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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홍콩인권법 사인하자…중국 “미국 음흉하고 악랄”

중앙일보 2019.11.29 00:07 종합 12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홍콩인권법안에 서명하자, 중국이 28일 “미국의 음흉하고도 악랄한 마음 쓰임새가 드러났다”며 반발했다.  
 

“미국, 큰 손해 안보려면 손떼라”
중국 외교부, 무역합의 영향 경고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해 “미국은 즉각 홍콩 사무에서 손 떼라”며 “중국 내정 간섭을 중단해 중·미 관계와 양국의 중요한 영역에서의 협력에 더 큰 손해가 생기는 걸 피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홍콩인권법안 서명이 양국 간 1단계 무역 합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중국과 홍콩 대표가 서로의 차이를 우호적으로 해결해 장기적인 평화와 번영을 이루길 바란다”며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홍콩에서 인권 침해를 저지르는 사람들에 대해 미국이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미국이 홍콩의 자치 수준을 매년 검증해 인권 범죄를 일으킨 중국 정부 관계자에 대해 비자 발급을 제한하거나 자산을 동결할 수 있다. 중국 고위층의 해외 자산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중국으로선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미 국무부는 또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충분한 자율권’을 인정받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지에 대해 해마다 보고서를 작성해 의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충분히 자율적인 상태로 판단되는 경우에만 홍콩에 대해 중국과 분리되는 특별한 경제 지위를 부여한다.
 
중국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28일 오전 트럼프의 서명을 세 개의 ‘엄중’ 단어를 써 비난하고 미국의 행동을 세 개의 ‘파괴’란 말로 질타했다. 외교부는 “소위 홍콩인권법안에 서명해 정식 법안으로 만든 건 홍콩 사무에 엄중하게 간여하고 중국 내정에 엄중하게 간섭하는 것이며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준칙을 엄중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의 예민한 반응은 미국이 홍콩 사무를 계기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기 시작했으며 다른 국가도 이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초기부터 거칠게 항의해 더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는 중국의 조급함이 엿보인다.
 
베이징·워싱턴=유상철·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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