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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유황이 몸에 좋다고? 부작용은 알고 먹는지…

중앙일보 2019.11.26 10:00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61)

화학조미료 MSG는 알겠는데 식이유황 MSM은 뭐지? 그동안 무수한 건강식품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더니 이번에는 MSM(methylsulfonylmathane)가 등장했다. 이 또한 여느 건강식품처럼 만병통치 급으로 통증완화, 해독, 항암, 항염증, 콜라겐합성, 피부보호, 노화방지, 혈전제거, 항콜레스테롤, 뼈·근육 강화, 이뇨 및 변비 억제, 인슐린 조절작용 등 그 효능은 실로 선약(仙藥)에 가깝다. 이 역시 오래전 유행했던 것이 재림한 것으로 필시 잠시 끓다가 곧 사라지겠지만 다시 의문이 든다.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이 왜 복식(服飾)처럼 유행을 타는가.
 
MSM은 1963년 미국의 제이콥 스탠리에 의해 관절통을 완화한다는 발표가 있고 난 뒤 진화를 거듭해 만병통치의 반열에 올랐다. 지금은 폐지됐지만 우리 식약처도 한땐 관절과 연골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식품으로 지정했다(생리활성2등급-소수의 임상결과가 있으나 인체 내에서 작용하는 상세한 기전이 확실치 않아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지 않은 성분). 발견된 지 50년이 넘었는데 아직 정식약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걸 보면 이도 필시 그렇고 그런 건강식품에 지나지 않는 듯 하다.
 
MSM은 1963년 미국의 제이콥 스탠리에 의해 관절통을 완화한다는 발표가 있고 난 뒤 진화를 거듭해 만병통치의 반열에 올랐다. [중앙포토]

MSM은 1963년 미국의 제이콥 스탠리에 의해 관절통을 완화한다는 발표가 있고 난 뒤 진화를 거듭해 만병통치의 반열에 올랐다. [중앙포토]

 
유황은 S로 표시되는 미네랄의 일종으로 우리 몸에 중요한 원소이다. 칼슘(Ca)과 인(P) 다음으로 많다. 가장 많은 원소는 탄소(C), 산소(O), 수소(H), 질소(N)이지만 이들은 미네랄에 넣지 않는다. 유황이라 하면 보통 화산에서 뿜어내는 유황가스나 유황온천의 유황을 생각하지만 이런 무기유황은 인체에 해롭다. 유황의 효능은 옛날 동의보감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유기유황으로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법제하거나 오리에게 먹여 간접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을 택했다. 필자, 그런다고 우리 몸에 좋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MSM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이긴 하나 그 양이 미미해 유통제품은 거의 화학적으로 합성한 것들이다. 자연계의 유기유황은 단백질에 가장 많다. 20여 종류의 아미노산 중 메치오닌(methionine)과 시스테인(cysteine)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전자는 필수, 후자는 비필수이다. 그래서 우리 몸에 필요한 거의 모든 유황은 MSM이 아니라 음식으로 먹는 단백질에서 공급된다. 부수적으로 계란, 우유, 마늘, 양파 등 음식에서 일부 섭취하기도 하지만.
 
우리 몸속에 유황이 들어있는 물질은 다양하다. 단백질 속 메치오닌과 시스테인, 비타민에 티아민(비타민B1)과 비오틴(biotin), 항산화반응에 관여하는 글루타치온(glutathione)과 리포산(lipoic acid), 관절 성분인 콘드로이친설페이트(chondroitin sulfate) 등등. 대부분 우리 몸속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당연히 이들이 합성될 때의 유황은 아미노산에서 공급된다. 이 중 메치오닌과 비타민은 예외로 음식으로 섭취해줘야 하는 필수성분이지만.
 
여기서 근거는 약해도 MSM가 통증을 완화한다는 약리효과(?)를 주장한다면 그나마 이해는 간다. 하지만 이를 만병통치 급으로 침소봉대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 예로서 MSM이 있어야 글루타치온(glutathione)이 합성되고 항산화작용을 하며 만병의 근원으로 치는 활성산소를 없애주고, 심지어 암을 예방하며 면역기능을 증가시킨다는 등의 주장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실제 3종류의 아미노산(glutamate-cysteine-glycine)으로 구성된 글루타치온속 유황은 MSM에서 온 게 아니라 우리가 먹어준 시스테인에서 유래됐다.
 
MSM이 조직과 세포를 단단하게 해 피부를 보호하고 노화를 막는다고 이유를 대는 것도 실은 단백질에 있는 시스테인끼리의 유황결합(S-S)이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유황도 시스테인에서 온 것이다. 관절건강에 좋고 염증을 없앤다는 콘드로이친설페이트의 유황도 MSM에서 나왔다는 증거는 없다. 이런 허황된 주장은 과거 글루코사민이 관절에 좋다고 했던 거짓 논리와 유사하다. 또한 발모에, 손톱과 발톱에 필수라는 유황도 시스테인에 들어있는 유황이다. 태울 때의 노린내는 이 유황에서 비롯된다.
 
MSM이 조직과 세포를 단단하게 해 피부를 보호하고 노화를 막는다고 이유를 대는 것도 실은 단백질에 있는 시스테인끼리의 유황결합(S-S)이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유황도 시스테인에서 온 것이다. [사진 pxhere]

MSM이 조직과 세포를 단단하게 해 피부를 보호하고 노화를 막는다고 이유를 대는 것도 실은 단백질에 있는 시스테인끼리의 유황결합(S-S)이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유황도 시스테인에서 온 것이다. [사진 pxhere]

 
그럼 왜 이런 주장이 나왔을까? 당연히 학문적으로 설명하는 연구와 논문이 있다. 유행 타다 지나간 여느 건강식품처럼 말이다. MSM에 관련 논문이 많진 않지만 효능이 ‘있다 없다’로 갈린다. 메타분석의 결과에서도 효능이 없는 쪽으로 기운다.
 
더구나 위에 열거한 증상을 치료하는 약품이 이미 많이 나와 있는데도 굳이 효과도 의심스러운 이런 건강식품을 먹을 이유가 있을까 하는 거다. 항상 얘기하듯 그렇게 만병통치의 효과가 있다면 벌써 약으로 정식허가를 받았을 것이고 신약개발에 혈안이 돼 있는 메이저 제약회사가 이를 그냥 놔뒀을 리가 없지 않은가.
 
결론은 우리가 식이요법으로 섭취하는 음식에 유황이 부족하지 않는데도 MSM로 유황을 공급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해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과잉섭취 시 부작용도 거론된다. 구토, 설사, 배앓이, 두통, 숙면방해, 알레르기 등이다. 한편 이 물질이 우리 몸속에 필요한 유황의 공급원인지도 아직 확실치가 않다. 마치 이 물질을 먹어주지 않으면 우리 몸속 함(含)유황물질이 합성되지 않는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 또 MSM이 유기물이긴 하나 천연에서 뽑아낸 것이 아니고 시험관에서 합성한 화학물질이라는 것이다. 합성했다고 해서 나쁜 게 아니지만, 하도 소비자들이 합성한 것을 근거도 없이 싫어하니까 해본 소리다.
 
부산대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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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필진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 시중에는 건강식품이 넘쳐나고 모든 식품이 약으로 변했다. 허위와 과대광고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함량 부족의 전문가가 TV에 붙박이로 출연하면서 온갖 왜곡정보를 양산하고 소비자를 기만한다. 음식으로 치료되지 않는 질병이 없고 그들의 말대로라면 질병에서 해방될 것 같은 분위기다. 대한의사협회가 이들을 쇼닥터로 지칭하고 규제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이제 그 도를 넘겼다. 노후에 가장 관심사인 건강관리를 위해 올바른 지식을 알리고 시중의 잘못된 식품에 대한 왜곡된 상식을 바로잡는 데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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