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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구 세대교체…등골브레이커 ‘팽이 완구’ 시대 저물어

중앙일보 2019.11.28 08:00

카봇 vs 메카드 하반기 완구 최강자는

 
베이블레이드 팽이 제품. [연합뉴스]

베이블레이드 팽이 제품. [연합뉴스]

 
“드디어 팽이 완구 시대가 저물었다.”
 
어린이 자녀를 둔 부모가 환호(?)하고 있다. 2017년 이후 국내 완구업계를 평정했던 팽이 완구 ‘베이블레이드’ 시대가 저물고 있어서다.
 
베이블레이드는 일본 완구사(타카라토미)가 제조하고 영실업이 국내서 판매하는 팽이 장난감이다. 캡·보호구·회전축 3단으로 팽이를 분리하는 등 다양한 부품을 조합할 수 있다. 베이블레이드 만화를 좋아하는 어린이의 부모는 각각의 부품을 별도나 세트로 구매한다. 팽이를 돌리는 도구와 팽이 경기장(베이스타디움)까지 사야 한다.
 
'베이블레이드 버스트 한국챔피언십'이라고 불리는 팽이 돌리기 게임에 한 어린이가 참가했다. [연합뉴스]

'베이블레이드 버스트 한국챔피언십'이라고 불리는 팽이 돌리기 게임에 한 어린이가 참가했다. [연합뉴스]

 

중국산 유입 계기로 팽이 완구 유행지나

 
 
롯데마트 완구전문점 토이저러스에 따르면, 베이블레이드는 올해 하반기 가장 많이 팔린 10개 완구 중 7위(베놈 디아볼로스)와 10위(에이스드래곤)만 차지했다. 지난해(1·3·4·5·6·7·8·9·10위)나 2017년(1·2·3·4·5·6·8·9·10위) 완구 시장에서 판매순위를 독식한 것을 생각하면 인기가 상당히 하락했다.  
 
국내 TV에서 방영했던 베이블레이드 만화영화.[연합뉴스]

국내 TV에서 방영했던 베이블레이드 만화영화.[연합뉴스]

 
베이블레이드는 어린이 자녀를 둔 부모에게 속칭 ‘등골브레이커’로 불리던 완구 중 하나다. 등골브레이커는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할 만큼 가격이 비싼 상품을 일컫는 용어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 사는 김유민씨(40)는 “만화영화에서 스티커만 조금 바꾸고 무늬만 살짝 다른 부품을 돌려가며 유행시키면서 베이블레이드는 ‘돈 먹는 하마’였다”며 “최근 국내에 대거 유입한 강하고 튼튼한 중국산 팽이가 팽이 대결에서 완승하자, 아이들이 베이블레이드에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툭하면 고장나는 터닝메카드 ‘1위’로

 
만화 터닝메카드와 후속 시리즈에 등장하는 미니자동차. 자석을 넣어둔 카드와 만나면 로봇으로 변신한다. 오른쪽부터 치르매미, 타나토스, 스핑크스, 테로, 모스톤, 킹죠스, 푸킨, 피닉스. 문희철 기자.

만화 터닝메카드와 후속 시리즈에 등장하는 미니자동차. 자석을 넣어둔 카드와 만나면 로봇으로 변신한다. 오른쪽부터 치르매미, 타나토스, 스핑크스, 테로, 모스톤, 킹죠스, 푸킨, 피닉스. 문희철 기자.

 
영실업이 내준 자리는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개발하고, 손오공이 유통하는 터닝메카드 시리즈가 차지했다. 올해 하반기 최고 인기 완구(1위)는 빠샤메카드(에반)다. 빠샤메카드는 2014년 최초 출시한 터닝메카드의 후속작이다. 터닝메카드는 미니자동차에 자석을 넣어두고, 또 다른 자석을 넣어둔 카드와 미니자동차가 만나면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난감이다.  
 
초이락컨텐츠팩토리는 베이블레이드에게 밀리기 시작한 2017년 이전까지 터닝메카드로 완구업계를 평정했다. 터닝메카드가 인기를 얻자 공룡메카드·요괴메카드·빠샤메카드 등 후속 작품을 줄줄이 선보이며 원작의 인기를 우려먹었다. 하지만 후속작이 베이블레이드의 벽에 막혀있다가 올해 1위를 재탈환했다. 터닝메카드의 또 다른 후속작 요괴메카드(왕마요괴 섭풍기)도 토이저러스가 올해 하반기 판매한 완구 중에서 8번째로 많이 팔렸다.
 
터닝메카드 제트, 고브. [사진 손오공]

터닝메카드 제트, 고브. [사진 손오공]

 
터닝메카드 시리즈 역시 등골브레이커로 통한다. 일단 원작인 터닝메카드 시리즈에서만 등장하는 미니자동차가 무려 90개다. 똑같이 생긴 장난감인데 색깔만 다르게 제조해, 별도 이름을 붙여 판매하기도 한다. 올해 하반기 토이저러스 판매순위 8위에 오른 제품도 기존에 판매하던 요괴메카드와 동일한 요괴(섭풍기)를 크기만 키워서 ‘왕마요괴’라고 판매한다. 또 툭하면 부러지거나 고장나는 완구로 알려져 있다.
 
화성시 반송동에 사는 김경유씨(40)는 “터닝메카드 만화영화에 등장했던 주인공 로봇(에반)이 시리즈마다 등장하고, 크기를 달리해서 판매하는 통에 집집이 에반만 여러 개씩 보유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면 기존 시리즈는 판매를 중단해버리기 때문에 기존 시리즈에 등장했던 에반은 중고 거래 시장에서 신제품 판매가격의 2~4배 가격에 거래된다”고 하소연했다.
 

여아용 완구는 LOL 서프라이즈가 유일

 
애니메이션 '헬로카봇' [사진 초이락콘텐츠팩토리]

애니메이션 '헬로카봇' [사진 초이락콘텐츠팩토리]

 
초이락컨텐츠팩토리의 또 다른 인기 완구 헬로카봇도 대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3위(스피너블)·5위(피닉스)·6위(무간)·9위(미리내)가 모두 헬로카봇이다.  
 
2013년부터 TV에서 방송하는 헬로카봇은 현대자동차 실물 디자인을 차용한 차량이 로봇으로 변신한다. 예컨대 헬로카봇에 등장하는 차량 ‘스카이’는 현대차 벨로스터고, ‘아띠’는 현대차 쏘나타다. 헬로카봇에 빠진 자녀가 길거리에서 쏘나타를 마주칠 때마다 “아띠가 등장했다”며 변신을 요구해 부모를 난감하게 하는 상품이다. 터닝메카드 시리즈처럼 툭하면 고장 나지는 않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 예컨대 변신로봇(로드세이버)은 완구 가격이 10만원 안팎에 팔린다.  
 
현대자동차 실제 차량 디자인을 차용한 만화영화 헬로카봇. [중앙포토]

현대자동차 실제 차량 디자인을 차용한 만화영화 헬로카봇. [중앙포토]

 
또 일부 제품은 시기마다 가격이 달라지고, 불량품을 사더라도 소비자가 직접 신청하고 제품을 보내지 않으면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을 수 없는 독특한 정책을 적용하기도 한다.  
 
한편 올해 하반기 완구 판매 순위에서 곤충 애니메이션 장난감(벅스봇·베이직 배틀 카로스)이 2위로 떠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여아용 완구론 LOL 서프라이즈(헤어골스2)가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LOL은 미국 장난감 제조사 MGA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인형이다. 인형에 의상·신발·선글라스·가방 등 액세서리가 포함돼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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