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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관심사라 보고 받아" 노영민, 백원우 해명 뒤집었다

중앙일보 2019.11.30 05:00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29일 국회에서 열렸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29일 국회에서 열렸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 의혹과 관련해 29일 “(검찰 조사를 받은)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검찰에서 한 진술이 중계방송되는 듯한 현 상황은 분명하게 비정상적”이라고 주장했다.
 

강효상 “유재수 처리 때 대통령 보고됐나”에
노영민 “추측으로 말하지 말라”

노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검찰만이 알고 있는 수사내용, 박 비서관 진술내용이 실시간 보도되고 야당이 대여 공세에 활용하는 피의사실공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부적절한 의도가 있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때에도 여권이 문제삼은 피의사실공표를 들어 검찰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해석됐다.
 
노 실장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선 “유 전 부시장이 ‘재인이 형’이라고 부른다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국 전 민정수석이 감찰 처리 과정에서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느냐”는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그 정도 사안을 보고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시작해 오후 1시 10분께 산회할 때까지 2시간 반 동안 열린 운영위는 김 전 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 의혹과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두고 청와대·여당과 야당이 강하게 충돌했다.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29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상조 정책실장,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앞줄 왼쪽부터)이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29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상조 정책실장,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앞줄 왼쪽부터)이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①‘하명 수사’인가=노 실장은 “야당의 하명 수사 의혹 주장이 터무니 없다”는 김영호 의원 주장에 “야당으로선 정치적 입장에서 하시는 것 아닌가”라며 “민정수석실이 첩보를 이첩하기 전에 이미 경찰에서 (김 전 시장을) 수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시장에 대한 비리의혹 첩보보고서와 관련해 노 실장은 “비리 첩보는 당연히 신빙성 판단 이후 (청와대의) 조사대상자인 경우 조사 이후에, 아닌 경우 그대로 관계 기관에 이첩했다”면서 “당연히 청와대의 의무다. 그대로 이첩을 안 했다면 오히려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첩보 문서 원본의 소재에 대해선 “현재 검찰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노 실장은 이 과정에서 ‘첩보보고서’를 ‘제보’라는 용어로 정정하기도 했다.
▶정점식 한국당 의원=“첩보보고서가 이첩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노 실장=“네.”
▶정 의원=“첩보보고서라는 용어를 사용하신 것으로 봐서 김 전 시장 관련 문건이 민정수석실 행정관에 의해서 작성된 것인 모양이다?”
▶노 실장=“아니다.”
▶정 의원=“그런데 왜 첩보보고서라는 용어를 사용하는가?”
▶노 실장=“첩보가 들어온 것에 대해서 흔히 우리가 그렇게 얘기를 한다.”
▶정 의원=“그러면 첩보보고서가 아니다. 통상적으로 행정기관, 수사기관에 접수되는 것은 피해자 또는 사건관계자의 진정서 형식이든, 아니면 제3자의 제보형식이든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그건 제보라는 용어, 진정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첩보보고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노 실장=“그러면 제가 말을 제보라고 바꾸겠다.”
 
노 실장은 “반부패비서관실에 제보를 이관할 때 정식 절차를 밟았느냐”는 정 의원 질의에 “확인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정 의원이 “그러면 관계자끼리 내밀하게 첩보가 주고받아졌다는 것”이라며 부적절성을 지적하자 노 실장은 “대부분 그런 절차를 밟는다”고 주장했다.
 
노 실장은 또“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불법 감찰을 하느냐”는 이만희 한국당 의원 지적에 대해서도 “김 전 울산시장에 대해 감찰한 적이 없다.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울산에 간 것은 고래고기 사건 때문에 검찰과 경찰이 다투는 것에 대해 부처간 불협화음을 어떻게 해소할 수 없을까 해서 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②9번의 경찰보고 왜 받았나=노 실장은 청와대→경찰청→울산지방경찰청으로 김 전 시장에 대한 첩보가 이첩된 후 청와대가 9차례 걸쳐 경찰로부터 수사 보고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노 실장은 “통상적인 업무 절차에 따랐다”며 “압수수색 전 ‘이첩된 것에 대해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한번 보고를 받았고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20분 전에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③백원우와 엇갈린 해명=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전날 입장문에서 “기억나지 않을 정도”란 표현을 쓰며 “그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었거나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통상적인 반부패 의심사안”으로 “단순이첩한 것 이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관련 제보를 단순 이첩한 이후 그 사건의 처리와 관련한 후속조치에 대해 전달받거나 보고받은 바 조차 없다”며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보고될 사안 조차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노 실장의 이날 발언은 그러나 백 전 비서관과 거리가 있었다.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사안에 대해 보고 받았다”는 입장이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당시 야당에서 선거개입이라고 문제 제기했다. 청와대가 계속 보고받으면 나중에 알려질 때 지금과 같은 논란이 될 거란 생각 못 했나.”

▶노 실장=“내용 파악하는 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 의원=“정치가 독립적 수사에 개입하는 거다. 이 정부는 선한 권력이라며 (과거 정부와)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가.”
▶노 실장=“국정을 운영하는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해 파악조차 못 하면, 국회 같은데서 의원의 질문에 답변도 못 하고 하면 민망스러운 상황이 생긴다.”
 
노 실장은 또 “대부분 지방선거 이후에 보고받았다. 압수수색 전 한번 보고받은 내용에 그렇게 민감한 건 없었다”고 주장했다.

 
④‘백원우 별동대’ 있었나=문재인 정부 1기 특감반이 15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9명은 반부패비서관실 소속이었고, 6명은 민정비서관실 소속으로 대통령 친인척 관리 업무를 전담했다고 한다. 백원우 전 비서관이 특감반 6명 중 2명에게 '특별업무'를 따로 부여했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대해 노 실장은 “그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며 부인했다. 노 실장은 “민정비서관실에 별동대라고 얘기하는 2명의 특감반원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대통령 친인척과 대통령과의 특수관계인을 담당하는 민정비서관실 소속의 감찰반원들”이라고 했다.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①감찰 무마 있었나=노 실장은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노 실장은 “이 사건을 보면 (비리 혐의가 있는) 이런 사람(유 전 부시장)에 대해 특별감찰도 중단시키고 금융위 징계도 막고 거기다 민주당 정무위 수석전문위원으로 승진까지 시켰다. 문제 있는 것 아니냐”는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 질의에 “수사권이 없는 민정수석실에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조사한 이후 일정 정도 문제점을 확인하고 인사조치하는 수준에서 정리하는 것으로 정무적 판단을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지난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강효상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지난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②대통령도 알았나=한국당은 유 전 부시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친분 관계를 들어 처리 과정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캐물었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 전 부시장은 문 대통령을 ‘재인이 형’이라고 불렀다 할 정도로 가깝다고 한다. 조국 전 민정수석도 유재수와 문 대통령이 가까운 사이라는 걸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조 전 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가서 ‘유재수라는 사람이 이런 비리가 있는데 경미하니까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이렇게 보고는 했을 것 같다. 사실인가?”
▶노영민 실장=“대통령님과 관련된 그런 발언을 추측에 근거해서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강 의원=“언론 보도에 난 거다.”
▶노 실장=“박형철 비서관의 검찰 진술에 대해 저희들은 확인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다. 사실 여부조차 알지 못한다.”
▶강 의원=“대통령이 알고 있는 고위 공무원에 대해 비위(보고)가 올라왔고 그렇게 경미하게 결정을 했을 때는 대통령께 ‘이런 사안 있는데 저희가 이렇게 처리했다’고 보고는 하지 않았을 것 아닌가, 이 말이다.”
▶노 실장=“그 정도 사안을 보고하진 않는다.”
 
 
③청와대 대응상황은=노 실장은 또 “김기현 전 시장 건이랑 유재수 건에 대해 청와대 직무감찰을 했느냐”는 곽상도 한국당 의원 물음에 “내부적으로 현재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 보고 여부에 대해선 “아직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는 일도 있었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 =“문 대통령에게 일체 보고 안 드렸나.”
▶노 실장=“그렇다.  어제 저녁까지 외교일정으로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을 보내셨고 오늘 하루 연가를 내신 상태다.”
▶곽 의원=“청와대 내부가 범죄혐의에 연루됐다는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대통령께서 상황파악도 안 하시고 휴가 갈 정도로 한가한가?”
▶노 실장=(※목소리를 높이며)“청와대 내부가 범죄에 연루됐다는 게 무슨 말씀인가?”
▶곽 의원=“박형철 비서관은 청와대 내부 인물 아닌가?”
▶노 실장=“물론 내부 인물이지만 그 분이 현재 범죄자인가. 저는 박 비서관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곽 의원=“말꼬리 잡지 말고 답변하라.”  
 
유성운·김경희·하준호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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