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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학자의 미국 우파 사상 해부

중앙선데이 2019.11.30 00:20 663호 21면 지면보기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
낸시 매클린 지음
김승진 옮김
세종서적
 
경제 양극화의 원인이 뭘까. 낸시 매클린 듀크대 석좌교수(역사학·공공정책학)에 따르면 세계화나 신기술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
 
저자는 정책의 배경에 학경유착(學經癒着)이 도사린다고 주장한다. 10여년 동안 뷰캐넌과 코크의 관계를 심층 연구했다. 제임스 뷰캐넌(1919~2013)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1986년)다. 찰스 코크는 포브스 추산으로 세계 11위 부자(505억 달러)다.
 
케이토연구소, 헤리티지재단 등 싱크탱크의 돈줄인 코크는 “사상이 가장 큰 권력”이라고 믿는다. 코크에게 큰 영향을 준 사상가 중에는 “임금은 오로지 생산성이 증가할 때만 올라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은 범죄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다”라고 주장한 경제학자 F. A. 하퍼(1905~1973)가 포함된다.
 
하퍼의 사후에 뷰캐넌이 코크가 신뢰하는 사상가로 부상했다. 밀착 관계는 197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됐다. 우파 경제학자·관료마저도 ‘변절자’라고 평가하는 코크에게 뷰캐넌은 자유지상주의(libertarianism) 운동을 이끌  ‘선명한’ 급진우파 사상가였다.
 
뷰캐넌은 심지어 논문 ‘사마리아인의 딜레마’(1975)에서 “예수가 틀렸다”고 주장했다. 선한 의도에서 나온 도움이 자립심을 손상하며, 도움받는 사람이 도움 주는 사람을 ‘착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세금은 노예제다”라고 주장한 뷰캐넌은 “자본주의를 민주주의로부터 구하라”고 역설했다. 유권자 표를 의식하는 선거 민주주의는 비만한 정부 낳고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위협한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둘 다 가질 수 없다”고 본 뷰캐넌은 자본주의를 선택했다.
 
좌파 입장에서 우파 사상의 한 단면을 비판적으로 해부했다. 묘하게도 우파로 전향하는 독자도 나올 것 같다.
 
김환영 대기자/중앙콘텐트랩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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