 배우자가 증여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양도차익이 없어 양도세가 없고, 김씨의 지분 60%에 대해서는 양도세로 약 4780만원을 내야 한다. 김씨가 지금처럼 혼자 보유하다가 양도한다면 내야 할 약 1억 1180만원에 비해서는 6400만원 정도 양도세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물론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취득세 등 등기비용이 부득이하게 발생하지만 고가주택의 거주요건을 갖추지 못할 상황이라면 배우자 증여 등을 활용해 양도세 충격을 줄이는 조치를 미리 해 두는 것이 세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길이다. 
 
세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최용준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세무사 필진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 재산을 불리기 위해선 돈을 이리저리 굴려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 시대라 재테크가 잘 듣지 않는다. 돈을 굴리다 오히려 재산을 까먹기 일쑤다. 그렇다고 은행에 넣어두고만 있을 수 없는 일.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지 모른다. 방법은 있다. 비용을 줄이면 실질 수익은 올라가게 돼 있다. 세금을 절약하는 절세는 재테크 보릿고개에 실질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물론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징세를 강화하는 바람에 절세의 여지가 자꾸 좁아지고 있긴 하다. 그래서 더욱더 필요해지는 절세의 기술이다. 돈 많은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도 있는 재산을 지키려면 보유해야 할 무기다. 국내 최고의 세무전문가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절세의 기술을 전수한다.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