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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캄보디아 경기가 변수…부산저축은행 6700억원 피해 자산 확보될까

중앙일보 2019.11.30 05: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부산 누리마루에서 열린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프락 속혼 캄보디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을 영접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부산 누리마루에서 열린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프락 속혼 캄보디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을 영접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로 벌어진 캄보디아 부동산 개발 사건 관련 업자를 최근 한국으로 소환해 조사 중에 있다. 부산저축은행을 통해 투자자 3만8000명이 6700억원을 피해 본 사건으로, 검찰은 한국인 건설업자 수사를 통해 자산 환수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있다.   
 
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김도형)는 캄코시티 사업 시행사인 월드시티 대표 이모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찰의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은 캄보디아 정부와 공조를 통해 이씨를 설득해 지난 26일 자진 입국시켰다.  
  
캄코시티는 이씨가 2003년부터 부산저축은행 그룹에서 대출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부근에서 건설을 추진한 신도시 사업이다. 캄코는 캄보디아(CAM)와 한국(KOR)을 합친 이름에서 따왔다. 이씨는 국내법인 랜드마크월드와이드(LMW)를 두고, 캄보디아 현지법인 월드시티를 통해 사업을 진행했다. 
 
사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로 중단됐다. 2010년 분양에도 실패했다. 이에 2369억원을 투자한 부산저축은행도 파산했다.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예보)는 지연이자를 포함해 6700여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이 캄보디아에서 추진했던 '한국형 신도시'인 캄코시티의 조감도. [중앙포토]

부산저축은행이 캄보디아에서 추진했던 '한국형 신도시'인 캄코시티의 조감도. [중앙포토]

올해 초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예보 국정감사에서는 위성백 예보 사장은 “캄보디아 캄코시티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패소할 경우 직을 걸고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예보는 캄보디아 현지 소송에서 이 대표 측과 2심과 3심을 패소와 승소를 거듭해 가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3심에서 파기 환송을 하더라도 2심에서 뒤집을 수 있어 재판이 무한정 반복될 수 있다.   
    
검찰과 예보를 포함한 한국의 범정부 대표단은 지난 14~16일 캄보디아를 방문해 훈센 총리 측근인 캄보디아 개발위원회 관계자를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표의 자진 귀국도 범정부 대표단과 캄보디아 측 협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26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도 이번 수사에서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프락 손혼 캄보디아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 대표 측은 그동안 돈의 용처에 대해 “때가 되면 밝히겠다”며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자산 회수에도 동의하지 않고, 예보가 관리하는 캄코시티 자산 지분 60%를 반환하라며 현지 법원에 소송까지 냈다.  
  
한국이 캄보디아에 최근 9년간 투자한 금액. 그래픽=신재민 기자

한국이 캄보디아에 최근 9년간 투자한 금액. 그래픽=신재민 기자

다만 최근 캄보디아 전역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변수가 생기면서 검찰이 자산 회수 가능성에 자신감을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를 피하기만 했던 이 대표도 자진 귀국하는 등 여유를 찾은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캄보디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9년 1599달러에서 2022년 1964달러로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캄보디아에 대한 한국의 투자도 2015년 4300만 달러에서 2016년 2억1500만 달러로 1년 만에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심혜정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캄보디아 프놈펜‧시엠립‧시아누크빌 등 중심으로 주상복합‧호텔‧리조트 건설 등 부동산 개발 시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도심 순환고속도로 등 인프라가 개발되면서 프놈펜 토지 가격이 올해 많게는 10~30% 올랐다”고 말했다. 예보 관계자도 “붙잡힌 이 대표가 현지 부동산 가격이 오르자 이를 매각하려 한다는 소문이 들린다”며 “매각 전에 검찰 수사로 자산이 빠르게 회수돼 피해를 본 투자자에게 돌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8일 열린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 단계에서 곧바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검찰은 “피의자는 수사 직후 해외로 도주하여 1년 이상 도피 생활을 했으며 미변제 원리금이 67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사안이 중대하다”며 보완 수사를 통해 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을 밝혔다.
 
김민상‧정진호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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