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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3법’ 원안대로 처리될까…한국당, ‘시설사용료 지급’ 주장 철회 내비쳐

중앙일보 2019.11.28 05:00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정치하는 엄마들' 소속회원들이 지난 9월 국회 정론관에서 유치원 3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정치하는 엄마들' 소속회원들이 지난 9월 국회 정론관에서 유치원 3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유치원 3법은 최종적으로 어떤 형태일까.
자유한국당이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ㆍ유아교육법ㆍ학교급식법 개정안)에 정부의 시설사용료 지급 항목을 반영하라는 주장을 더는 고수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면서 기존 안을 크게 흔들지 않는 범위 내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유치원 3법 협상 과정에서 시설사용료 지급에 대한 얘기가 나왔지만, 여당이나 교육부가 수용하기 힘들다고 들었다. 여당이 못 받으면 (그런 요구 논의는)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한표 의원은 “이미 현재 제도에서 교육환경개선분담금(시설사용료)에 대해서는 자체 적립금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따로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여야 원내지도부가 선거법 개정과 검찰개혁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유치원 3법을 일부 수정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김한표 의원이 교육환경개선분담금 지급 내용이 포함된 법안을 준비 중인데, 이런 내용도 유치원 3법 중 사립학교법에 담자’라는 취지로 주장을 폈다. 교육환경개선분담금은 사실상 시설사용료와 유사한 내용이다. 유치원 설립자의 시설 투자분을 정부가 보전해주는 것이 골자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요구 중 하나였다.
 
이를 놓고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주당에서 곧바로 반발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26일 당 원내 지도부와 각 상임위 간사 단 회의에서 “유치원 3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던 지난해에도 논의가 안 됐던 것을 한국당이 지금 와서 갑자기 협상 카드로 내미는 건 말이 안 된다. 절대 수용 불가”라고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참여연대·전국유치원학부모비상대책위 등 시민단체들도 성명서를 내고 “시설사용료 지급 주장은 아이들을 위해 온전히 사용해야 할 교비를 마음대로 유용하겠다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주장해온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27일 페이스북에 “시설사용료 지급은 회계 투명성 보장이라는 유치원 3법의 기본 원칙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한메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유치원3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중 울먹이고 있다. 전국유치원비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치원 3법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뉴스1]

김한메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3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유치원3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중 울먹이고 있다. 전국유치원비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치원 3법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뉴스1]

이에 대해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당의 시설사용료 요구는 사립학교법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고려 대상도 아니었다. 유치원에 시설사용료를 주면 사립대학은 물론이고 사립 초·중·고에도 시설사용료를 줘야 하는데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 2월 “유치원은 치킨집이 아니다”라며 “유치원 시설사용료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이 다음주 ‘패스트트랙 정국’을 앞두고 유치원 3법을 하나의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 시설사용료 지급 이외의 일부 수정 방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유치원 3법은 패스트트랙 정국의 전초전 성격이 있다. 유치원 3법부터 막히기 시작하면 다음주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패스트트랙 법안까지 모두 꼬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유치원 3법을 원만히 풀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도 유치원 3법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일부 수정 제안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사립학교법의 공공성이라는 근간을 해치지 않고, 국가 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의 취지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두 가지 원칙을 지킨다면 법안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은 반영한다는 입장”이라며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보고 제시해달라고 김한표 한국당 의원실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유치원 3법은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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