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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발’에서 ‘화해 분위기’로 바뀐 ‘북풍’ 개념…“나경원, 반국익적 신북풍”

중앙일보 2019.11.28 11:39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내년 총선 직전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권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나 원내대표 발언과 관련, “한국당의 정파적 이익을 위해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볼모로 잡겠다는 너무나도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선거가 중요해도 정치에 금도가 있고 정치인이 결코 해서는 안 될 짓이 있는 법”이라며 “해당 발언을 즉각 취소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청래 민주당 마포을 지역위원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나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신(新) ‘북풍’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총선 때 선거를 위해서 북한에 ‘총 쏴 달라’ 요구한 것처럼 미국에 가서 국가의 이익과 관련된 일을 한국당의 이익을 위해서 참아 달라 이야기한 것인데, 이건 반국익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가 지난 9월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 2019 정책 페스티벌에서 전·현직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사진전을 관람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가 지난 9월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 2019 정책 페스티벌에서 전·현직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사진전을 관람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뀐 ‘북풍’ 개념

과거 북풍은 주로 보수 정당이 북한의 도발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행태를 뜻했다.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측 인사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박충 참사를 만나 무력시위를 부탁한 사건도 있었다. 위기감을 조성해 보수 진영에 유리한 선거 판세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북한과 화해 분위기를 선거에 이용한다는 개념으로 ‘신북풍’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2000년부터다. 정부는 그해 4·13 총선을 사흘 앞두고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발표했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신북풍”, “총선용 정상회담”이라며 정부의 발표를 비판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도 신북풍을 이용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6·13 지방선거 전날 개최된 것을 두고 나 원내대표는 “(북·미 정상회담이) 쓰나미로 대한민국의 지방선거를 덮쳤고, 그렇게 해서 한국당으로서는 지방선거 참패를 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나경원 “청와대, 신북풍 하려다 허 찔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북핵 폐기 등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거리가 먼 보여주기식 회담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제1 야당 원내대표로서 당연히 해야 할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를 향해 “이번에도 총선 직전 신북풍 여론몰이를 하려 미국 꾀어볼 심산이었을 것이다. 꼼수 부리다 허를 찔린 이 정권의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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