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한미군 월급도 떠넘겼다, 50억달러 부른 트럼프의 흥정법

중앙일보 2019.11.28 00:05 종합 2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선라이즈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모자를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선라이즈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모자를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한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는 어디에서 왔을까? 미 국방부가 미 의회에 2020년 국방수권법안(예산법안) 논의를 위해 제출한 2020 회계연도 예산 요청자료에 답이 있었다. 2020 회계연도(2019년 10월 1일∼2020년 9월 30일)의 주한미군 비용 예산안은 모두 44억6420만 달러(약 5조2544억원)로 나타났다. 반올림하면 45억 달러다. 26일(현지시간) 발간된 트럼프의 공식 전기 『트럼프의 백악관 안에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작가 더그 웨드에게 “우리가 한국 방어에 얼마나 쓰는지 아느냐. 한 해에 45억 달러”라고 말했던 바로 그 액수다.
 

월급 21억 집 2억 운영비 22억달러
예산안에 5억달러 얹어 요구한 듯

인원 2배 주일미군 예산 57억달러
주한미군이 1인당 비용 50% 많아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 집행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 집행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방부 회계관인 국방차관실에서 작성한 2020 예산안 자료 중 ‘해외 비용 요약’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주둔 비용은 군 인건비 21억400만 달러, 운영유지비 22억1810만 달러, 가족 주택비 1억4080만 달러와 특정사업 회전기금 130만 달러를 합해 44억6420만 달러다. 따라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한미군 2만8500명의 봉급과 고난도 임무수당(HDP) 등 각종 수당까지 포함한 전체 주둔 비용에 5억 달러를 추가해 50억 달러를 부른 셈이다.
 
2010년에 27억7960만 달러였던 주한미군 비용은 2020 회계연도에선 약 17억 달러(61%)가 늘었다. 이는 주한미군 경비 항목 중 주로 운영유지비가 늘어나면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4년엔 의회의 예산 감축 요구에 따라 강제로 국방예산을 삭감(시퀘스트레이션)했다. 이로 인해 부대 운영을 위한 군수·보급과 작전·훈련 비용을 포함하는 운영유지비는 2억2610만 달러밖에 쓰지 않았다. 그러다 2015년 8억3850만 달러, 2016년 10억8080만 달러로 늘더니 2018년엔 22억 달러를 넘어섰다.

관련기사

 
2017년 11월 12일 루즈벨트, 로널드 레이건, 니미츠함 등 미 항공모함 3척이 동시에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 진입해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2017년 11월 12일 루즈벨트, 로널드 레이건, 니미츠함 등 미 항공모함 3척이 동시에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 진입해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역대 주한미군 주둔 경비 추이를 분석한 마이클 플린(정치학) 캔자스주립대 교수는 중앙일보에 “2018 회계연도의 주한미군 예산안은 30억6700만 달러였지만 2020년 회계자료에 공개한 실제 지출액은 43억 달러를 넘었다”며 “운영유지비에서만 12억 달러를 초과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플린 교수는 “운영유지비의 범주가 넓어 대규모 증액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2017년 하반기에서 2018년까지 한·미 연합훈련을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 강화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한반도 주변에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주한·주일 미군 2020 예산안.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주한·주일 미군 2020 예산안.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즉 주한미군 비용의 급증은 2017년 북한의 한 차례 핵실험과 세 차례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로 미국의 군사적 대북 압박이 고조됐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는 대북 위협에 따라 실제 어떤 작전·훈련비를 늘렸는지 세부 내역은 한국 정부에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주한미군 비용은 5만4000명 규모의 주일미군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인건비와 운영유지비가 월등히 많다. 2020년도 주일미군 비용 예산안은 57억1780만 달러로 인건비 31억4340만 달러, 운영유지비 18억1750만 달러, 군사건설비 4억6980만 달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주일미군의 연간 1인당 비용은 10만5885달러(약 1억2462만원)인데 주한미군의 경우 15만6639달러(1억8436만원)로 약 50% 많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