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사고영상 허락없이 방영됐다"···'동백꽃' 문제된 그 장면

중앙일보 2019.11.28 01:53
[KBS 동백꽃 필 무렵 마지막회 캡처]

[KBS 동백꽃 필 무렵 마지막회 캡처]

 
지난 주 종영된 KBS 인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구설에 올랐다. 지난 21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 삽입된 2015년 뉴스 영상 때문이다.
 
자신을 '사고 당사자'라 소개한 A씨는 23일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 게시판에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저의 사고 영상이 허락없이 방영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게시 5일 만에 15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KBS는 30일 이내에 1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담당 부서 책임자가 직접 답변을 한다.
 
[KBS 동백꽃 필 무렵 마지막회 캡처]

[KBS 동백꽃 필 무렵 마지막회 캡처]

 
'동백꽃이 필 무렵' 마지막회는 '우리 속 평범한 영웅이 만든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목숨이 위급한 주인공 모친이 이웃들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빠르게 후송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2015년 창원 시민들의 기적'이라는 타이틀의 뉴스 영상이 잠깐 나왔다. 차 밑에 깔린 여고생을 구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겼고 자막에도 이런 내용이 적힌 뉴스 영상이다.
 
A씨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시청하지는 않았으나 자신의 사고 영상이 마지막회에 나왔다는 사실을 친구에게 전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저는 2015년 7월 3일 마산역 사거리에서 사고를 당했던 본인"이라며 "사고를 딛고 지금 대학생 생활을 하고 있으나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큰 상처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에게 들으니 주인공 엄마에게 일어난 '기적'이라는 타이틀이 제 영상에 붙은 것 같더라"며 "영상이 좋은 의미로 쓰인 뜻은 알겠으나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은 방송"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에게는 악몽"이라며 관계자의 직접적인 사과와 장면삭제, 사과 자막을 요구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 게시판]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 게시판]

 
A씨는 "제 몸에 남은 상처와 흉터, 누군가의 눈빛에 의해 받아야 할 고통, 그 사고로 인해 아직도 해야 할 수술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안다면 절대 이런 식의 방송은 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방송이 저와 가족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