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세먼지 잡자”…정부, 올 겨울 처음으로 석탄발전 줄인다

중앙일보 2019.11.28 11:00
충남 보령 석탄화력발전소. [중앙DB]

충남 보령 석탄화력발전소. [중앙DB]

정부가 겨울철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을 줄이기로 했다. 난방 수요가 큰 겨울에 석탄 발전을 줄이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겨울철 공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겨울철(12월~내년 2월) 전력수급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조정점검 회의에서다. 이 총리는 “안정적 전력수급 유지를 전제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석탄발전 감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정부가 예측한 최대 전력수요는 8860만㎾(킬로와트)다. 1월 4주 혹한 시 9180만㎾까지 치솟을 것으로 봤다. 이때 최대 공급 능력은 1억385만㎾ 수준이다. 예상 최대 전력수요를 충족하고도 1205만㎾가 남는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예비 공급능력이 1000만kW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윤요한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은 “예상보다 추운 날씨나 발전소 불시정지, 송전선로 이상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추가로 예비전력 762만∼951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력 수급은 수요와 공급을 잘 맞춰야 한다. 공급이 수요를 ‘일정 수준’ 넘도록 하는 게 최선이다. 수요를 지나치게 예측해 전력이 남으면 낭비고, 수요를 모자라게 예측해 전력이 달리면 ‘전력 대란’을 맞을 수 있다. 눈에 띄는 건 겨울철 처음으로 석탄발전을 감축하는 내용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지난 4월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거리를 지나고 있다. [뉴스1]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지난 4월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거리를 지나고 있다. [뉴스1]

구체적으로 겨울철 석탄 발전기 8~15기 가동을 정지한다. 나머지 발전기는 예비력 범위 내에서 최대출력을 80%로 제한한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주말엔 운영 중인 모든 석탄 발전기에 대해 출력 제한을 시행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겨울철 석탄 발전을 줄일 경우 미세먼지 배출량을 전년 동기 대비 44% 감축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예비력까지 다 쓰게 될 경우 석탄 발전 출력을 높여 이를 메운다.
 
감축 규모는 예비전력에 여유가 있는 봄철보다는 훨씬 작다. 지난 봄(3~6월)에는 노후 석탄 발전소 4기와 사고로 정지된 2기를 포함한 발전소 54기가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가동을 멈췄다. 출력 제한도 석탄 발전소 60기에 모두 적용했다. 윤 과장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2017년부터 전력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봄철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날에 출력 제한도 수차례 실시했지만, 겨울에 석탄 발전을 감축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값싼 석탄 발전을 줄일 경우 전력 가격이 오를거란 우려도 나온다. 박찬기 산업부 전력시장과장은 “석탄 발전 감축 시 비용 수반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전력 수급에 따라 석탄 발전 가동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당장 전력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실제 더 들어간 비용을 정확히 산정해 전기요금 조정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겨울철 예비전력이 넉넉하게 남았던 편이라 전력 수급 차질 우려는 크지 않다. 다만 기저 발전원인 석탄발전을 감축할 경우 다른 방식의 전력수급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상반기 기준 석탄발전 비중은 37.7%로 원자력발전(28.8%)ㆍLNG(25.3%)ㆍ신재생에너지(6.7%)보다 높았다.
 
박명덕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석탄 발전 출력 제한은 (아예 가동을 중단하는 게 아니라) 추가 전력이 필요할 경우 100% 쓸 수 있는 방식이라 전력 수급 측면에서 적절하다”면서도 “발전 단가가 높은 LNG를 어떻게 싸게 도입할 것인지, 청정에너지를 쓰면서도 요금을 낮출 수 있는 대안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