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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딸이 바꾼 대입…정시 40%이상 확대

중앙일보 2019.11.29 00:07 종합 1면 지면보기
현재 중3이 대입을 치르는 2023학년도부터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16개 대학의 수능 위주 전형 선발 비중이 40% 이상으로 확대된다. 논술 전형, 학생부 비교과 활동(동아리·봉사·독서·수상실적)과 자기소개서도 폐지된다. 2002년 수시모집의 본격 도입 이후 매년 줄어들던 수능의 영향력이 20여 년 만에 커지게 됐다.
 

서울 16개 대학 수능 비중 확대
논술·비교과활동·자소서 폐지

정시 40, 학종 40, 사회통합 20
대학들 절충형으로 맞출 가능성

28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부정 논란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성 강화’를 지시한 지(9월 1일) 약 석 달 만에 확정됐다. 지난해 8월 공론화 결과에 따라 정시 비중의 하한선을 30%로 높이기로 한 지 1년 만에 다시 내놓은 개편안이다.
 
개편의 핵심은 16개 대학을 지목해 2023 대입까지 수능 위주 전형 비중을 4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다. 교육부는 서울 소재 대학 중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논술의 대입 비중이 45% 이상인 건국대·경희대·고려대·광운대·동국대·서강대·서울시립대·서울대·서울여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를 대상으로 삼았다. 교육부는 목표치를 조기 달성하도록 권고하겠다는 방침이라 고1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에 정시 40%에 도달하는 대학도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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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대학의 정시 선발 비율은 평균 29%다. 정시 비중이 40%가 될 경우 정시 선발 인원은 총 5625명이 늘어난다. 권고를 따르지 않는 대학은 재정 지원에서 배제하겠다는 게 교육부의 방침이라 불만을 품은 대학도 결국 따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교육부는 논술 전형, 어학 등 특기자 전형의 폐지도 유도한다. 이를 통해 대입을 수능 위주, 학생부 위주로 단순화한다는 구상이다. 교육부가 지목한 16개 대학의 논술 선발 비중은 10.6%에 달한다. 대다수 대학이 논술을 폐지하고 정시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축소·유지 여부를 놓고 교육계 안팎이 대립 중인 학종은 따로 비율을 제한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폐지된다. 학생부에서 수상실적, 독서, 자율동아리, 개인 봉사 등은 현재 중3까지 문항을 축소하고 중2부터 아예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도 중2부터 사라진다.
  
스펙 대신 수능·내신 … 국·영·수 시험 더 중요해졌다

 
또 ‘사회통합전형’을 신설해 취약계층, 한부모 자녀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정원의 10% 이상 선발하도록 했다. 이와 별도로 수도권에 있는 대학은 정원의 10% 이상을 ‘지역 균형 선발’하도록 권고한다.
 
공정성 강화를 위해 출신 고교를 알 수 없게 하는 ‘블라인드 평가’도 확대된다. 현재 면접 때만 고교 정보를 가렸으나 서류평가 등도 고교를 알 수 없게 한다. ‘깜깜이 전형’이란 비판을 고려해 대학별로 학종 평가 항목과 배점·기준을 공개하게 했다. 이에 따라 향후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서울 상위권 대학의 대입은 정시(수능), 사회통합전형, 학종 비율이 각각 40%, 20%, 40%으로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가 정시나 학종 중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보다는 ‘절충’을 택했다는 뜻이다.
 
앞서 조 전 장관 딸의 입시 논란을 계기로 정시 확대 요구가 커졌지만, 진보교육감과 전교조 등 교육단체를 중심으로 “수능 위주 입시가 공교육을 황폐화한다”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이날 교육부는 정시 확대를 내놓으면서도 ‘균형’을 강조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수능이 100% 옳다고 동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중요한 것은 학종과 정시의 비율을 균형 있게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시와 학종이 비슷한 비중이 되면 수험생 입장에선 수능과 함께 내신도 중요해진다. 비교과 활동 등 ‘스펙’의 대입 반영을 차단하면 학종에서의 내신 역할도 상대적으로 커진다. 교육부가 늘리려는 사회통합전형도 내신 중심인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뽑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수능·내신 모두에 직결된 국·영·수 교과목 학습과 시험이 중요해진다.
 
하지만 정시확대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교육부는 초등 4학년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에서 수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을 예고한 상태다. ‘대입 4년 예고제’에 따라 2024년께 윤곽이 나온다.
 
이날 발표된 개선안이 ‘5년짜리 미봉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송근현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2025년부터 고교 학점제가 전면 도입되기 때문에 이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수능이 필요하다. 논·서술 유형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추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원하는 수업을 선택하고 학점을 이수하는 제도인데 현행 수능이 유지되면 수능 과목 위주 교육이 계속된다는 문제가 생긴다. 유 부총리는 “미래 교육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수능 체제를 개편해야 한다. 다만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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