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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연구 130년…3D촬영·땀구멍 인식 등 보완 안간힘

중앙선데이 2019.11.30 00:21 663호 5면 지면보기

[SPECIAL REPORT] 스마트폰 보안 불안불안 

‘54333, 35541’. 경찰은 범죄수사를 하거나 불심검문을 할 때 대상자의 지문을 보고 암호 같은 숫자를 사용한다. 궁상문·요측제상문·척측제상문·와상문 등 크게 네 종류의 지문에 한 가지를 더해 지문 형태를 총 다섯 가지로 분류, 각 유형별로 숫자를 부여해 피검자의 실제 지문과 대조하는 식이다.
 

지문 같은 사람 확률 870억분의 1
미·영, 19세기 말 범죄수사에 도입

1960년대 라이브스캔 등장으로
전자기기 등 산업 전반에 활용
바꿀 수 없어 복제되면 무용지물

지문은 손가락 끝 촉구의 피부융선 형태로 현재 사람을 구별하기 가장 쉽고, 빠르며, 정확한 방법이다. 가장 오래, 널리 쓰이고 있다. 연구자마다 차이가 있지만, 지문이 같을 확률은 대략 870억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또 1등 당첨 확률보다 1만 배 이상 낮다. 같은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조차 지문은 다르다. 위·변조가 어렵고 평생 잘 바뀌지 않는다.
 
사람마다 지문의 모양이 다르단 걸 처음 발견한 사람은 스코틀랜드 의사 헨리 폴즈다. 그는 일본에서 의료 선교사로 활동하던 때 일본 도공들이 자기 작품에 지문으로 서명한 것을 보고 지문에 흥미를 느껴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1880년 네이처지에 서신을 보내 ‘손에 난 피부 골’에 대해 설명하고, 지문 채취 방법과 범죄자 신원 확인 관련 활용법을 담은 논문을 소개했다. 그는 당시 논문에서 “지문 패턴의 다양성을 이용하면 여러 측면에서 쓸모 있을 것”이라며 “피 묻은 지문이나 도자기·유리잔 등에 지문이 있으면, 범인의 신원을 알아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주요 생체인식 오류 사례

주요 생체인식 오류 사례

당시 인도의 치안관이던 영국인 윌리엄 허셜은 폴즈의 논문이 실린 한 달 후 네이처지에 지문을 서명처럼 쓰는 방법에 대한 논문을 게재했다. 허셜은 “1858년부터 인도 사람들이 계약할 때마다 지문을 찍게 했다”며 자신이 지문 연구의 원조라고 주장했다. 이후 지문은 범죄 수사나 용의자 색출에 폭넓게 사용되며 이를 관할하는 조직이 생기기도 했다. 영국은 1897년 인도에 지문국을 설치했고, 스코틀랜드는 1901년 영국 내 최초로 지문국을 발족했다. 뉴욕시도 1902년 시민안전국에 도입했다.
 
지문은 주로 범죄수사에 사용되다 1960년대 후반 지문을 전자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라이브스캔’(Live-Scan) 기술 개발 후 산업 전반에 쓰이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지문 식별을 하려면 여러 전문가가 수작업으로 방대한 지문을 직접 분류해야 했지만 이를 데이터화해서 처리량과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지문 처리를 위한 센서 기술도 광학식, 정전용량식, 초음파 장식 등으로 다양하게 발전했다. 현재 산업 분야에서는 지문의 골에 따른 전압 차이를 이용한 정전용량식이 가장 널리 쓰인다.
 
지문을 통한 생체인증은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또 출입통제와 근태관리, 공항시스템은 물론 모바일뱅킹 등 핀테크의 사용자 인증에도 지문을 사용한다. 모토로라의 ‘아트릭스(ATRIX)’가 스마트폰에 처음 지문인식 기능을 도입한 후 애플도 아이폰5S에 지문인식 기능을 넣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에 지문인식 기술을 도입했다. 다만 지문은 무리한 노동이나 상처, 노화 등으로 없어지기도 한다. 지문의 무늬가 옅어지면 인식률이 떨어진다. 또 최근 실리콘으로 지문을 복사해 사용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 보안 인증키로서 제 역할을 못 할 거란 지적도 나온다. 비밀번호는 유출되면 바꾸면 되지만, 지문은 바꿀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최고 등급의 보안시설이나 금융회사 금고 등은 지문인식을 사용하지 않거나 여러 생체 보안 체계를 병합해 이용한다.
 
지문인식 기술은 편의성을 살리며 보안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초음파를 활용해 3D로 지문을 촬영, 인식의 정확성을 높이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손가락 땀구멍과 혈관 위치를 파악해 복제 지문을 구분하는 등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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