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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 이안류 휩쓸린 초등생 구한 영웅 경찰 등 10명에 ‘생명존중대상’

중앙일보 2019.11.28 16:12
올해 8월 포항해양경찰서 경비구조과 해양경찰구조대 소속 배창식 경장(34)은 세 살배기 딸, 아내와 함께 집 근처 포항 오도리 해변으로 휴가를 떠났다. 아이와 함께 모래 놀이를 하던 중 얕은 바다에서 튜브를 타고 놀던 여자 어린이 두 명이 점점 밀려나듯 육지에서 멀어지는 걸 목격했다.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순간 동네 주민처럼 보이는 한 남성이 이안류(역파도) 얘기를 꺼냈다. “이안류에 휩쓸린 것 같다. 한번 빠지면 못 나온다”면서다. 학생들 부모가 그때야 발을 동동 굴렀다. 
 

올해의 해양경찰관에 트로피·상금 1000만원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생명존중 문화 확산 계기”

순간 다급해졌다. 배 경장은 안고 있던 딸을 모래 위에 내려놓고 바다로 향했다. 배 경장은 “작은 해수욕장이라 안전요원이 없었다. 생각할 틈이 없었다. 평상시 익수자를 발견하면 장비를 챙겨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구조에 나서는 게 첫 번째인데 그럴 여력도 없이 바로 들어갔다”며 “당황한 학생들에 ‘이제 아저씨가 왔으니 괜찮다’며 안심시키고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열린 ‘2019 생명존중대상’ 해경부문 시상식에서 관계자 및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28일 오전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열린 ‘2019 생명존중대상’ 해경부문 시상식에서 관계자 및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배 경장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선정한 올해의 영웅 해양경찰관 10명 중 한 명이다. 28일 오전 재단이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주최한 ‘2019 생명존중대상’에서 트로피와 상금 1000만원을 탔다. 배 씨는 올해 여름 비번이라 근무를 하지 않았던 날 가족과 함께 작은 해변으로 놀러갔다 인명을 구했다. 구조장비 하나없이 ‘구해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배 경장이 없었다면 어린 여학생 두 명이 위험할 수 있었다. 배 경장은 “여학생들이 딸처럼 느껴졌다. 그저 빨리 구조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배 경장뿐만 아니라 통영 매물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통발어선을 수색해 실종자를 구한 고태욱 경장과 극단적 선택을 하려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저체온증으로 의식을 잃은 이를 구한 이종규 경장 등 10명의 영웅 경찰들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28일 오전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열린 ‘2019 생명존중대상’ 해경부문 시상식에서 관계자 및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28일 오전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열린 ‘2019 생명존중대상’ 해경부문 시상식에서 관계자 및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생명존중대상은 사회 전반에 생명존중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사업으로 2009년부터 시작됐다. 선박 충돌 및 화재, 고립사고 등 해상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생명을 구한 사회의 영웅을 발굴하고, 사례를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다. 해양경찰공무원을 비롯해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등 국가 공무원과 일반인을 매년 선발해 생명존중대상 트로피와 상금 1000만원을 준다.    

‘2019 생명존중대상’ 해경 부문 수상자 상세 공적. [자료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2019 생명존중대상’ 해경 부문 수상자 상세 공적. [자료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종서 생명보험재단 이사장은 “생명존중의 문화가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우리 사회 영웅들의 사례를 전파하고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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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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