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평 군청 간부가 자취방에서 여성 자원봉사자 성희롱 전말은?

중앙일보 2019.11.30 05:00
전남 함평군청의 간부가 근무 중이던 여성 자원봉사자를 자신의 자취방으로 불러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 자원봉사자는 자취방에서 성희롱을 당했고, 사무실로 돌아온 뒤 또 다른 직원이 "간부를 고소할 것이냐"고 자신에게 물어 2차 피해도 봤다고 호소한다.
 

피해자 "간부가 자취방에서 심심하니 놀자" 주장
또 다른 직원이 "고소할거냐", 2차 피해 호소도
해당 간부 "자취방 불렀지만 성희롱은 답변 어려워"

지난 28일 전남지역 20여 개 여성시민단체가 전남 함평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군청 A과장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담양인권지원센터]

지난 28일 전남지역 20여 개 여성시민단체가 전남 함평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군청 A과장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담양인권지원센터]

지난 28일 전남지역 20여 개 여성시민단체가 전남 함평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군청 A과장의 파면을 촉구했다. A과장은 함평군청의 성희롱 조사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A과장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이 담긴 글이 올랐다. 일자리상담 자원봉사자라고 신분을 밝힌 피해자는 게시글을 통해 "A과장이 자신의 자취방으로 와달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 휴가인데 혼자 있기 심심하니 같이 놀자고 했다"고 했다.
 
해당 피해자의 성희롱 사건을 접수한 전남 담양인권지원센터에 따르면 피해자가 A과장의 자취방으로 찾아간 날은 지난 12일이다. 피해자는 지난 2년 동안 함평군청에서 일자리상담 계약직으로 일했다. 피해자는 지난 10월 31일 계약이 끝났지만, 자원봉사자 형식으로 오전 시간에 업무를 도와주기로 했다.
 
A과장은 자원봉사자로 일하게 된 피해자의 상사였다. 피해자는 지난 12일 업무를 하던 중 A과장에게서 출근 여부를 묻는 문자를 받았다. 피해자는 담양인권지원센터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A과장으로부터 사무실 밖에 나와 전화를 달라는 문자를 받았다"며 "A과장은 통화에서 몸이 좋지 않다며 자신의 자취방으로 와달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피해자는 A과장의 자취방이 어딘지 몰랐기 때문에 A과장이 알려주는 주소대로 차를 몰았다고 했다. 피해자는 "자취방에 들어서니 A과장이 불이 꺼진 방 안에서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소주와 안주도 놓여 있었다"며 "A과장이 내 손을 잡으려 했지만, 방바닥으로 피해 앉았다" 전했다.
 
피해자는 담양인권지원센터와 함평군청 측에 당시 A과장으로부터 "오늘 쉬는 데 혼자 있으려니 심심해서 불렀다. 같이 놀자"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오전에 일이 바빠 사무실로 가봐야 한다고 했더니 A과장이 오후에 올 수 있냐고 물었다 했다.
 
함평군청은 지난 20일 성희롱 피해를 신청받고 성희롱 사건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함평군청은 A과장에 대한 가해자 조사뿐만 아니라 또 다른 직원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했다. 2차 피해에 관한 조사다.
 
피해자는 A과장을 뿌리치고 자취방을 나온 뒤 남편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전했다. 격분한 남편이 A과장에게 항의했다. 피해자는 "군청 사무실로 돌아와 업무를 하던 중 한 직원이 남편이 자신을 고소할 것인지 A과장이 확인해 알려달라고 했다"고 함평군청 등 조사기관에 알렸다.
 
이 사건을 조사한 담양인권지원센터는 "A과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자취방으로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참고 근무를 하려고 해도 A과장이 나서 성희롱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2차 가해를 했다"고 설명했다.
 
A과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피해자를 자신의 자취방으로 부른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성희롱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 중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함평군청은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성희롱 고충 심의위원회' 절차를 거쳐 A과장에 대한 징계를 검토할 방침이다.
 
함평=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