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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예"라던 황교안, "단식 안 된다"고 하자 대답 뚝 끊어

중앙일보 2019.11.28 17:24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전 11시 30분, 전날 단식 농성 중 의식을 잃어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병실을 측근들이 찾았다. 의료진이 ‘절대 안정’을 요구했던 터라 오전 중 주변의 방문을 모두 막고 휴식을 취한 이후다. 당시 현장엔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과 전희경 대변인 그리고 일부 보좌진이 자리했다.
 
전 대변인에 따르면 황 대표는 건강을 회복하는 중에도 단식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몸에 힘이 없어 간신히 눈을 뜨고 짤막하게 말을 이어간 황 대표는 측근들이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여러 사람이 안부를 전해왔다"고 하자 “예예”라고 대답하며 “고생들이 많다”고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어 김 실장이 “대표님 고생 많았고 단식 농성을 절대 다시 하면 안 된다. 이제 그만 몸을 추스르셔야 한다”고 하자 대표는 이어오던 대답을 뚝 그쳤다고 한다. 고개도 돌렸다. 전 대변인은 “대표의 건강상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다. 모깃소리만큼 목소리를 내시는데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고 하니 대답을 딱 안 하셨다”고 했다.
 
실제 이날 새벽 의식을 차린 황 대표는 부인인 최지영 여사에게 “다시 단식을 이어가야 한다. 단식 현장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최 여사는 “절대 안된다, 그러다 죽는다”며 말렸다고 한다.  
 
전날 응급실에서 실려 왔을 당시 의료진은 “콩팥이 안 좋아질 수 있다”고 했지만, 황 대표는 수액을 맞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오전 김 실장은 “조금씩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전날 빈 병실이 없어 ‘200병동’이라 불리는 VIP 병실에 입원했지만, 이날 오후 2시쯤 일반병동으로 이동했다.
 
정미경·신보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동반 단식농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단식 8일째인 어젯밤 의식을 잃어 병원에 후송됐다. [뉴스1]

정미경·신보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동반 단식농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단식 8일째인 어젯밤 의식을 잃어 병원에 후송됐다. [뉴스1]

한편, 황 대표가 떠난 청와대 사랑채 앞 천막에선 신보라ㆍ정미경 최고위원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오후 2시 단식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보라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 무거운 책무감을 가지고 단식 투쟁에 임한 지 8일이 지났다. 여전히 우리 투쟁이 끝나지 않았고 누군가는 이곳을 지켜 목숨 건 투쟁의 뜻을 관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단식 이유를 밝혔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어제 새벽 소식을 듣고 (황 대표가 입원한) 병원으로 가다가 다시 방향을 틀어서 단식장으로 왔다”면서 “‘내가 황교안이다, 우리가 황교안이다’는 마음 그대로 멈추지 말고 가자는 생각으로 왔다”고 했다. 또 “황 대표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아무 가림막 없이 3일 정도를 정좌해 단식했는데 에너지 소비가 엄청났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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