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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길 교통사고 주의보…치사율 마른 도로의 1.5배

중앙일보 2019.11.28 00:05 종합 16면 지면보기
눈이 내린 뒤 살짝 언 도로에서는 미끄러짐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중앙포토]

눈이 내린 뒤 살짝 언 도로에서는 미끄러짐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중앙포토]

 지난 15일 기온이 갑작스럽게 영하로 떨어지고 비까지 내린 강원 영서와 경기 지역 곳곳에선 교통사고가 잇따랐다. 내린 비나 눈이 차가운 날씨 탓에 도로에 얼어붙으며 빙판길이 만들어진 때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분석]
최근 3년간 마른 도로 치사율 1.79
서리ㆍ결빙도로는 1.5배 높은 2.72

사망사고 원인,안전운전불이행 최다
빙판길 제동거리 최대 7.7배 길어

급제동 피하고 안전거리 최대 확보
타이어와 브레이크 사전 점검 필수

 이날 광주원주고속도로 동양평 IC 근처에선 차량 20여 대가 미끄러지며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해 3명이 다쳤다. 강원도 횡성 부근 6번 국도에서도 승용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됐다. 
 
  다행히 이들 사고로 숨진 사람은 없었지만 실제로 서리가 내리거나 살짝 언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마른 도로에 비해 1.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3년간(2016~2018년) 노면 상태에 따른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마른 도로에서는 58만여 건의 사고가 발생해 1만 400여명이 숨졌다. 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를 따지는 치사율은 1.79였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반면 서리가 내렸거나 결빙상태인 도로에서는 3800여 건의 사고가 일어나 모두 105명이 목숨을 잃었다. 치사율은 마른 도로보다 훨씬 높은 2.72였다. 눈이 쌓인 도로에서의 치사율은 1.72였다. 
 
 이처럼 서리 또는 결빙 상태의 도로에서 치사율이 높은 건 도로 상태를 운전자들이 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소 방심하며 운전하기 십상이다. 
 
 서리·결빙 상태의 도로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중 가장 많은 원인이 전방주시 태만 등 안전운전 불이행이었다. 77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73%나 됐다. 또 중앙선 침범이 18명, 과속이 6명 순이었다. 치사율은 과속이 31.5로 가장 높았다. 
 
 공단의 홍성민 박사는 "빙판길 사고의 치사율이 높은데는 평소보다 제동거리가 많이 늘어나는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2017년 공단이 실시한 빙판길 제동거리 실험에 따르면 버스가 시속 50㎞로 달리다 급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마른 노면에서는 17.2m를 더 간 뒤 멈췄다. 
빙판길에서는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최대 7.7배나 늘어나 사고 가능성이 높다. [중앙포토]

빙판길에서는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최대 7.7배나 늘어나 사고 가능성이 높다. [중앙포토]

 
 그러나 빙판길에서는 제동거리가 132.3m로 마른 도로에 비해 무려 7.7배나 길었다. 트럭 등 화물차는 7.4배, 일반 승용차도 4.4배나 됐다. 
 
 홍 박사는 "겨울철에 운전할 때는 무엇보다 도로 상황을 잘 살피고, 교통정보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온도가 낮거나 그늘이 많은 도로에서는 급제동이나 급가속, 급핸들조작은 피해야 한다. 미끄럼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산모퉁이나 터널 끝 지점 등도 요주의 대상이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한 번에 밟지 말고 2~3번에 나눠서 밟는 게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제동력을 높이는 요령이다. 앞차와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도 필수다. 
 
 또 본격적인 겨울철이 오기 전에 차량을 미리 점검하는 게 좋다. 우선 타이어의 마모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100원짜리 동전을 이용해 간단히 판단하는 방법도 있다. 정상 타이어는 100원짜리 동전을 거꾸로 타이어 홈에 넣었을 때 이순신 장군의 감투가 보이지 않아야 한다. 만약 감투가 보인다면 타이어 수명이 다했다고 보면 된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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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병윤 공단 이사장은 "겨울철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브레이크 상태 등을 철저히 점검하는 것과 함께 주행 속도를 평소보다 줄이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중앙일보ㆍ한국교통안전공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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